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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없어도 살만하더라, 비닐봉투 규제 한달

김정연 사회팀 기자

김정연 사회팀 기자

29일 서울 영등포구 신도림동의 대형마트. 카트를 끌고 있는 사람들은 저마다 어깨에 에코백을 메거나 카트에 장바구니를 담은 채 장을 보고 있었다. 계산대 앞에는 다회용 쇼핑백과 안내문이 전면에 붙어 있었고 손님들은 자연스럽게 종량제봉투를 구매해 짐을 담아갔다. 종량제봉투에 짐을 담던 신모(57)씨는 “뉴스로 많이 봐서 이제는 자연스럽게 종량제봉투를 산다”고 말했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대형마트 등에서 비닐봉지 사용을 단속한 지 한 달이 지났다. 현장을 가보니 손님 대부분은 ‘비닐봉지 없는 장보기’에 익숙해진 모습이었다. 당근·감자 등을 담는 속비닐을 제외하고 마트에서 비닐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규제 도입 초기 “너무 속도가 빠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규제가 적용된 곳에서는 비닐이 거의 사라졌다. 빠른 속도로 정착한 비닐 규제를 거꾸로 생각해보면 그간 ‘없이도 살만한데’ 편의를 위해 비닐을 과하게 써왔다는 얘기다.
 
29일 장을 보고 있는 한 시민의 에코백 에는 장바구니 가 하나 더 들어있다. [김정연 기자]

29일 장을 보고 있는 한 시민의 에코백 에는 장바구니 가 하나 더 들어있다. [김정연 기자]

전문가들은 지난해 중국이 한국의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를 거부하면서 시작된 ‘플라스틱 대란’ 이후 전방위적으로 적용되기 시작된 플라스틱·비닐 규제들은 사실 2000년대 초반에 거의 완성이 된 상태였다고 설명한다. 15년 넘게 적용되지 않던 규제를 실행하기만 하면 됐기에 빠른 규제가 가능했던 측면이 있다.
 
그러나 아직도 비닐 봉투가 완전히 퇴출당했다고 말하기엔 이르다. 전통시장에 가면 여전히 ‘검정 비닐봉지’가 여기저기 보인다. 손님들은 들고나온 장바구니에도 검정 비닐에 싸인 과일을 담아 장바구니가 무색해 보이기도 한다.
 
‘비닐 규제’에도 남아있는 속비닐용 투명비닐, 재래시장에서 손님들이 들고 다니는 검정·노랑·파랑 비닐들은 모두 ‘예외조항’에 해당한다. 사과·오렌지·파프리카 등 단단한 채소·과일을 굳이 속비닐로 쌀 필요가 있나 싶지만, 환경부는 “1차 포장을 줄이고 벌크 판매를 유도하기 위해 속비닐을 허용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전통시장의 비닐 사용에 대해서도 “아직 전통시장까지 규제를 확대할 계획은 잡혀있지 않다”고 밝혔다.
 
지금 남아있는 ‘예외규정’도 궁극적으로는 모두 없앨 수 있을까. 서울 중구 신당동에 사는 박모(51)씨는 “봉지를 꼭 안 써도 크게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익숙해진 ‘비닐봉지 천국’에서 벗어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도 “비닐봉지 금지를 더 빨리해야 했는데”라고 느끼는 시민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변화를 더 확산시킬 수 있는 후속 대책도 고민해야 한다.
 
김정연 사회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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