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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레인 이성우를 친구로 만들어준 위스키

기자
김대영 사진 김대영
[더,오래] 김대영의 위스키 읽어주는 남자(20)
그와의 첫 대화는 2017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며 가을밤의 시원한 공기를 만끽하던 어느 날, 페이스북 메신저가 울렸다. 
“안녕하세요!! 이성우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이성우 씨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 [사진 이성우 페이스북]

이성우 씨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 [사진 이성우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 속 가슴 양쪽의 문신이 예사롭지 않은 그. 대학 1학년 시절 발매된 ‘넌 내게 반했어’란 노래를 좋아했고, 영화 ‘라디오 스타’에서 부른 ‘비와 당신’을 노래방에서 여러 번 불러본지라 아주 반가웠다. 손에 닿지 않는 별처럼 멀리 떨어진 존재라 믿었던 스타 이성우 씨가 왜 내게 연락을 했지?
 
이성우는 ‘위스키 친구’
"EDRADOUR증류소에서 쉐리CS를 마셔봤는데 맛있어서…. 다른 것도 괜찮은가요?"
 
페이스북에 ‘위스키러브’라는 위스키 커뮤니티를 만들고, 마셨던 위스키 사진을 올렸는데, 그 사진을 보고 연락해온 것이다. 연재하던 위스키 소설도 즐겨 읽었다길래 더 친근감이 들었다. 서로 본 적도 없는 사이지만, 다양한 위스키 이야기를 하면서 금세 친해졌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아주 드물게 주어지는 행복한 순간에 우리의 언어는 진짜로 위스키가 되기도 한다”는 구절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 같았다.
 
한 번 만나서 위스키를 마셔보고 싶었지만, ‘바쁜 연예인인데’라는 생각에 주저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그의 위스키 사랑은 깊어졌고, 점점 연예인보단 ‘위스키 친구’로 느껴졌다. 또 ‘위스키러브’에서 활동하는 그를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노브레인 이성우 씨와 함께 하는 위스키 시음회’를 열어보자고 제안했다. 그는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고, 그가 좋아하는 아란(Arran) 위스키를 마시기로 했다.
 
페이스북 '위스키러브'에 올린 시음회 공지글. [사진 김대영]

페이스북 '위스키러브'에 올린 시음회 공지글. [사진 김대영]

 
3월 31일 오후 2시, 우리는 영등포에 있는 한 돈가스 가게에서 만났다. 온라인상에서 많은 대화를 했지만, 첫 만남은 역시 조금 떨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위스키에 관해 몇 마디 나누자 금세 친근해졌다. 그와 함께 위스키를 마시러 온 약 30명 앞에서 그가 인사말을 시작했고, 곧이어 이날 마실 위스키가 소개됐다.
 
이성우 씨와 함께 시음한 아란 위스키. [사진 김대영]

이성우 씨와 함께 시음한 아란 위스키. [사진 김대영]

 
아란 증류소는 1995년부터 위스키를 만들기 시작했다. 과거 스코트랜드의 아란 섬에는 증류소가 많았지만, 지금은 아란 증류소와 올봄 오픈할 라그(LAGG)증류소 두 개뿐이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갖춰 일찍이 관광지로 유명한 아란 섬에 위스키 증류소가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비록 30년도 채 안 된 증류소지만, 아란 섬의 미네랄 풍부한 물로 만들어진 스피릿과 다양한 캐스크의 활용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성우 씨는 약 1시간 동안 아란 위스키 설명을 도왔다. 아란 섬의 자연경관을 소개할 때는 직접 노트북을 들었고, 좋아하는 ‘마크리무어(MACHRIE MOOR) 위스키’가 소개될 땐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위스키라며 추천했다. 또 아란이 작은 증류소라는 말이 나오자 “인디밴드와 아란은 서로 공통점이 있네요”라며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
 
아란 위스키 설명을 돕는 이성우 씨(오른쪽). [사진 김동한]

아란 위스키 설명을 돕는 이성우 씨(오른쪽). [사진 김동한]

 
자유롭게 위스키를 마시는 분위기 속에서 저마다의 위스키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성우 씨도 음악이나 공연이 아니라 위스키에 대해 이렇게 많은 이들과 대화를 나눈 건 처음 아닐까. 그의 위스키 경험은 웬만한 위스키 마니아는 저리 가라 할 정도였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위스키를 향한 그의 열정이 아무 이해 관계없이 만들어진 시음회의 원동력이었을 것이다.
 
시음회를 마친 뒤 이성우(오른쪽) 씨가 시음회에 참석한 김동한 씨와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김대영]

시음회를 마친 뒤 이성우(오른쪽) 씨가 시음회에 참석한 김동한 씨와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김대영]

 
‘위스키 블루스’라는 노래도 불러
그가 처음 위스키를 마신 곳은, 지금은 사라진 ‘오파스(OPAS)’라는 바였다. 스모키향이 강한 위스키를 처음 마셔보고,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떴다고 한다. 이후 홍대 팩토리 등의 바를 다니며 위스키를 마시다가 마니아가 되고 말았다. 요즘은 지인 가게에 위스키를 쟁여놓고 마신다고. 위스키를 마실 때는 매우 진지하고 조용해진다고 한다.
 
위스키를 마시는 이성우 씨. [사진 김대영]

위스키를 마시는 이성우 씨. [사진 김대영]

 
이성우 씨의 위스키 사랑은 2016년 노래로도 표현됐다. 7집 앨범에 담긴 ‘위스키 블루스’라는 곡. 노래방에서 자기 노래를 부르지 않는 그가 유일하게 부를 정도로 사랑하는 노래라고. 오늘 밤 위스키 블루스를 들으며 위스키 한 잔 청해보는 건 어떨는지.
 
 
김대영 중앙일보 일본비즈팀 과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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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