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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 10만원 땐 9만8800원 회수” 뿌린 대로 거둔다 맞았네

[이슈분석] 달라지는 경조사비
송헌재

송헌재

경조사비로 100을 지출하면 얼마가 돌아올까.
 
지출 1을 늘리면 수입은 0.988 늘어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요컨대 경조사비로 10만원을 지출했다면 그 전후로 9만8800원을 회수했다는 얘기다. 송헌재·손혜림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 말 『재정학연구』에 이런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경조사 지출과 수입을 학술 주제로 다룬 매우 드문 논문이다. 송헌재 교수는 지난달 2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조사비 규모가 줄 수는 있지만 관행이 확연히 바뀌지 않는 이상 지출과 수입이 거의 일치하는 현상은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런 연구를 한 계기는.
“축의금이나 부의금을 낼 때 당연히 나중에 받는 경제적 손익을 고민할 것이다. 그게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했다.”
 
어떻게 분석했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2007~2016년 재정패널 3488가구를 경조사 지출과 수입이 모두 있던 그룹, 수입이나 지출 한 쪽만 있던 2개 그룹, 수입·지출이 모두 없던 그룹 등 네 가지로 구분해 분석했다. 수입과 지출이 모두 있던 그룹 (1301가구)은 10년간 955만원을 지출하고 1523만원을 받았다. 수입이 월등히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경조사비 지출 패턴과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따져야 한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누적 경조사 지출액의 계수가 0.988로 추정됐다.”
 
그게 어떤 의미인가.
“경조사 지출액이 1만원 늘어나면 경조사 수입이 9880원, 즉 거의 1만원이 증가했다는 뜻이다. 어떤 가구에서 경조사 때 받은 부조금이 지금까지 지출한 부조금을 거의 다 보전해 주고 있다는 뜻이다. 경제학 용어로 ‘완전보험(full insurance)’이라고 부른다. 기초 자산이 100일 때 이 자산이 온전히 보장될 확률, 즉 기대값(보장자산)이 100이라는 뜻이다. 더 간단히 말해 수익과 비용이 같다는 의미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예상했던 결과인가.
“완전보험 가설을 세운 것이긴 하지만 실제로 그리 나올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경조사 문화가 사회적 약속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비교적 놀라운 결과로 여겨진다.”
 
실제로 주변을 봐도 그런가.
“나는 아직 경조사비 수입이 없었다. 이 연구는 수천 가구를 대상으로 장기간의 패턴을 분석한 것이다.”
 
만혼과 비혼이 늘고 공동체 의식이 옅어지는데, 경조사비 문화도 달라지지 않을까.
“궁극적으론 그렇게 될 것이다. 결혼관이 달라지고 수명이 길어지면서 경조사비를 지출하는 시점과 회수하는 시점이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지출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다. 결국 내가 관리하는 커뮤니티의 범위가 작아질 수 있다. 그래도 ‘일대일 패턴’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예상하나.
“상당 기간 바뀌지 않을 것이다. ‘나는 (경조사비를) 냈는데 나중에 안 돌려주네’라는 경험을 하게 되면 지출을 덜하는 쪽으로 바뀔 것이다. 그게 합리적인 선택이다. (경조사비를) 주고받는 문화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범위가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영향을 미칠까.
“그게 얼마나 큰 역할을 할까. 전반적인 경조사 문화가, 기대 의식이 바뀌어야 경조사비 패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상재·박형수·김태호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https://news.joins.com/Digitalspecial/356)에 접속하면 본인의 경조사비를 타인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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