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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치기’ 범죄에도 악용되는 ‘우울증’ 해명…파스값 노린 사기범

A(58)씨가 지난 1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골목길에서 마주오는 고급차량에 고의로 손목을 부딪친 뒤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 강남경찰서 제공

A(58)씨가 지난 1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골목길에서 마주오는 고급차량에 고의로 손목을 부딪친 뒤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 강남경찰서 제공

 
"10년 전부터 우울증과 조울증 등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어서……·"
 
일명 '손목치기' 범죄로 구속영장 신청된 A씨(58)가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한 해명이다. A씨는 강남 일대 골목에서 고급외제차를 노려 손목을 고의로 차량에 부딪친 뒤 39차례에 걸쳐 치료비를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범행 이유에 대해 "환청이 들려서 그랬다"며 책임 경감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타당성이 없다고 보고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의 범행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정한 직업 없이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생활하던 A씨는 생활을 하는데 모자란 돈을 '손목치기'로 충당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살던 강남구 일대 이면도로를 돌아다니며 고급 외제승용차가 다가오면 차량에 다가가 고의로 팔이나 손목을 내밀어 부딪친 후 운전자에게 파스 값 명목으로 현금을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운전자들이 경찰이나 보험사에 신고하지 않도록 파스 값 명목으로 5만~10만원의 소액을 요구했고, 실제로는 1만~3만원을 받아냈다. 간혹 운전자가 경찰에 신고를 하려는 기미를 보이면 그 자리에서 곧바로 도망가는 수법으로 장기간 범행을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 1월13일 고의성을 의심한 한 운전자가 서울 강남경찰서에 피해를 접수하면서 수사가 착수됐다. 폐쇄회로(CC)TV를 본 경찰은 손목치기 상습범임을 직감했고, 최근 2년간 접수된 비슷한 수법의 고의사고 의심 신고를 추적했다.
경찰은 자진신고 사건에 대해 현장 CCTV 및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해 A씨와 비슷한 인상착의와 비슷한 수법으로 손목치기한 사례 60여건을 찾아냈다. 이 가운데 39명의 피해자를 확인해 범행을 특정한 뒤 A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미 동종전과로 집행유예 중이었다. 경찰은 A씨를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우울증과 환청 등 정신 건강상 요소를 들며 범죄에 대한 책임을 감경하려 했지만, 범행수법 등을 고려했을 때 이는 아주 계획적인 범죄였다"며 경미한 교통사고라 하더라도 고의 사고 의심이 들면 보험사나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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