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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생산 30% 줄어들 중국 ‘단백질 블랙홀’ 된다

[SPECIAL REPORT] 아프리카돼지열병, 한국은 무풍지대?
저스틴 셰라드

저스틴 셰라드

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 사육국이자 소비국이다. 지난해 이곳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급습했다. 세계가 돼지파동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앙SUNDAY는 세계 최대 축협인 네덜란드 라보뱅크의 리서치 헤드 겸 글로벌투자전략가인 저스틴 셰라드와 전화로 긴급히 인터뷰했다. 그는 돼지고기뿐 아니라 소·닭·양고기 등 ‘세계 동물성 단백질 시장’의 전문가다.
 
서방이 보는 중국 피해 상황은 어느 정도인가.
“ASF 바이러스가 지난해 8월 중국 본토에 전염됐다. 1억5000만~2억 마리가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연간 돼지고기 생산량 가운데 30% 정도가 줄어들 전망이다.”
 
손실 규모가 선뜻 감이 잡히지 않는다.
“중국 돼지고기 생산량 30% 감소는 미국이 한 해 생산하는 돼지고기보다 30% 정도 많은 규모다. 또 유럽이 한 해 생산하는 양과 거의 같다.”
 
중국의 살처분 규모는 크지 않던데.
“중국의 부정확한 데이터는 글로벌 시장 차원에서도 문제다. 시장이 피해를 정확하게 반영해야 가능한 한 빠르게 가격이 정상화하는데, 중국의 정확하지 않은 데이터가 가격 기능의 정상화를 가로막고 있다.”
 
독일 발슈테트 수의사들이 ASF 바이러스 대비 훈련으로 멧돼지 사체를 조사하고 있다(아래 사진). [dpa=연합뉴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독일 발슈테트 수의사들이 ASF 바이러스 대비 훈련으로 멧돼지 사체를 조사하고 있다(아래 사진). [dpa=연합뉴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고기가 돼지고기 아닌가.
“그들이 돼지고기를 좋아하더라도, 가능하다면 다른 동물성 단백질로 부족분을 메울 수는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돼지고기 공급 감소량은 닭고기나 양고기, 물고기 등으로 벌충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중국은 올해 동물성 단백질 1000만t이 부족할 전망이다.”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면 안 되는가.
“작년까지 중국이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 많은 돼지고기를 사들이기는 했다. 하지만 ASF 바이러스 때문에 글로벌 돼지고기 시장이 파편화하고 있다.”
 
무슨 말인가.
“ASF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각국이 수입을 제한하고 수출도 꺼리고 있다. 그 이유는 자국이 부족 사태를 겪을 수 있어서다.”
 
글로벌 돼지고기 값이 급등할 듯하다.
“가격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 ASF 바이러스 때문에 돼지고기 수입과 수출이 위축되고 있다. 자국 내에서 생산해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해질 전망이다. 가격이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ASF 바이러스가 중국 본토에만 머물고 있는가.
“아니다. 최근 베트남으로 전염됐다. 베트남 돼지고기 생산량이 10%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또 캄보디아에도 ASF 바이러스가 퍼졌다. 다른 동남아 국가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유럽 상황은 어떤가.
“벨기에에서 발병했다. 독일로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독일은 유럽의 메이저 돼지고기 생산국이다. 독일은 자국으로 전염을 막기 위해 동유럽 등 주변 나라에 방역 설비와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독일 사수가 오래 갈까.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조만간 방역망이 뚫릴 가능성이 크다.”
 
중국 돼지파동이 얼마나 이어질까.
“중국의 돼지고기 공급량은 단기간 안에 회복하지 못할 듯하다. 그 바람에 중국이 소고기와 닭고기 등 다른 동물성 단백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전망이다. 단기적으로 세계 동물성 단백질 시장이 요동칠 것이다. 글로벌 고기 가격이 껑충 뛸 가능성이 엿보인다. 또 중국인들은 장기적으로 돼지고기 대신 다른 고기를 먹게 될 수도 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저스틴 셰라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에서 응용과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2년부터 라보뱅크에서 농축산물 리서치 부문을 이끌고 있다. 세계 축산물 생산과 유통 과정을 20여년 동안 연구해왔다. 세계자연기금(WWF) 등 비영리 국제기구에 재생 가능한 식량생산 등을 자문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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