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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Why] 美 3.2% 깜짝 성장 … 트럼프 '협박'에 기업들 선수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경제가 올 1분기에 '깜짝 성장'했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4분기보다 3.2%(연율) 증가했다고 26일(현지시각) 발표했습니다.
 
깜짝 성장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는 전문가들이 내놓은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2.3%, 다우존스는 2.5%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9년 중반부터 시작된 경기 확장세가 10년째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미국이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글로벌 경기를 둘러싼 ‘R(recessionㆍ경기침체)의 공포’도 일단 진정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경제 심리가 급격히 나빠진 상황에서 이 같은 수치는 고무적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제 성장의 내용이 부실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국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 4.2%를 찍은 이후 내리막을 걸었습니다. 지난해 3분기 3.4%로 떨어졌고, 4분기에는 다시 2.2%로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두 분기째 내리막 추세가 이어진 데다 올해 미국과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일제히 하향 조정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연말 시작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이 올 1월까지 이어지면서 한때는 1분기 성장률이 1%대에 그칠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왔습니다. 이 때문에 1분기 GDP가 경기 침체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죠.
 
그러면 어떻게 이런 극적인 전환이 가능했을까요? 경기 침체 위험은 사라지고 미국 경제는 다시 성장 가도를 달리게 될까요? 깜짝 성장의 내용을 뜯어보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성장률을 끌어올린 핵심 요인 두 가지는 무역수지 개선과 재고 증가입니다. 성장률 3.2% 가운데 순수출 부문이 1.03%포인트, 재고 증가는 0.65%포인트 기여했습니다. 무역과 재고 부문을 더하면 성장률 3.2%의 절반이 넘는 1.68%포인트나 됩니다.
 
무역수지 개선은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효과'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올해 3월 2일부터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어치에 추가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은 미·중 간 무역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연말 연초만 해도 협상이 깨져서 3월 2일에 대형 관세 폭탄이 터질 수 있다고 많은 사람이 예상했었습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기업들이 지난해 수입을 앞당겼고, 그 결과 올 1분기 수입량이 확 줄어든 것입니다. 수출은 3.7% 증가했고 수입은 같은 비중으로 감소했습니다.
 
특히 지난 2월 상품·서비스 무역수지 적자는 494억 달러로 전달보다 3.4% 줄면서 8개월 만에 최소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문제는 두 지표가 변동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무역수지 개선이나 재고 증가는 일시적인 측면이 있어서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나중엔 언제든지 반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연말까지 미국 경제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성장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많은 전문가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1분기 경제 성장의 또 다른 특징은 민간 소비가 식었다는 점입니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입니다.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소비지출이 신통치 않은 점은 큰 약점으로 작용합니다. 올 1분기 소비 지출은 1.2% 성장해 직전 분기(2.5%)의 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소비가 부진한데도 강한 성장세를 보인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이 때문에 미국 경제가 침체 위기에서 벗어나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보는 데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옐레나 슐야톄바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소비 지출이 약세이고 무역적자가 유동적이어서 1분기와 같은 성장이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선호하는 지표인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1.3%로, 2017년 이후 가장 낮게 나타났습니다. Fed가 눈여겨보는 인플레이션 목표치 2%에 훨씬 못 미칩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전문가들은 1분기 성장률이 수치상으로는 제법 괜찮았지만, 소비가 부진한 것을 우려합니다. 결국 올해 미국 경제가 계속해서 강하게 유지되느냐 아니냐는 미국 소비자들이 얼마나 지갑을 열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1분기 성장률은 1년 중 대체로 가장 낮습니다.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연휴가 있는 4분기 성장률이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그 직후인 1분기는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요. 1분기만 놓고 봤을 때 3.2% 성장률은 2015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표를 반겼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1분기 실질 GDP가 연이율로 3.2% 성장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썼습니다. 치적으로 내세우며 지지층 결집에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방송에 출연해 인플레이션이 계속 낮은 것을 들어 "Fed가 기준금리 인하를 위한 문을 열 수 있다”며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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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