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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은 안중에 없는 그들만의 싸움, 부끄럽지 않은가

낯뜨겁고 민망한 ‘폭력 국회’가 재연됐다. 욕설과 고성, 몸싸움이 난무하고 못을 뽑을 때 쓰는 속칭 ‘빠루’와 장도리 같은 연장도 등장했다. 지난 주말 열린 자유한국당의 장외 집회에선 ‘독재 타도’라는 구호까지 등장했다. 대화와 협치 대신 폭력과 투쟁의 폭주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정치판을 보는 국민들은 착잡하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원내대표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 선거제도 개편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에 지정키로 합의한 게 결국 엄청난 파장을 불렀다.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이를 밀어붙이는 쪽도, 막는 쪽도 국민의 이익이나 민생은 안중에 없다는 점이다. 오로지 자기 정당과 정파의 이해득실만 따질 뿐이다.
 
애당초 3개 안건은 서로 연계처리해야 할 성질의 법안도 아니다. 그런데도 공수처법의 제정을 강하게 주문하고 나선 청와대·민주당과, 표의 등가성과 비례성의 강화를 통해 현재의 양당 구도를 깨고자 하는 군소정당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연계 처리가 추진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공수처법은 알맹이에 해당하는 대통령 친인척과 국회의원이 기소 대상에서 빠지면서 ‘무늬만 공수처법’이 돼버렸고, 선거법도 비례성 강화라는 측면만 부각되면서 의원들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난수표 같은 법안을 만든 것이다.
 
공수처법이든, 선거법이든 최종적 정책 소비자이자 주권자인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는 내용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최대 공약수를 찾는 게 선행돼야 한다. 이 과정은 생략한 채 밀실에서 자기들 입맛대로 손질해 놓고,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한다고 밀어붙이려다 결국 폭력사태로 발전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한국당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적극적으로 타협안을 제시하지 않고, 기득권 지키기에만 급급하다 패스트트랙 지정이 코앞에 닥치니 육탄저지에 나섰다. 이러고도 제1 야당이란 말인가. 모두 무책임 정치의 극치다.
 
무엇보다 한동안 사라졌던 폭력 국회를 재연시킨 1차적 책임은 바른미래당 지도부에 있다. 김관영 원내대표와 지도부는 자기들 입맛대로 갈 길을 정해 놓고 이에 반대하는 의원에게 ‘당론 투표’임을 앞세워 찬성 투표를 강요했다. 이에 불응하자 다른 의원으로 대체하는 사보임이란 편법까지 동원해 당내 반발과 역풍을 불렀다. 독재·권위주의 정부 시절에나 있을 법한 전근대적이고 비민주적 발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상 유례없는 경제난으로 지금 국민들은 생업의 위기마저 느끼고 있다. 그런데 정치권은 국민의 상처를 보듬기는커녕 민생은 뒷전으로 내몰고 정파적 이해에 눈이 어두워 밀실 협상 법안 처리로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다. 지금이라도 여야는 냉정을 되찾아 머리를 맞대고 협상을 재개하기 바란다. 정파 이익이 아닌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는 이성적인 새 해법 도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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