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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강제징용 현금화 시작…당장 특단의 해결대책 세워야

한·일 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판결에 따른 전범기업 자산 현금화가 결국 시작됐다. 강제징용 피해자 측은 일본 전범기업으로부터 압류된 주식과 특허·상표권에 대해 매각명령신청을 어제 냈다. 아베 정부는 일본 기업에 실질적 손실이 일어나면 보복조치에 나서겠다고 공언해 왔다. 특단의 정치적 조치가 없는 한, 이번 신청을 즈음해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한·일 간 분쟁이 터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간 일본 측 보복 조치로는 주요 품목 수출금지와 함께 관세 인상, 송금 제한 및 비자발급 중지 등이 거론돼 왔다. 어느 것 하나라도 이뤄질 경우 국민감정은 물론 한국이 입을 피해를 고려해 보면 엄청난 파문을 불러올 게 분명하다. 아베 정부는 이뿐 아니라 새로운 지역경제공동체로 부상 중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의 한국 가입을 막겠다고 한다. 이런 험악한 대치 국면으로 다음 달 말 열리는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의 한·일 정상회담도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이런 터라 한·일 관계가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질 때까지 정부는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이낙연 총리 주재로 외교부·법무부 등이 참여하는 차관급 TF를 꾸렸지만 아무 대책도 내놓지 못했다. 한·일 관계 전문가 사이에선 여러 의견이 쏟아졌다. 한국의 정부·회사에 일본 측 전범기업이 참여하는 3자 기금을 만들자는 아이디어에서 국제사법재판소(ICJ)로 가자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사태가 악화하기 전에 빨리 손써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한·일 간 국장급 회담만 몇 번 여는 시늉만 냈을 뿐 사실상 이 문제를 내팽개쳐 왔다. 정부가 미적대다 최악의 대결 국면으로 한·일관 계가 접어들게 된 것이다.
 
강제집행 피해자 측에서 일본의 새로운 레이와(令和) 시대가 시작되는 어제 날짜에 맞춰 신청을 결행했다는 대목도 개운치 않다. 퇴임한 아키히토(明仁) 전 일왕과 새로 등극한 나루히토(德仁) 일왕 모두 일제강점기 때의 한국 측 피해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이들이다. 그런데도 굳이 어제 자산 현금화를 시작함으로써 불필요하게 일본인의 감정을 자극한 모양새가 됐다.
 
그나마 마지막 남은 희망이라면 피해자 측에서 매각명령신청 후에도 “강제동원 기업들과 포괄적으로 협의할 뜻이 있다”고 밝힌 부분이다. 지난해 말 강제징용 배상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진 터라 길어도 3개월 뒤면 전범기업 자산의 현금화는 마무리될 게 틀림없다. 이렇게 되면 한·일 관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셈이다.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일본의 보복조치가 나오고 여기에 한국 측이 반격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게다가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추가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도 강제동원 피해자 54명이 미쓰비시광업과 스미토모석탄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정부는 하루빨리 위기를 막을 대책을 마련해 뛰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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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