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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버스기사 대기 시간은 온전한 휴식 아냐…과로 인한 사망 인정"

[중앙포토]

[중앙포토]

19일 동안 쉬는 날 없이 연속으로 일하다 사망한 전세 버스 운전기사에게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전세 버스 운전기사 김모(사망 당시 61세)씨는 2015년 10월 4일 아침 출근한 뒤 버스에 주유와 세차를 하다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하다 쓰러졌다. 김씨는 쓰러진 당일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숨졌다.  
 
김씨의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신청했지만 2016년 근로복지공단은 "사망 직전 업무량이 늘긴 했지만, 전세 버스 운전은 자율성이 높고 업무 강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유족급여를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씨 유족은 소송을 냈다.  

 
1ㆍ2심, "19일간 쉼 없이 운전, 만성 과로 아니다"
김씨는 사망 직전 19일간 휴무 없이 계속 차량을 운행했다. 당시는 메르스 유행 때문에 관광수요가 주춤했다가 다시 체험학습ㆍ관광 등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는 시기였다. 김씨도 2015년 6월부터 두 달간은 일을 쉬다 다시 일거리가 많아지자 버스 운전에 투입됐고, 19일간 휴일 없이 일한 것이다. 김씨는 사망 직전 4주간 주당 평균 47시간 7분을 일했다. 사망 전 1주일간은 총 72시간을 일했다.  
 
하지만 1심과 2심은 이 업무시간 증대가 바로 단기간ㆍ만성 과로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씨가 사망하기 직전 1주일간 일한 72시간에서 대기시간을 빼면 38시간 25분이었다. 사망 직전 2주일 전부터 일주일간 대기시간을 뺀 김씨의 업무시간은 30시간 38분으로 사망 전 업무량이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씨에게 장시간 대기시간이 있었던 점도 피로가 누적됐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로 꼽았다.      

 
대법원, "차량 내 휴식, ‘온전한 휴게시간’ 아냐"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김씨에게 주어진 휴게시간이 ‘온전한 휴게시간’이 아니라고 봤다. 김씨는 전세 버스를 운전하며 외부관광지 등 일정하지 않은 곳에서 대기했고, 이런 대기시간에는 휴게실 등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김씨는 휴게시간 대부분을 차량에 있거나 주차장에서 관광객들을 기다려야 했다. 19일 동안 휴무 없이 근무한 점도 고려됐다. 버스 운전기사는 승객들의 안전 및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 긴장하고 집중해야 하는데, 제대로 된 휴식 없이 근무 시간이 늘어나 육체적ㆍ정신적 피로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사망 전날 김씨가 평소 운행하던 전세 버스가 아닌 셔틀버스 운전을 담당한 점도 김씨의 피로도를 높였다고 인정했다. 셔틀버스 운행 구간은 커브 구간이 있는 산지로 운전에 상당한 집중력이 요구됐다. 또 김씨는 사망 전날 야간근무 3시간 30분을 포함해 15시간 넘게 운전했다. 재판부는 이런 운전 업무로 단기간에 쌓인 과로와 스트레스로 김씨의 급성심근경색이 유발 또는 악화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1일 "김씨 사망과 업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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