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공수처·선거법 패스트트랙 한밤 지정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29일 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 패스트트랙 지정안을 무기명 투표로 통과시켰다. 사개특위 개최에 반대하는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 등이 회의 장소에 몰려와 이상민 사개특위 위원장(왼쪽)에게 항의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29일 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 패스트트랙 지정안을 무기명 투표로 통과시켰다. 사개특위 개최에 반대하는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 등이 회의 장소에 몰려와 이상민 사개특위 위원장(왼쪽)에게 항의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선거법과 공수처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이 29일 자정 무렵 여야 충돌 끝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됐다.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4당은 이날 오후 11시쯤 국회 정치개혁특위와 사법개혁특위를 동시에 연 뒤 표결을 강행했다. 사개특위에서 먼저 무기명 투표가 이뤄져 표결 참가 의원 11명 전원 찬성으로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지정이 통과됐다. 곧이어 정개특위도 선거법 패스트트랙 표결을 통과시켰다.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법 개정안은 지역구를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를 75석으로 늘리면서 권역별·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개정안에는 투표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사법개혁특위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공수처법은 공수처에 제한된 범위의 기소권을 주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날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낸 공수처 법안도 기존 법안과 함께 패스트트랙에 지정됐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정책적으로 후퇴지만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정무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사개특위 위원장은 “이날 패스트트랙 지정으로 앞으로 논의 절차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수사권 조정 문제 등은 아무런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고, 권은희 의원은 오늘 오후에 나왔는데 동의하라는 건 강요다.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범여권, 회의실 바꾸고 질서유지권 발동하며 밀어붙였다
 
선거법·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9일 오후 국회 정개특위 회의장 앞 복도에 누워 회의장을 봉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야 3당은 이날 밤 회의 장소를 옮겨 선거법과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정개특위와 사개특위를 개최했다. [뉴시스]

선거법·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9일 오후 국회 정개특위 회의장 앞 복도에 누워 회의장을 봉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야 3당은 이날 밤 회의 장소를 옮겨 선거법과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정개특위와 사개특위를 개최했다. [뉴시스]

관련기사
여야 4당은 ‘성동격서(聲東擊西)’식으로 한국당의 봉쇄를 피했다. 사개특위와 정개특위 모두 당초 공지된 회의실(220·445호실)이 아니라 다른 곳(507·604호실)에서 회의를 열었다. 220호실과 445호실은 자유한국당 의원·보좌진이 집중 봉쇄에 나서 접근조차 쉽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사개특위가 시작됐지만 한국당 관계자들은 ‘원천무효’를 외쳤다. 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이의가 있으면 절차에 따라 이의제기를 하라. 회의 방해 행위는 법에 따라 처벌된다. 표결에 들어가 달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장 앞 복도에서는 취재진과 몰려든 한국당 의원·보좌진이 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왜 도둑회의하는 거야!”(김정재 한국당 의원), “사개특위 위원 오신환 왔어요. 문 열어요”(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 “이게 개혁이야!”(정양석 한국당 의원) 등 항의하는 고성이 회의장 앞을 가득 채웠다.
 
정개특위 회의장에서는 “저는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을 믿었다!”(장제원 한국당 의원), “장제원! 그런 말 하지 마!”(심상정 정의당 의원)라는 고성이 오갔다. 회의실 밖에서 한국당 관계자들은 “독재 타도”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국당 사개특위 간사인 윤한홍 의원은 “(오후 10시40분) 이제 회의실 통보를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전운(戰雲)은 오후 9시부터 본격화했다. 예고된 사개특위·정개특위 회의 1시간 전이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예결위 회의장에 예정돼 있는 의원 총회에 참석을 요청한다”(민주당보좌진협의회), “의원실별로 본청에 집결해 달라”(한국당보좌진협의회)는 공문을 돌렸다. 445호실 회의실 벽에는 ‘오늘 민주주의는 죽었다’는 포스터가 붙었다.
 
이날 민주당 등 4당의 패스트트랙 강행은 오전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의 공수처 법안의 처리 과정에서 예견됐다. 민주당은 전격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의원님들께서는 모두 비상대기해 달라”는 긴급 메시지를 발송했다.
 
◆김관영·권은희 최후통첩, 민주당 수용=이날 오전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권은희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패스트트랙을 진행하지 않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특히 법안 내용 면에서 기존 여야 4당 합의안과 다소 차이가 있어 민주당의 수용 여부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공수처장을 임명 시 국회 동의, 공수처장의 검사 임명, 기소심의위원회 등은 민주당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안이었다.
 
실제로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부정적 기류가 있었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비공개 의총에서 ‘기소심의위가 공수처 기소권을 약화시키는 것 아니냐’(백혜련 의원), ‘더 이상 끌려다녀선 안 된다’(우상호 의원) 등의 우려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재정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할 말은 차고 넘치나 삼가겠다. 대의와 당론에 따르겠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민주당 지도부는 패스트트랙 무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내용에 불만은 많지만 패스트트랙이 무산되면 지도부가 입을 타격이 크기 때문에 한발 물러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장 330일, 합의와 갈등의 여정=패스트트랙은 법안 심사 기일을 미리 정해 두는 제도다. 패스트트랙 절차가 시작되면 해당 상임위에서 최대 180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최대 90일, 본회의에서 최대 60일 논의된 뒤 본회의에 상정된다. 최소 180일에서 최대 330일이 걸리지만 어쨌든 그 기간 이후에는 국회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은 사실상 야당의 법안심사권한을 무력화시키는 것”(나경원)이라며 강력 반발해 왔고 물리적 충돌도 불사했지만 끝내 패스트트랙을 저지하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신속처리 법안으로 지정하는 절차는 통과를 강제하는 행위가 아니다. 이것은 대화와 협상을 강제하는 것”이라며 패스트트랙 지정 이후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25일부터 4일간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회의를 강행하고 막는 과정에서 벌어진 고소·고발 사태 등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겼다. 국회법 165·166조(국회선진화법)에 따르면 ‘폭력행위 등을 통해 국회 회의를 방해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단체로 위력을 보이는 경우 등은 7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고 명시돼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국회 회의 방해죄’로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는 경우에는 5년간, 집행유예 이상을 선고받는 경우에는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한영익·김경희·이우림 기자 hanyi@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