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LG화학 “SK이노, 핵심기술·인력 빼갔다” 미국서 제소

지난해 11월. SK이노베이션은 업계 예상을 깨고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 폴크스바겐의 북미지역 전기차 배터리셀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유럽 물량(450만대)은 LG화학과 삼성SDI가, 중국 물량(350만대)은 중국 CATL이 가져간 상황에서 100만대 규모의 북미 물량을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이 수주한 것이다. 폴크스바겐은 2025년까지 연간 900만대 이상의 전기차 생산 계획을 발표했다. ‘전기차 큰손’ 폴크스바겐을 잡으면서 SK이노베이션은 단숨에 ‘배터리 메이저’로 뛰어오를 기반을 마련했다.
 
국내 1위 배터리 업체인 LG화학이 30일 SK이노베이션을 ‘핵심 기술유출’ 혐의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제소한 건 오랜 갈등이 수면 위로 불거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물밑 갈등은 지난 24일 LG화학의 1분기 실적 발표에서 표면화했다. 정호영 최고운영책임자(COO·사장)는 “일부 경쟁사가 공격적인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튿날 실적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 이명영 재무본부장은 “경쟁사가 특정사를 지칭하고 저가수주 이야기를 했는데 특별히 할 말은 없다”며 “우리 수주 전략은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이라고 받아쳤다.
 
폴크스바겐의 북미 물량 입찰을 앞두고 배터리 업계에선 “업(業)을 시작한 지 3년밖에 안 된 SK이노베이션이 밀도(효율)와 안전성, 경제성까지 충족해야 하는 대량수주를 할 여력이 없을 것”이란 예상도 있었다. 업계에선 SK이노베이션이 ‘저가 출혈수주’를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입찰 결과에 불만을 가진 LG화학이 폴크스바겐에 배터리 납품 중단 입장을 전달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LG화학은 제소 보도자료에서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핵심 인력 76명을 빼갔고 핵심 기술을 유출했다”고 했다. 입사지원 서류에 LG화학에서 수행한 프로젝트 내용과 참여한 인력의 실명까지 적게 했다고도 주장했다. LG화학이 공개한 A씨의 입사지원 서류엔 전극 제조공정 프로젝트 상황과 개선방안 등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LG화학은 “이직한 직원들이 공모해 선행기술과 핵심 공정기술을 유출했고 회사 시스템에 접속해 400~1900건의 핵심기술 관련 문서를 내려받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엔 2017년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LG화학 직원 5명에 대한 전직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LG화학이 최종 승소하기도 했다. 퇴사 후 2년간 전직을 하지 않기로 한 각서가 정당하다는 판결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기업의 정당한 영업활동에 대해 외국에서 문제를 제기해 국익 훼손 우려가 발생한 것이 유감스럽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 회사 고위 관계자는 “입사서류에 실명을 적게 한 건 평판조회를 위한 것이었고 기술 유출 역시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LG화학이 미국 법원에 제소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LG화학의 1차 목표는 ITC를 통한 수입금지다. SK이노베이션의 기술유출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SK이노베이션은 제품 샘플을 미국에 보낼 수 없다.  
 
LG화학 관계자는 “미국의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가해자의 행위가 악의적이라고 판단되면 민사재판에서 실제 손해액보다 많은 손해배상을 부과한다.
 
이동현·오원석 기자 offramp@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