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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VS 지성규…닮은꼴 ‘해외통’ 은행장, ‘디지털 본색’은 달랐다

진옥동(58) 신한은행장과 지성규(56) KEB하나은행장. 취임한 지 한 달 여 된 두 신임 은행장이 보폭을 넓히고 있다. 두 행장은 '해외통'이란 점이 닮은꼴이다. 똑같이 디지털과 글로벌의 깃발을 내걸고 서로 추구하는 노선은 다르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왼쪽)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오른쪽).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왼쪽)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오른쪽).

디지털 인력, 충원 VS 육성
 
“과거 은행원은 상경계 출신을 뽑아 전환배치로 정보기술(IT) 인력을 양성했습니다. 저기 계신 (신한은행) 디지털 부문장도 상경계에서 와서 IT를 배웠죠. 본인의 IT 능력보다 인사이동에 의해 (디지털) 부문장까지 되신 겁니다.”
 
지난달 26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갑자기 서춘석 부행장(디지털그룹장)을 손으로 가리키자 현장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어 진 행장은 “앞으로는 IT 인력을 뽑아서 영업사원으로 써야 한다”며 “그 정도 발상의 전환이 되지 않으면 진정한 디지털 기업으로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진 행장의 말이 현실화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난 25일 신한은행이 발표한 상반기 채용 계획엔 이전엔 없던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인력의 수시채용이 포함됐다. 디지털·ICT 분야는 코딩 능력을 평가하는 실습 전형이 핵심 관문이다. “학력보다는 직무역량을 보기 위해서”라는 게 신한은행의 설명이다.
 
신한은행은 전국 영업점에 태블릿PC를 이용한 디지털창구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진 신한은행]

신한은행은 전국 영업점에 태블릿PC를 이용한 디지털창구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진 신한은행]

상반기 은행채용을 총괄하는 팀장도 인공지능(AI) 사업을 추진해온 ICT 출신 전문가에 맡겼다. 인적 변화를 통해 은행 체질을 ICT 중심으로 확 바꿔 놓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취임할 때부터 디지털을 외친 건 지성규 하나은행장도 마찬가지다. 그의 취임 일성은 “디지털 기반 정보회사로 변모하겠다”였다. 지 행장은 내부 직원들에게 하나은행을 ‘우리 은행’이 아닌 ‘우리 회사’라고 칭한다. 기존의 ‘은행’ 테두리를 벗어나는 사고의 전환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지 행장이 우선으로 내세운 목표는 은행 직원 1만3000명 중 최소 2000명은 코딩을 할 수 있는 인력으로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지 행장은 “디지털 전환을 가장 잘 하는 싱가포르 DBS은행은 IT 인력이 25%를 차지한다”며 “그대로 하려면 IT 인력이 3000명 이상 돼야 하지만 우선 2000명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한다. 새로운 IT 인력 충원에 방점을 둔 신한은행과 달리 기존 은행원의 IT 인력화에 무게를 뒀다.  
 
[직원들과 치맥 함께하는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사진 하나은행]

[직원들과 치맥 함께하는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사진 하나은행]

지 행장의 전략엔 은행 지점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존 인력을 재교육을 통해 활용해야 한다는 시각이 담겨있다. 하나은행이 직원별 전공과 부전공을 정하도록 한 것도 맞물려 있다. 예컨대 ‘전공 기업영업, 부전공은 디지털’로 정해서 언제든지 업무 전환이 가능하도록 준비시킨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공략, 기축통화 지역 VS 신남방
 
두 행장은 각 은행에서 손꼽히는 해외통이다. 진옥동 행장은 일본에서 19년, 지성규 행장은 중국에서 16년 넘게 근무했다. 은행 경력 중 절반이 해외 근무라는 점은 같다. 다만 일본과 중국이란 지역의 차이는 글로벌 전략에서도 드러난다.
 
'일본통' 진 행장은 기축통화 지역을 강조한다. 그가 설립 작업을 주도했던 SBJ(신한뱅크재팬)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 2500억 엔을 신한은행에 조달하며 든든한 외화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SBJ는 신한금융그룹 글로벌 자산의 25%를 차지하는 거점이 됐다. 진 행장은 “한국의 통화 변동 리스크를 고려하면 미국·일본 같은 기축통화 지역에 똘똘한 채널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생각 같아서는 인수합병(M&A)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중국통' 지 행장이 중국에 이어 공들이는 지역은 신남방 국가(인도+아세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이 모바일 메신저 기업 라인의 자회사 라인파이낸셜아시아와 손잡고 준비 중인 ‘라인뱅크’가 신남방 공략의 선두주자다.
 
라인뱅크는 현지 금융당국 승인이 나는 대로 인도네시아 최초의 모바일 은행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지 행장은 “섬이 많고 은행 접근성이 떨어지는 인도네시아는 모바일 은행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말레이시아 등 다른 신남방 국가에서도 라인뱅크에 관심을 보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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