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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 네발 동물은 상처입혀야"…묻지마 흉기 휘두른 50대 조현병 환자

[중앙포토ㆍ연합뉴스]

[중앙포토ㆍ연합뉴스]

지난해 10월 25일 A씨(59)는 흉기를 들고 집을 나섰다. 인천시 동구 자택으로부터 50m 거리인 공원에 이른 A씨는 오전 11시40분쯤 공원 앞 도로를 지나가던 B씨(67)를 발견했다. 그는 B씨에게 다가가 소지하고 있던 흉기로 B씨의 목덜미를 수차례 찔렀다. B씨는 많은 양의 피를 흘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두리번거리던 A씨는 근처에서 유치원생을 인솔하던 여교사(37)에게 다가가 흉기로 그의 얼굴을 한차례 찔렀다.
 
피해 교사 직장동료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낮 12시23분쯤 인근 길거리에서 A씨를 체포했다. 피해 교사에 따르면 A씨는 아무 이유 없이 앞에 가던 B씨를 찌르고 교사에게 다가와 흉기를 휘둘렀다. A씨는 B씨는 물론 여교사와도 모르는 사이였다. B씨는 척추 동맥 손상 등 상해를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얼굴 왼쪽 부위를 1.5cm 찢긴 여교사는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두 발로 걷는 사람이나 네발로 기어 다니는 동물은 상처입혀야 한다"라며 횡설수설했다.
 
10년 이상 치료받은 조현병 환자 
27일 경찰에 따르면 A씨는 10년 이상 여러 병원을 거치며 치료를 받은 조현병 환자였다. 고위험성 정신질환자로 2005년 초부터 2016년 9월쯤까지 정신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반복했다. 2016년 9월 23일부터는 인천 한 정신병원 산하 정신요양시설에 자의로 입소했다. 앞서 A씨는 2002년 책가방을 메고 등교하던 학생(15)을 보고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진다는 이유로 부엌칼 칼자루로 머리를 때려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정신요양시설에서 A씨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투약 관리를 받았다. 직업 재활도 시작했다. 정신요양시설에서 인천시 내 장애인 보호 작업장으로 출퇴근하며 급여도 받았다. 담당 사회복지사에 따르면 A씨는 조용했으며 시설에 머무는 동안 특별히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었다.
 
지난해 5월 A씨는 퇴소 의사를 밝혔다. A씨는 "형이 자신이 일하는 장애인 보호 작업장 근처에 원룸을 얻어줬으니 거기서 지내면 된다"고 말했다. A씨의 형은 A씨의 입 퇴소를 모두 책임진 유일한 가족이었다. A씨 담당 사회복지사에 따르면 A씨가 자진 입소했기 때문에 퇴소를 막을 수 없었다고 한다. A씨는 퇴소 당시 증상이 나쁘지 않았다.
 
퇴소 후 장애인 직업 보호작업장에 다니던 A씨의 증상은 급격히 나빠졌다. 사회복지사들이 방문했을 때 A씨는 정신과 약을 제때 투약하지 않고 있었다. 직업 재활도 본인이 그만뒀다. A씨를 만난 사회복지사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2일 A씨는 식사를 거의 하지 않고 있었고 위생상태도 불량했다.
충남 공주치료감호소 전경.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공주치료감호소 전경. 프리랜서 김성태

 
그 후 3개월이 지나 B씨와 유치원 여교사에 대한 A씨의 무차별 공격이 가해진 것이다. 경찰은 A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했다.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A씨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공주치료감호소에서 한달간 치료를 받은 뒤 구치소에 수감됐다. A씨는 성인 재범 위험성 평가도구 평가에서 중간 수준 재범 위험성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그의 교육수준, 혼인상태, 학령기 문제행동, 반사회적 성향에 대한 평가 등이 반영될 경우 재범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문가 소견이 더해졌다.
 
"강제입원 시키고 싶었지만 절차 까다로워져" 
A씨의 형은 경찰에 "동생이 정기적 투약 등 관리를 받도록 강제입원을 시키고 싶은데 정신보건법이 개정되면서 그러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은 정신질환자의 인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을 거쳐 2017년 6월 시행됐다. 개정 이후 입원 연장 여부 판단 주기를 단축하는 등 강제입원 절차가 까다로워졌다.
 
전준희 화성시 정신건강복지센터장은 "A씨가 살해를 하라는 지시적 환청 들었을 것으로 의심된다"라며 "A씨가 제때 행정입원을 했다면 사태를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입원은 자ㆍ타해 위협 가능성 높아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정신건강전문요원 자문과 지자체장 승인을 거쳐 입원시키는 방식이다.
 
징역10년에 20년 위치추적장치 부착 명령 
인천지방법원은 지난 18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B씨를 찌른 A씨 행위를 살인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살인미수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묻지마 범죄는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어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면서도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은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인천=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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