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산적 통행료" 원성 자자했던 천은사 입장료 사라진다

지리산 천은사로 향하는 지방도로 한켠에 위치한 천은사 매표소. [사진 환경부 제공]

지리산 천은사로 향하는 지방도로 한켠에 위치한 천은사 매표소. [사진 환경부 제공]

지리산 노고단에 오르는 길목인 천은사 앞길이 29일부터 무료로 개방된다. 

 
환경부는 28일 “29일 오전 11시부터 지리산 천은사의 공원문화유산지구 입장료를 폐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문화재청‧전라남도‧천은사 등 8개 기관은 29일 오전 11시 협약식 직후 천은사 공원문화유산지구 입장료 1600원을 폐지하기로 했다.

  
1600원 받던 '지리산 3대 사찰' 앞길, 이젠 0원
지리산 천은사 전경 [사진 천은사 홈페이지]

지리산 천은사 전경 [사진 천은사 홈페이지]

천은사는 조계종 소속 화엄사 아래 있는 절로, 화엄사, 쌍계사와 함께 지리산 3대 사찰로 꼽히는 곳이다. 

 
천은사는 1987년부터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관람료를 지리산국립공원 입장료와 함께 매표소에서 징수해왔다. 
 
하지만, 천은사 매표소는 절 바로 앞이 아닌, 1㎞여 떨어진 지방도로 옆에 있다. 이 길은 천은사와 상관없이 지리산 노고단에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나야 하는 길이다. 
 
매표소를 지나 그대로 직진하면 노고단, 중간에 왼쪽으로 꺾어 들어가야 절이 나오기 때문에 노고단을 찾는 등산객들은 절을 찾지 않더라도 국립공원 입장료와 문화재관람료를 내고 매표소를 지나야 했다. 
 
“산적 통행료 막아달라” 청와대 청원까지  
 지리산 천은사 인근 지도. 매표소에서 한참을 걸어올라간 뒤 왼쪽으로 꺾어들어가면 천은사, 그대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지리산 노고단 방향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현재 저수지 동쪽의 탐방로를 정비하고, 저수지 서쪽으로는 탐방로를 새로 낼 예정이다. [네이버 지도 캡쳐]

지리산 천은사 인근 지도. 매표소에서 한참을 걸어올라간 뒤 왼쪽으로 꺾어들어가면 천은사, 그대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지리산 노고단 방향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현재 저수지 동쪽의 탐방로를 정비하고, 저수지 서쪽으로는 탐방로를 새로 낼 예정이다. [네이버 지도 캡쳐]

2007년부터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됐지만, 천은사는 국립공원 내의 '공원문화유산지구'라는 이유로 절 방문 여부와 상관없이 매표소를 통과하는 탐방객 모두에게 입장료를 받아왔다. 
 
차를 타고 지방도로를 지나는 경우에도 인당 1600원씩을 꼬박꼬박 내야 했다. 탐방객들의 원성이 자자했지만, 천은사 측은 “매표소 일대 지방도를 포함하는 땅까지가 모두 천은사 소유기 때문에, 단순 통행세가 아니라 문화재 관람료 및 토지 관리 비용”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2000년 참여연대가 낸 '부당이득 반환 청구소송'과 2013년 73명이 "관람할 의사가 없는 사람에게 관람료를 내야만 통행할 수 있게 한 것은 불법"이라며 낸 집단 소송 모두 천은사 측이 패소했지만, 관람료는 지금까지도 사라지지 않았다.

 
이에 청와대 게시판에는 “등산객들을 상대로 통행세를 뜯는 산적 단속법을 제정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오는 등 등산객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절 옆길 땅은 도가 매입, 공단은 탐방로 조성
지리산 천은사 입장권. 중앙포토

지리산 천은사 입장권. 중앙포토

논란이 커지자 환경부‧문화재청‧전라남도가 모두 천은사 측과 협상에 나섰다. 
 
지리산으로 향하는 지방도로가 포함된 땅은 전라남도가 사들이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새 탐방로 조성 및 인근 시설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자연공원법상 지리산국립공원 지원계획으로 ‘천은사 인근 인프라 개선’을 준비해왔는데, 이번 관람료 폐지와 맞물리게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은 “사찰이 갖고 있는 땅은 돈을 많이 준다고 팔진 않는다. 이번엔 천은사‧화엄사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줘서 해결이 됐다”며 “지리산 탐방객이 많고, 사찰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도 생각해 많이 양보해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천은사 대타협’으로 지리산 탐방객들의 길은 무료로 열렸지만, 아직도 '봉이 김선달'식 관람료는 전국에 산재해있다. 

 
천은사를 제외하고 현재 전국적으로 국립공원 내 사찰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받는 곳은 25곳에 이른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의 윤주옥 사무국장은 "단순히 '관람료 폐지'가 아니라, 그간의 입장료 부당징수에 대한 반성과 사과가 핵심"이라며 "지원계획 등도 타당성과 쓰임새를 공개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