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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국면에서 사실상 청와대 대변인 활동한 조국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직후인 30일 새벽 1시께 페이스북에 “난고(難苦) 끝에 선거법, 공수처법, 수사권조정 관련 법 등이 패스스트랙에 올랐다”며 “공수처법은 바른미래당의 막판 요청까지 수용한 의회주의적 타협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앞서 차를 마시며 목을 축이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앞서 차를 마시며 목을 축이고 있다.연합뉴스

 
조 수석은 이어 “2016~17년 광장에서 끝까지 평화적 방법을 고수하며 촛불혁명에 참여했던 주권자 시민들의 요청이 법제화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놓고 국회가 대치를 벌이는 과정에서 청와대는 공식입장을 자제해왔다. 대신 조 수석이 사실상 대변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그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에 합의한 22일 “민정수석으로서 나는 이 합의안에 찬동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19건의 게시물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한국당의 물리적 저지가 거세졌던 26일에는 국회법과 공직선거법, 형법 등 관련 처벌 조항을 나열하며 여야간 ‘맞고발전’의 법적 근거를 제공했다. 27일에는 국회 농성을 벌이는 한국당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해석되는 록 음악 4건을 잇따라 올렸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30일 새벽 여의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위)가 열린 정무위원회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30일 새벽 여의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위)가 열린 정무위원회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 과정에서 논란도 있었다. 22일 “합의문에 찬동한다”는 글은 여야 4당의 합의문 발표 전에 게시되면서 야합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처벌 조항을 나열한 글에 대해서는 야당으로 부터 “청와대가 야당을 겁박한다”는 비판을 야기했다.
 
조 수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패스트트랙 지정이 완료되자 “새로운 시작”이라는 글을 또 올렸다. 그는 “2020년에는 민심을 더 온전히 반영하는 국회가 만들어지고,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한 수사와 기소가 더 엄정하게 진행되고 1954년형 주종적 검ㆍ경 관계가 현대적으로 재구성돼 운영되길 고대한다”며 공수처법을 비롯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 수석은 또 한국당에 대해서는 “한국당의 참여와 비판은 당연히 보장된다”며 “2016년 민주당과 정의당의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처럼 한국당의 필리버스터가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폭력이 수반되지 않는 한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국 민정수석(오른쪽)과 노영민 비서실장이 29일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민정수석(오른쪽)과 노영민 비서실장이 29일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수석은 2010년 펴낸 저서 『진보집권 플랜』에서 검찰을 “보수적 세계관과 엘리트주의를 체현하고 수사권과 공소권을 독점한 권력체”로 규정하며 “군사독재 시대 ‘하나회’가 커진 형태”에 비유했다. 그런 뒤 “검찰은 진보ㆍ개혁적 대통령이 집권하면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면서도 저항한다”며 검찰 개혁을 진보정부의 제1 과제로 내세웠다. 당시 그가 제시했던 검찰 개혁의 방법론이 공수처(당시 명칭은 ‘고비처’) 설치와 수사권 조정이었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기획해온 조 수석의 구상이 이번 패스트트랙으로 현실화됐다는 말도 나온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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