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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1조, 건보 4조 적자…정책에 멍든 공공기관

공공기관의 수익이 급감했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이른바 ‘문재인 케어’와 원전·화력발전의 비율을 줄이고 재생 에너지의 비중을 늘리는 ‘에너지 전환’ 같은 정부 정책의 ‘총대’를 메면서 실적이 크게 나빠졌다.

 
3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8년도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와 공공기관 경영정보를 공개하는 ‘알리오’에 따르면 339개 공공기관 당기순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전년(7조2000억원)보다 84.7%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은 2016년 15조4000억원에서 매년 급감하는 추세다.

 
지난해 실적이 가장 악화한 곳은 위탁집행형 공공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다. 2017년 3685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3조8954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환자가 전액 부담했던 비급여 진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급여화하는 문재인 케어가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한국농어촌공사·한국장학재단 같은 위탁집행형 공공기관도 각각 617억·479억원 적자를 냈다.

 
에너지전환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에너지 공기업들도 줄줄이 적자를 냈다. 2016년 7조1483억원, 2017년 1조4414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한전은 지난해 1조1745억원 순손실로 돌아섰다. 서부발전·중부발전 등이 적자 전환하는 등 한전의 5대 발전 자회사들도 경영이 악화했다.
 
339개 공공기관 순익 1년새 7조 → 1조 ‘어닝쇼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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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도 2017년 8618억원의 순익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1020억원의 손실을 봤다. 해마다 많게는 수조원씩 흑자를 내던 우량 공기업들이 1~2년 만에 적자기업으로 전락한 것이다. 원전 가동률을 줄이는 대신 액화천연가스(LNG)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을 늘리며 발전 단가가 높아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정규직 전환에 따라 인건비가 늘어난 것도 전체 공공기관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킨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공공기관 임직원은 38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3만6000명(10.5%) 증가했다. 이 가운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2만4000명이다. 신규 채용도 49.8%나 늘어난 1만1000명이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경영 여건이 나빠지고 있는데도 공공기관에는 업무 전문성이 떨어지는 고연봉 낙하산 인사가 계속 내려오고 있다.

 
공공기관 직원 연봉

공공기관 직원 연봉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기업은 공공성을 추구하지만 시장원리에 따라 이익을 내야 하는 기업이기도 하다”며 “하지만 현 정부는 정책 목표 추진에 공기업을 활용하면서 수익성을 뒷순위로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기업의 실적 악화가 계속된다면 언젠가는 국민 세금으로 공기업 부실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에서 미래 세대에 부담이 된다”고 덧붙였다.

 
지금도 문제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정부는 최근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7%대인 재생에너지를 2030년 20%, 2040년 30∼35%로 늘리는 목표를 제시했다. 단가가 비싼 에너지원을 더 많이 써야 하는 만큼 에너지 공기업의 경영 압박이 더 커질 것이라는 의미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여기에 올해부터 2023년까지 5년간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 지출액은 41조58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7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발표 당시 2022년까지 예상됐던 재정 소요액 30조6000억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건강보험 재정도 보험료 수입보다 급여 지출이 더 많은 적자 살림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는 “노무현 정부 때는 지역균형발전을 하면서 LH가, 이명박 정부 땐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수자원공사의 재무구조가 나빠졌다”며 “정부는 정부 재정에 직접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공기관을 통한 사업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정치권 포퓰리즘의 유혹에서 공공기관을 독립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독립재정기구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공기관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154.8%로 전년 대비 2.7%포인트 감소해 6년 연속 줄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중도 28%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기재부는 밝혔다.
 
세종=서유진·김도년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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