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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뛰어넘는 아시아 크루즈 벨트 만든다”…롯데관광 백현 대표

 
지난 12일 서울 세종대로에 있는 롯데관광 사무실에서 백현 대표가 크루즈 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롯데관광개발]

지난 12일 서울 세종대로에 있는 롯데관광 사무실에서 백현 대표가 크루즈 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롯데관광개발]

 
 “남ㆍ북ㆍ러ㆍ일 잇는 세계 최대 크루즈 코스, 멀지 않았죠.”
 롯데관광개발 백현(56) 대표의 얘기다. 그는 크루즈 산업 불모지인 국내에 크루즈 관광 상품을 처음 도입한 개척자다. 백 대표는 크루즈 관광이란 용어도 생소했던 2010년 코스타 클래시카 호를 전세로 빌려 중국~한국~일본 코스에 첫 출항 했다. 당시 비행기도 아닌 크루즈를 통째로 빌려 운항한 건 세계에서도 이례적인 시도였다. 10년째 국내 크루즈 관광 산업에 공들이고 있는 백 대표를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무실에서 만나 크루즈 산업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들었다.
 
크루즈 관광 산업 성장 잠재력을 본 계기는.
“2008년 그리스 산토리니 섬을 찾았던 것이 크루즈 산업에 꽂힌 결정타였다. 인구 1만명, 면적 73㎢의 울릉도 크기의 작은 섬에 연간 관광객 수가 울릉도의 50만 명의 50배가 넘는 2500만 명에 달했다. 바다에 정박해 있는 거대한 크루즈를 보고 답을 찾았다. 삼면이 바다면서 아시아 거대 시장인 중국과 일본에 인접해 있는 우리나라에 승산이 있는 분야라고 판단했다.”
 
전세 선을 도입해 크루즈 관광을 시작했다.
“5만 3000t급 클래시카 호를 차터(전세 계약)해 상하이와 일본, 부산을 경유하는 상품을 선보였다. 차터는운영 리스의 일종으로 주로 선박이나 항공기 등을 임대하며 중도 해약이 가능하다. 이후 중국과 일본 관광회사가 차터 방식을 벤치마킹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 전반에 크루즈 수요가 커졌다.”
 
21일 속초항국제크루즈터미널에서 열린 10만톤급 대형크루즈 코스타 포츄나호 출항기념행사에서 주요 내빈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백현 롯데관광 사장, 지암 바티스타 만치니 코스타 포츄나호 선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김철수 속초시장. 2018.9.21/뉴스1

21일 속초항국제크루즈터미널에서 열린 10만톤급 대형크루즈 코스타 포츄나호 출항기념행사에서 주요 내빈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백현 롯데관광 사장, 지암 바티스타 만치니 코스타 포츄나호 선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김철수 속초시장. 2018.9.21/뉴스1

 
2009년 한국을 찾은 관광객 수는 780만 명이었으며 그 중 크루즈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관광) 시장 규모는 6만 명(1%)에 불과했다. 하지만 전세선 운항 이후 2016년 방한 관광객 1720만 명 가운데 크루즈 인바운드 관광객 수는 195만명(11%)으로 급성장했다.  
 
국내 크루즈 산업을 정착시키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매 순간이 위기였다. 관광은 경제 상황과 외부 요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업종 중 하나다. 국내 크루즈 관광 도입 이듬해인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났다. 2014년엔 세월호 사고, 2015년엔 메르스 사태,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슈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무엇보다 대형 크루즈 선박을 정박시킬 항구와 같은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했다. 2012년엔 길이 230m의 크루즈가 인천항에 들어오다 배 측면이 찢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인프라 구축을 위해 청와대와 국회에서 크루즈 산업의 중요성을 브리핑하고 인천과 제주, 속초 등지를 돌면서 크루즈항 건설을 호소했다.”  
 
그 성과 중 하나로 지난 26일엔 인천항에 크루즈 전용 터미널이 문을 열었다. 280억원의 총사업비가 들어간 인천크루즈터미널은 세계에서 가장 큰 22만5000t급 크루즈선을 수용할 수 있는 부두를 갖췄다. 이에 맞춰 백 대표는 개장일 인천을 출항해 중국ㆍ인천ㆍ부산을 방문하는 크루즈선을 띄웠다. 이 배에는 해양수산부 관광 지원 사업인 ‘크루즈체험단’ 사업에 선정된 120명을 포함해 국내 관광객 3000여 명이 탑승했다.  
 
롯데관광은 올해 4~5월과 하반기에 걸쳐 총 5회 전세 크루즈를 운영한다. 사진은 크루즈 여행에서 이용할 11만t급 코스타 세레나호. [사진 롯데관광]

롯데관광은 올해 4~5월과 하반기에 걸쳐 총 5회 전세 크루즈를 운영한다. 사진은 크루즈 여행에서 이용할 11만t급 코스타 세레나호. [사진 롯데관광]

 
인천 터미널 오픈으로 국내 크루즈 산업은 도약기를 맞았다.
“하지만 인천크루즈터미널로 이어지는 대중교통망이 여전히 전무하다. 대중교통 여건이 개선되고 주변 환경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 외국 관광객이 현지 체류 시간을 더 늘릴 수 있도록 관광 인프라도 함께 개선돼야 한다. 또 국적 선사가 생기고 모항의 기능을 위해선 현재 5만 명에 불과한 국내 크루즈 여행객이 10만 이상은 돼야 한다.”
 
 - 크루즈 여행의 매력은.  
“기존 여행 상품에 있어 이동 시간은 허비의 개념이다. 하지만 크루즈 여행은 다채로운 부대시설과 공연을 이동 시간에 즐길 수 있다. 비싸다는 인식이 있지만, 숙식을 포함한 모든 비용이 포함돼 있다.”
 
Crown Princess in Glacier Bay, Alaska

Crown Princess in Glacier Bay, Alaska

 
다음 목표는.
“북한 원산항이다. 강원도 속초와 북한 원산항,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일본 홋카이도를 오가는 크루즈 벨트를 개발한다면 동해는 카리브 해나 지중해 못지않은 세계적 크루즈 시장이 될 수 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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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