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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화장실 써, 아베 특별하니까" 이랬던 트럼프 무역협상 뒤통수

“신조는 특별하니까.”
지난 2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화장실을 찾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말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에 자신이 사용하는 화장실로 안내하는 ‘특별 대우’를 해줬다는 것이다. 산케이 신문은 회담 동석자의 말을 인용해 미·일 정상 간의 친밀함을 설명하는 에피소드로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7일(미국 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 라운딩을 한 사진을 공개했다. 두 정상의 골프는 이번이 네번째다. [아베 총리 트위터 캡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7일(미국 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 라운딩을 한 사진을 공개했다. 두 정상의 골프는 이번이 네번째다. [아베 총리 트위터 캡처]

정상회담 이후 이어진 부부 동반 저녁 식사는 1시간 45분 동안 이어졌다. 만찬은 멜라니아 여사의 49세 생일 축하를 겸한 자리였다. 이들은 피아노 반주에 맞춰 생일 축하 노래도 불렀다.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恵) 여사는 지인에게 부탁해 기른 차와 찻잔 세트를 선물로 했고,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진주로 된 커프스단추를 선물했다.

 
두 정상은 27일 오전엔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도 함께 했다. 소문난 ‘골프광’인 두 사람이 함께 골프를 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의 5월 말 방일 일정도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 일왕 즉위가 미국인의 슈퍼볼 경기보다 일본인에게 있어서 100배 이상 중요하다”는 아베 총리의 설명을 듣고 “그러면 가겠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 때) 스모 경기를 관전한다. 우승자에게 트로피도 주겠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부부가 2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부부가 2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정상회담, 네 사람만의 만찬, 그리고 골프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10시간 이상을 함께 보내면서 북한 문제 대응, 경제, G20 오사카 정상회의, 세계정세 등 다양한 과제를 놓고 차분히 얘기할 수 있었다"는 글을 올렸다.   

 
두 정상은 이처럼 밀월관계를 한껏 과시했지만, 실제 무역협상이 주 의제로 다뤄진 정상회담에선 신경전을 벌였다. 
 
정상회담 시작 전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간 무역협상 타결 시점을 묻는 한 미국 기자 질문에 “상당히 빨리 나올 수 있다. (5월 말) 방일 때 (합의문에) 서명할지도 모른다”며 빠른 타결에 의욕을 보이면서다. 이제 막 시작 단계인 협상을 앞으로 한 달 남짓 만에 타결한다는 것은 일본 측에 있어서 예상 밖의 전개가 된다. 
 
미국 백악관에서 악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에서 악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최소한 7월 참의원 선거 이후로, 늦으면 내년 미국 대선 때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었던 아베 총리는 당황했다. 실제 아베 총리는 이 답변이 나온 직후 고개를 갸우뚱하며 얼굴을 찌푸렸다.

 
통역만 배석한 채 45분간 이뤄진 단독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5월 말 합의는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가. 그렇다면 협상 대표들에게 맡기자”며 슬쩍 넘어갔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 대해 아베 총리는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서로 윈윈하는 협상을 하자고 했다"는 말로 다소 모호하게 정리하는 것으로 넘어갔다. 
 
아사히 신문은 이날 1면 기사에서 “일본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예상 밖의 발언에 총리가 휘둘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상을 서둘러 타결하려는 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빨리 성과를 내보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과 무관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서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농업계의 요구를 일본 측에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미국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지난해 말 발효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수준으로 인하해 달라는 것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반면, 미국 측은 일본 자동차에 대한 관세 삭감 등 일본 측이 듣고 싶어 하는 내용은 전혀 거론하지 않고 있다. 미국이 희망하는 ‘빠른 합의’가 일본 측엔 독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일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 말대로 5월 말 합의가 이뤄지면 7월 참의원 선거에 영향을 미쳐 아베 총리가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미·일의 밀월 관계가 충분한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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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