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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위대한 스쿠터 전쟁', 서울서도 벌어질까

지식 플랫폼 폴인(fol:in)의 스토리북 <모빌리티의 미래 : 한국의 모빌리티 강자들> 중 2화 <세계 모빌리티 강자들이 바라보는 곳>의 일부 내용을 공개합니다. 이 스토리북은 같은 제목의 공부 모임인 폴인스터디에서 오간 깊이있는 인사이트를 담아내며, 격주 수요일에 연재됩니다. 이번 화는 <이동의 미래>의 저자인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책위원의 강연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폴인의 스토리북 <모빌리티의 미래: 한국의 모빌리티 강자들>은 격주 수요일에 연재된다. [사진 폴인]

폴인의 스토리북 <모빌리티의 미래: 한국의 모빌리티 강자들>은 격주 수요일에 연재된다. [사진 폴인]

 
"150여 년의 자동차 역사에서 인간의 기능을 대신하는 새로운 기술들과 안전 기술들은 사실 사고를 통해 발전해왔습니다. 잔인한 역사지만 현실입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자율주행차의 실사용 행태를 파악하는 데는 적지 않은 연구개발과 함께 실제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의 테스트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책위원 
 
 
저는 자동차 인간공학을 전공했습니다. 석사 과정에서는 네비게이션을 연구하였고, 박사 과정 때는 자동주행시스템을 시스템을 연구했습니다. 현대모비스에서 6년 근무했고, 현재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 국가혁신시스템과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정부 과학기술정책 수립과정에 참여하고 정책 연구를 수행하면서 제 전공과 접목해 모빌리티 생태계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께서 읽으신 <이동의 미래>를 쓰게 된 거죠.
 
 지난달 10일 진행된 <폴인스터디: 모빌리티의 미래> 현장에서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책위원(왼쪽)과 스터디 전체 모더레이터를 맡은 박태희 중앙일보 IT팀 기자. [사진 폴인]

지난달 10일 진행된 <폴인스터디: 모빌리티의 미래> 현장에서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책위원(왼쪽)과 스터디 전체 모더레이터를 맡은 박태희 중앙일보 IT팀 기자. [사진 폴인]

 
마이크로 모빌리티, 규제 전쟁 시작됐다 
 
최근 세계 모빌리티를 움직이는 세 가지 트렌드로 마이크로 모빌리티와 원탭 시스템, 자율주행 기술을 꼽고 싶습니다. (중략) 마이크로 모빌리티와 관련한 규제는 국내 이슈만은 아닙니다. 교통 혁신의 성지로 유명한 캘리포니아는 다양한 교통수단들이 처음으로 소개된 것들이 많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케이블카 뿐만 아니라 우버도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차에 크루즈(Cruise)라는 스티커가 붙어있는 GM의 자율주행차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샌프란시스코에서 점프바이크 등 공유자전거와 스쿠트(Scoot)과 스킵(Skip) 등 전동스쿠터들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진통이 적지 않았죠.  
 
전동스쿠터 업체 가운데 창립한지 1년 만에 유니콘이 된 버드(Bird)와 라임(Lime)이란 업체를 아시죠. 2018년 3월 버드와 라임은 샌프란시스코 교통당국의 허가없이 스쿠터 서비스를 시작했고, 젊은층과 IT 종사자들로부터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문제는 일부 사용자들이 도크리스(docklessㆍ주차장이 따로 없는)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서비스를 무질서하게 사용하는 점이었습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와 관련한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교통의 성지’로 불리는 샌프란시스코도 한때 전동 스쿠터를 전면 금지했다. 도크리스 시스템에 대한 부작용과 잦은 사고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사진은 미국의 스쿠터 공유 서비스 ‘라임’의 홍보 이미지. [사진 라임]

마이크로 모빌리티와 관련한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교통의 성지’로 불리는 샌프란시스코도 한때 전동 스쿠터를 전면 금지했다. 도크리스 시스템에 대한 부작용과 잦은 사고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사진은 미국의 스쿠터 공유 서비스 ‘라임’의 홍보 이미지. [사진 라임]

 
도크리스 시스템은 전동스쿠터 등을 사용 후 정해진 장소가 아닌 자신의 목적지 주변에 주차하는 시스템입니다. 서비스 운영 업체는 재배치를 위해 트럭 등을 이용해 돌아다니면서 수거하거나 다음 사용자는 스마트폰으로 검색해서 사용하게 되죠. 굳이 목적지에서 떨어져 있는 거치대까지 가서 자전거나 전동킥보드를 거치 후 다시 걸어서 목적지까지 가야 할 필요가 없거든요. 도크리스 시스템은 마이크로 모빌리티 수단이 각광을 받고 빠른 속도로 확산된 이유 중 하나죠. 그런데 전동스쿠터를 바다에 버리고 쓰레기 통에 처박거나, 개인 상점이나 집 앞에 아무렇게나 방치하면서 시민들의 민원이 발생하기 시작했죠. 물론 보행자와의 충돌 등 안전문제도 발생합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샌프란시스코 주정부는 서비스 시작 3개월만인 2018년 6월 전동스쿠터 공유서비스 전면 금지를 선언하고 파일럿 프로젝트를 위한 공고를 합니다. 결과적으로 도크리스와 안전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제안서를 제출한 스쿠트와 스킵이 선정되어 10월 15일 공식허가를 받고 6개월 동안 각각 625대, 7개월 이후에는 2500대까지 공유 전동스쿠터를 운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을 ‘2018년 위대한 스쿠터의 전쟁(The great scooter war of 2018)’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런 샌프란시스코의 사례를 길게 설명드린 이유는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전동스쿠터 규제 논의가 시작되고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사용자층이 늘고 있음에도 그동안 전동 스쿠터에 관한 규제가 없었는데, 샌프란시스코 등과는 달리 갈등 과정이 없이 안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 사례들의 학습효과도 무시할 수 없지만 관련 부처의 주행안전기준 마련과 빠른 법안 통과로 해커톤 합의안이 빨리 실행되어 스타트업들의 새로운 시장과 생태계가 만들어 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퍼스트-라스트 마일, 원탭 시스템 주목해야  
 
마이크로 모빌리티 못지 않은 모빌리티 업계의 빅 트렌드는 원탭(one-tap) 시스템입니다. 일종의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이에요. 최근 서울시가 따릉이ㆍ버스ㆍ지하철ㆍ택시 등을 연결하는 통합 이동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서 크게 놀랐습니다. 민간, 특히 스타트업들의 영역으로 남겨둬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입니다.
 
핀란드의 휨(Whimㆍwhimapp.com)이라는 플랫폼이 이런 원탭 시스템의 대표 주자입니다.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모든 모빌리티 경우의 수를 고려해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앱입니다. 예를 들면 출발지에서 A 지점까지 공유자전거로 이동하고, 지하철 역에 자전거를 세운 뒤 지하철로 B 지점까지 이동하고, 기차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식으로 루트를 설계해 주는 거죠. 사용자 입맛에 맞게 가장 효율적으로 퍼스트-라스트 마일 뿐만 아니라 모든 교통수단을 완벽하게(seamlessly) 연결해 주죠. 특정 이동수단을 특정 횟수까지 사용할 수 있는 정액제도 서비스합니다. 우버를 포함한 대부분의 모빌리티 기업들이 유사한 서비스 도입을 시작했거나 준비하고 있죠. 무엇보다 공공 영역의 데이터 제공과 연결이 중요합니다. (중략)
 
 핀란드의 원탭 서비스 휨(whim)이 웹사이트에서 제시하는 요금 체계. 한달에 499유로(약 65만원)를 내면 대중교통과 공유자전거, 택시, 렌트카와 차량 공유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사진 휨]

핀란드의 원탭 서비스 휨(whim)이 웹사이트에서 제시하는 요금 체계. 한달에 499유로(약 65만원)를 내면 대중교통과 공유자전거, 택시, 렌트카와 차량 공유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사진 휨]

  
자율주행, 프로토타입과 상용화의 간극
 
이번엔 자율주행차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2018년 12월을 기준으로 한국에는 총 60대의 자율주행차가 건설교통부 임시 운행허가를 받았습니다. 60대 가운데 현대차가 16대로 면허 취득 대수가 가장 많구요. 나머지는 다른 자동차 기업들과 연구소, 대학 등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차가 실제로 언제 상용화될 것인지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십니다. 현대차를 포함한 해외 많은 기업들이 2021년을 목표로 자율주행차를 개발한다고 하죠. 그런데 그건 사실 우리가 자동차 매장에서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것 같은 상용화는 아닙니다. 프로토타입(prototypeㆍ원형)을 완성해 본격적인 시험 운행 혹은 시범 서비스를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자동차 업계에 계신 분들이라면 시제품이 양산까지 가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아실 거에요.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안전과 유지 보수,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실사용 사례, 보험 문제 등 적지 않게 풀어야 할 숙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구글이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아리조나주에서는 시민이 자율주행차를 공격하는 상황도 발생하는 등 사회적인 수용성도 중요한 이슈죠.
 
국가마다 차이가 있는 교통시스템도 고려해야 합니다. 미국에는 신호없는 교차로에 멈춤선이 있어서 먼저 들어온 차가 먼저 빠져 나가는 문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주로 들이미는 운전이 많고 갑자기 주행차선에 끼어드는 칼치기도 많습니다. 이렇듯 교통문화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 도심에서 과연 자율주행차가 돌아다닐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신 분들이 많아요.  
 
현대모비스가 제시하는 자율주행차의 주변 상황 감지 방식. [사진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제시하는 자율주행차의 주변 상황 감지 방식. [사진 현대모비스]

 
실제로 자율주행차 개발 업체에서는 자율주행 전용차선 검토 요청도 있었죠. 일반차들과 자율주행차가 함께 주행하는 믹스드 플로우(Mixed Flow) 상황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죠. 믹스드 플로우라는 건 자율주행차와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이 차도에서 섞여들어가는 걸 말하는 거에요. 그런데 그 상호 작용이 검증되지 않았어요. 자율주행차가 아무리 정확히 교통법규를 지키면서 운행해도 일반차량과의 상호작용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거죠.  
 
저는 자율주행차가 도심을 자유롭게 달리는 일이 생각만큼 빨리 실현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대식 자동차의 원형은 1868년 메르세데스 벤츠 창업자인 칼 벤츠가 개발한 페이턴트 모터바겐(Patent Motorwagen) 입니다. 150여 년의 자동차 역사에서 인간의 기능을 대신하는 새로운 기술들과 안전 기술들은 사실 사고를 통해 발전해왔습니다. 잔인한 역사지만 현실입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자율주행차의 실사용 행태를 파악하는 데는 적지 않은 연구개발과 함께 실제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의 테스트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많이 들어보셨을 트로이의 딜레마도 있습니다. 자율주행차가 고장이나 이상 현상으로 제어가 안될 때 탑승자의 목숨이 우선인지 혹은 인도 보행자 목숨을 우선으로 자율주행차가 대응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케이스들을 대표하는 용어입니다. 인공지능 윤리라고도 언급되며 사회적 수용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이슈인데요, 앞으로 많은 논의와 사회적 합의도 필요한 사항입니다.
 
※나머지 내용은 <3화: 구글 웨이모가 쥔 세 가지 비즈니스 카드>에서 이어집니다. 폴인의 홈페이지에서 지금 바로 이어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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