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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1년 10개월 간 산불재난 방송 없었다'..국민안전처 통합이후 재난관리 허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구축·운영하는 재난방송온라인시스템(EDBS)이 산불재난 발생시 2017년 7월 이후 1년 10개월 동안 한 번도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강원도 고성·강릉 등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을 때도 이 시스템은 가동되지 않았다. 각 방송사가 재난방송을 뒤늦게 하게 된 데는 이 시스템이 제 역할을 못 한 것도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의 한 야산이 산불로 대부분 소실돼 시커멓게 보인다. 장진영 기자

지난 7일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의 한 야산이 산불로 대부분 소실돼 시커멓게 보인다. 장진영 기자

28일 방통위와 행정안전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윤상직(자유한국당) 의원실 등에 따르면 과기부와 방통위는 이 시스템을 2006년부터 가동 중이다. 현행 규정(방송통신발전기본법 등)에 따르면 호우·태풍·지진·산불 등 재난 발생 시 과기부·방통위·행정안전부·기상청 등 4개 부처를 통해 재난방송을 요청할 수 있다. 방통위는 이들 부처에서 재난 상황을 받아 방송사에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하지만 행정안전부 등에 확인 결과 2017년 7월 국민안전처가 행정안전부(재난안전관리본부)에 통합된 이후 산불재난 방송요청은 없었다.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2014년 말 출범한 국민안전처는 문재인 정부 초기에 통폐합됐다. 2017년 6월 1일 밤 서울 수락산에서 산불이 났을 때에도 국민안전처가 재난방송온라인시스템을 이용해 각 방송사에 요청했다. 그해 6월 5일 수도권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했을 때 국민안전처가 이 시스템을 이용한 게 마지막이었다. 이후 산불재난방송이 없었지만, 이를 지적하는 기관은 없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국민안전처가 편입된 이후 산불재난 방송 요청이 한번도 없었던 것은 맞다"며 "왜 그런 건 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국민안전처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산불 등 재난 관리는 철저히 하고 있어 문제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4일 강원도에 대형 산불이 발생했을 때도 이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는 "산불 주관 부처인 산림청이 요청하지 않아 방통위에 전달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는 산림청의 요청이 없더라도 독자적 판단으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고성 등 강원도 곳곳에 대형 산불이 잇달아 발생해 경황이 없던 데다 산불 상황을 관계 부처에 수시로 알렸기 때문에 시스템 사용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산림청은 지금까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재난방송을 요청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산불을 계기로 재난방송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 필요성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KBS 화면 캡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산불을 계기로 재난방송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 필요성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KBS 화면 캡처]

 
산림청은 지난 4일 오후 9시 45분에 KBS·YTN 등 주요 방송사에 문자시스템으로 ‘강원도 산불 발생지역, 투입 인원·장비’ 등의 내용을 처음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형화재로 커진 지 2시간이 넘어서였다. 산림청은 이어 이날 오후 10시 45분에는 ‘강원도 지역에 산불재난 국가위기 경보 최고 수준인 ‘심각 상황 발령' 사실을 YTN에 전화로 알렸다고 했다. 
 
방통위도 자체 판단으로 이 시스템을 이용해 재난방송을 할 수 있다. 방통위가 각 방송사에 재난 방송을 요청한 시간은 지난 5일 오전 1시 10분으로, MBC가 처음 자막정보를 송출한 4일 오후 7시 54분보다 5시간 30분 정도 늦었다.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인 KBS보다도 4시간 늦게 방송을 요청했다. 방통위는 카카오톡으로 이 메시지를 전했다.  
     <강원 산불 화재 당시 자막방송 전송 및 송출현황 분석>
구분방통위의 재난방송 요청시간방송사 자막정보 송출시간
KBS4월5일 01:104월4일 21:10
MBC4월 5일 01:104월4일 19:54
SBS4월 5일 01:104월 4일 20:32
EBS4월 5일 01:104월 5일 11:28
 * 자료: 방송통신위원회(윤상직 의원실)     

 
방통위 측은 “재난 주관 기관의 요청이 없어 늦어진 것”이라며 “산불 재난 등 다양한 재난이 발생했을 때 효율적인 전파와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 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인하대 하주용 교수(언론정보학)는 "산불 재난방송 요청이 장기간 이뤄지지 않았고 이번 산불에서도 같은 상황이었다면 심각한 문제"라며 "이런 허점이 생긴 이유를 철저히 조사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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