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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붓딸 살해' 부부 점집 가보니…

지난 1일 광주광역시 한 점집. 중학생 의붓딸(13)을 살해하고 시신을 저수지에 버린 계부 김모(31)씨와 친모 유모(39)씨 부부가 사는 집이다. 김준희 기자

지난 1일 광주광역시 한 점집. 중학생 의붓딸(13)을 살해하고 시신을 저수지에 버린 계부 김모(31)씨와 친모 유모(39)씨 부부가 사는 집이다. 김준희 기자

1일 오후 1시 광주광역시 주택가 골목 안 한 점집. 대문 밖에는 한자로 된 부적이 붙어 있다. 2층 양옥인 집 마당에는 빨간 테이블과 의자가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누군가 마신 맥주 캔과 종이컵, 담배꽁초가 담긴 재떨이가 놓여 있었다. 초인종을 눌러도 인기척이 없었다.  

 
이곳은 중학생 의붓딸을 살해하고, 시신을 저수지에 버린 계부 김모(31)씨와 친모 유모(39)씨 부부가 살던 집이다. 집 앞에는 검정 그랜저 한 대가 주차돼 있었다. 김씨 부부가 A양(13)을 살해 후 시신을 싣고 다닌 바로 그 차다.  
 
경찰은 범행에 쓰인 이 승용차를 감식 후 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차 안에 블랙박스는 없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운전석 앞에는 가족사진이 여러 장 있었다. 김씨 부부와 그 사이에서 태어난 13개월짜리 아들, 그리고 유씨가 첫째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16) 등 4명이 환히 웃는 모습이 담겼다. 젖먹이 아들의 돌 사진이다. 사진 속에 A양은 없었다.  
 
앞서 김씨는 A양 시신이 광주 동구 너릿재터널 인근 저수지에서 발견된 지난달 28일 경찰 지구대를 찾아 자수했다. 그는 전날(27일) 오후 6시 30분쯤 전남 무안군 한 초등학교 근처 농로 차 안에서 A양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살인)로 범행 나흘 만인 1일 구속됐다. A양 두 발목에 벽돌을 넣은 마대자루를 묶어 저수지에 버린 혐의(사체유기)도 받고 있다.  
 
김씨는 경찰에서 “목포 친아버지 집에 사는 의붓딸을 아내 유씨가 공중전화로 밖으로 불러냈고, 승용차 뒷좌석에서 살해할 때는 유씨가 운전석에서 생후 13개월 된 아들을 돌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진술로 지난달 30일 긴급체포된 유씨에 대해 경찰은 이날 오후 살인 및 사체유기 방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주민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씨 부부는 지난 2017년 봄에 현재 집으로 이사 왔다. 80대 집주인이 월세로 집을 내줬다고 한다. 유씨가 돈을 벌고, 직업이 없는 김씨는 집 밖에 거의 안 나왔다고 한다. 부부가 외출할 때만 김씨가 차를 운전했다. 
 
동네 주민들은 김씨 부부를 마뜩잖게 여겼다. 비밀이 많아서다. 유씨도 가끔 밖에 나와도 주민들과 대화를 거의 안 했다고 한다. 올해 초 무속인으로 알려진 유씨가 점집을 열자 “동네 이미지만 흐린다”며 주민들의 불만도 커졌다. 익명을 원한 한 주민은 “점집 여자(유씨)가 남편(김씨)과 함께 다니는 모습을 거의 못 봤다. 이웃과는 거의 왕래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유씨는 지금껏 결혼을 세 번 했다. 딸을 살해한 김씨가 세 번째 남편이다. 유씨의 자식은 모두 4명이다. 2녀 2남이다. 광주 집에서 함께 사는 고등학생 딸이 첫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맏이다. 숨진 A양이 둘째다. 셋째인 아들(10) 등 2명이 두 번째 남편 자식이다. 두 남매는 이혼 후 목포에 사는 두 번째 남편이 키워 왔다. 막내아들이 김씨와 재혼 후 낳은 자식이다.  
 
‘의붓딸 살해 사건’을 수사 중인 공철규 광주 동부경찰서 형사과장은 “경찰은 스토리(이야기)가 아닌 팩트(사실)를 찾는 사람들”이라며 “김씨의 가족 관계 등 사생활은 안중에 없고, 수사의 본류도 아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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