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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 회담은 실패한 접근"…다자협상 선 그은 미국


[앵커]

지난주 4·27 판문점 선언 1주년과 함께 한반도 주변국의 정상회담 일정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북·러 정상회담에서는 과거 6자회담과 같은 다자협상 방식이 거론됐는데요. 미국은 오늘(29일) "북·미 두 정상의 1대 1 대화를 원한다"면서 이를 일축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수석 보좌관 회의를 주재했고요. 엄중한 경제상황에서 정치권의 갈등이 안타깝다, 신속한 추경처리를 당부했습니다. 오늘 신 반장 발제에서는 외교안보 소식과 청와대발 뉴스를 함께 살펴봅니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국빈 방한 중인 칠레 세바스띠안 삐녜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칠레는 2003년 FTA 체결 이후 15년간 교역량이 약 4배 증가하는 등, 우리와 활발한 경제 협력을 이루고 있는 나라입니다. 특히 중남미 총 GDP의 38%를 차지하는 태평양동맹의 주축 국가로, 태평양동맹 준회원국 가입 의사를 표명한 우리나라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칠레 공동언론발표 : (한국이 '태평양동맹'에 준회원국이 되면) 양 지역을 연결하는 FTA 네트워크가 구축됩니다.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경제협력 기반이 마련되는 것입니다. 올해 하반기부터 의장국을 수임하는 칠레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합니다.]

삐녜라 대통령은 "한국이 이룩한 놀라운 개발에 대해 존중을 금하지 못한다"면서 "준회원국 가입을 전적으로 지지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 또 두 정상은 한반도와 중남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한-칠레 공동언론발표 : 오늘 삐녜라 대통령님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확고한 지지를 보여주셨습니다.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로 나아가는 중요한 시기에 대통령님과 칠레 정부가 보여준 성원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정상외교가 있을 때마다, 국제사회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오고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은 그 프로세스의 첫 발을 뗀 4·27 판문점선언이 있은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었죠. 남북 두 정상이 만난 바로 그 장소에서, 그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주한 외교사절단과 유엔사 군사정전위 관계자, 서울시와 경기도 주민 500여 명이 참석했고요. 함께 소나무를 심었던 곳, 그리고 회담 하이라이트로 꼽혔던 도보다리 산책이 있었던 곳에서 한·미·일·중 4개국 아티스트가 연주한 클래식 선율이 울려퍼졌습니다. 문 대통령도 직접 영상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판문점선언' 1주년 영상메시지 (지난 27일) : 큰 강은 구불구불 흐르지만, 끝내 바다에 이릅니다. 판문점선언이 햇수를 거듭할수록 우리는 되돌릴 수 없는 평화, 함께 잘 사는 한반도를 만날 것입니다.]

하지만 남북관계는 지난 하노이 북·미회담이 성과없이 끝나면서, 잠시 멈춰선 상태입니다. 정부는 북측에 1주년 기념 행사 계획을 알렸지만, 이에 대한 답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날 행사의 주제는 '먼 길'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길이기에, 때로는 천천히 오는 분들을 기다려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축하 메시지를 보냈는데요. "인내심 있는 노력을 통해 화합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프란치스코/교황 (지난 27일) : 인내심 있고 끈기 있는 노력을 통해 화합과 우호를 추구함으로써 분열과 대립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나는 이번 판문점선언 기념행사가 모든 한국인들에게 평화의 새 시대를 가져다주기를 기도합니다.]

5월 1일부터는 지난 10월부터 잠시 중단됐던 판문점 견학도 다시 시작됩니다. 과거 견학 코스에 포함되지 않았던 하늘색 도보다리도 직접 걸어볼 수 있게 됐습니다. 9·19 남북 군사 합의에 따라 JSA 전 지역에서 비무장화 조치가 완료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JSA 남북 자유왕래는 북측의 거부로 인해 여전히 불가능합니다. 즉, 남측 JSA 지역만 개방되는 것이죠. 공동근무 수칙을 놓고, 북측이 유엔사 배제를 요구하면서 논의가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4·27 1주년 기념식과 마찬가지로, 아쉬운 '반쪽' 개방이 됐습니다.

지난주에는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전이 상당히 치열했습니다. 북·러, 중·러, 또 미·일 정상회담이 하루차이로 연달아 열렸습니다. 특히 북한은 중국, 러시아의 지지를 지렛대 삼아 대미 협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는데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과거 6자회담 형식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며 비핵화 협상에 적극 개입하겠단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지난 25일) : 미국과 한국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북한에게 다자안보협력체제가 필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미국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볼턴 백악관 NSC보좌관은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1:1 대화를 원한다"면서 "6자 회담은 과거의 실패한 접근법"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거꾸로 러시아와 중국을 향해 "대북제재를 더 강화할 수 있지 않냐"면서 "그렇다면, 비핵화 협상에 더 도움이 됐을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존 볼턴/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현지시간 지난 28일/화면출처 : 미 폭스뉴스) : 단계적 접근을 시도했던 과거의 정책들은 모두 실패하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그의 아버지는 경제적 안정을 얻은 후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지난 25년 동안 아마 5번 정도 표명한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향한 북한의 공세에도, 달리 아랑곳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소위 센 척이라고 할까요. 대미외교 실권자로 떠오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자신을 '멍청해 보인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존 볼턴/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현지시간 지난 28일/화면출처 : 미 폭스뉴스) : 북한은 며칠 전에도 저를 '멍청해 보인다'라고 했습니다. 쿠바도 저를 '병적인 거짓말쟁이'라고 합니다. 저는 꽤 기분 좋은 한 주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 듣고도 '기분 좋은데 왜?' 할 수 있는 것, 강철 멘탈이거나 혹은 괜한 신경전에 휘말리지 않겠다거나, 둘 중 하나로 볼 수 있겠죠.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6자회담은 실패한 접근"… 비핵화 다자협상 선 그은 미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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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