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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0.05㎜의 펜 끝으로 복원한 건축문화유산

 
펜화가 김영택 화백이 6개월에 걸쳐 완성한 경주 황룡사 9층목탑 복원화. [사진 김영택]

펜화가 김영택 화백이 6개월에 걸쳐 완성한 경주 황룡사 9층목탑 복원화. [사진 김영택]

펜화가 김영택의 경주 황룡사 전경 복원화. [사진 김영택]

펜화가 김영택의 경주 황룡사 전경 복원화. [사진 김영택]

0.05㎜의 펜 끝으로 그는 건물을 짓는다. 그냥 건물이 아니다. 천 년이 넘는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지금은 터만 남은 목탑에도 다시 숨결을 불어넣었다. 경북 경주 황룡사지에 있던 9층목탑은 그가 그렇게 직접 본 듯이 살려낸 작품 중 하나로, 그는 이 한 점을 그리는 데 6개월이란 시간을 바쳤다.
 
경인미술관 제1관서 1일 개막  
 펜화가 김영택 작가의 '온몸을 불사른 펜화 30년, 세계건축문화유산을 되살리다'전이 1일부터 서울 경인미술관 제1관에서 열린다. 5년 만에 서울에서 여는 개인전으로, 세계 여러 국가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중 건축 문화재 35점과 한국 황룡사 9층목탑 복원화, 흥인문 등의 복원화 15점 등 총 50점을 공개한다. 그가 지금까지 그려온 세계건축문화유산 작품 전체를 한 자리에서 보여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마의 콜로세움과 판테온, 일본 호류지 금당과 삼층탑, 요르단 하드리아누스 개선문은 부분 복원해 그렸고, 황룡사 9층목탑, 황룡사와 경주왕도 전경, 영은문 등은 전체를 복원해 그렸다. "건축물 기록화가로서 훼손된 문화재의 경우 이를 복원해 그리는 것도 내 역할"이라는 신념에서다. 그는 이어 "황룡사 9층목탑은 복원설계를 한 사람이 여럿 있는데 그중 김동현 박사의 설계에 가장 가깝게 그렸다"며 "이 설계에 없는 문은 제가 가장 설득력 있다고 여기는 다른 사료를 참고해 그렸다"고 설명했다.
 
현장감 살리는 '김영택 화법' 
김영택이 정교한 펜촉으로 완성한 로마 콜로세움 복원도. [사진 김영택]

김영택이 정교한 펜촉으로 완성한 로마 콜로세움 복원도. [사진 김영택]

김영택의 서울 영은문 복원화. [사진 김영택]

김영택의 서울 영은문 복원화. [사진 김영택]

그는 ‘김영택 화법’이라는 새로운 기법을 개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맨눈으로 피사체를 직접 보며 느끼는 비례와 임팩트를 고려해 강조해 묘사하는 방법을 말한다. 김 작가는 "사람의 눈은 부분부분 보면서 멀리 있는 것도 댕겨본다. 정교하면서 그림의 미학을 살려 현장감을 생생하게 살려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3개월 전 갑자기 대장암 말기(4기) 진단을 받은 그가 항암 투병 중에 여는 전시라는 점에서 각별하다.  "항암치료를 받으며 이전과 똑같이 생활하고 있다"는 그는 "그동안 펜화를 그리며 경험한 '무아지경' 몰입의 순간들, 펜화와 함께 한 삶 자체가 내겐 축복이었다. 이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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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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