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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루부터 고소ㆍ고발 거쳐 공성전까지…갈 데 까지 간 국회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 만큼 기상천외한 하루였다. 26일 밤 9시 20분쯤 특위 위원장들의 경호권 발동에 이어 사법개혁특위가 열렸다. 여야 의원들은 사보임의 적법 여부 등을 놓고 말싸움만 벌였다. 앞서 오전에는 국회 본청에 노루발못뽑이, 일명 ‘빠루’와 쇠망치가 등장하더니 고소ㆍ고발이 온종일 이어졌고 “복부를 가격당했다”는 의원들의 피해 주장도 잇달았다. 전날 특위 사보임이 팩스로 접수되더니 이날은 법안 발의가 헌정 사상 처음 온라인에서 진행됐다.
 
◇회의장 바꾸고 경호권 발동 뒤 열린 사개특위=이날 오후 9시쯤 더불어민주당 소속 사개특위 의원들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장에 모였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스크럼을 짜고 2층 사개특위 회의장을 막아서자 기습적으로 회의장을 바꾼 것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뒤늦게 5층 회의장으로 향했고, 여야 의원들은 마주 앉아 거친 설전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의 저지로 표결 가능성이 적어지자 전날 사개특위 위원에 보임된 바른미래당 임재훈 의원은 “오늘은 회의를 못할 것 같다”며 자리를 떠났다. 같은 처지이던 채이배 의원 자리엔 전날 강제 사임된 같은 당 오신환 의원이 앉았고, 그 뒤에 유승민 의원 등이 서 있었다. 개의 사실을 뒤늦게 알고 회의장으로 향하던 채 의원은 하릴 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사개특위 위원인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도 지역구인 전남 목포에 가려고 용산역에서 KTX를 기다리다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우여곡절끝에 회의는 열었지만 아무 소득 없는 해프닝으로 끝난 것이다. 정개특위는 개회도 않은 채 신경전만 벌이면서 시간을 보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의안과 앞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노루발못뽑이(일명 '빠루')를 들고나오고 있다. 김정재 의원은 "어제 7층 의안과의 문을 부수기 위해 민주당인지 경호과인지로부터 뺏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의안과 앞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노루발못뽑이(일명 '빠루')를 들고나오고 있다. 김정재 의원은 "어제 7층 의안과의 문을 부수기 위해 민주당인지 경호과인지로부터 뺏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빠루’로 시작해 고소ㆍ고발전으로 비화=이날 국회는 ‘빠루 논쟁’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오전 8시 의원총회에 ‘빠루’를 들고 나타났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이 점거하고 있던) 7층 의안과 문을 부수려 쇠망치는 민주당이 준비해왔고 빠루는 민주당 요청으로 방호과에서 전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국회의장의 경호권 발동 등 적법 절차에 따라 방호과 직원들이 도구를 사용한 것으로 민주당 당직자와는 일절 관계가 없다”는 문자를 보냈다. 논란이 확대되자 국회 사무처는 “소속 경위들이 사무실을 열기 위해 사용했다”고 밝혔다.
 
상대편으로부터 얻어맞았다는 하소연도 이어졌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손이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며 자신의 손을 들어 보였다. 같은 당 이재정 의원은 밟혀서 퉁퉁 부은 자신의 발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김승희 한국당 의원은 몸싸움을 벌이다 갈비뼈가 부러져 입원했다. 충돌 과정에서 목을 다쳐 보호대를 하고 다시 나타난 같은 당 최연혜 의원은 “복부도 가격당했다”고 주장했다.
 
김경협, 박완주,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국회 의안과 앞에서 학교급식 부가세 영구면제 법안을 제출하려다 선거제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추진 저지 농성 중인 자유한국당 의원 및 보좌관들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뉴스1]

김경협, 박완주,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국회 의안과 앞에서 학교급식 부가세 영구면제 법안을 제출하려다 선거제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추진 저지 농성 중인 자유한국당 의원 및 보좌관들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뉴스1]

 
고소ㆍ고발도 이어졌다. 민주당은 ‘국회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이나 그 부근에서 폭력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국회법 165조 등을 들어 나 원내대표를 비롯해 강효상ㆍ이만희ㆍ민경욱ㆍ장제원ㆍ정진석ㆍ정유섭ㆍ윤상현ㆍ이주영ㆍ김태흠ㆍ김학용ㆍ이장우ㆍ최연혜ㆍ정태옥ㆍ이은재ㆍ곽상도ㆍ김명연ㆍ송언석 등 한국당 의원 18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한국당도 가만있지 않았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의 대규모 고발에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전부 다 잡아가서 마음대로 해보라’는 결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임이자 의원은 대검찰청을 찾아 문희상 국회의장에 대해 성추행 혐의로 고소장을 냈다. 전날 저혈당 쇼크 등으로 여의도성모병원에 입원한 문 의장은 이날 서울대병원으로 옮겼다. 박수현 비서실장은 “병원 측으로부터 수술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초유의 전자 발의 후 재충돌=이날 오후 4시30분쯤 민주당 김경협ㆍ박완주ㆍ신경민 의원 등이 법안을 들고 7층 의사과에 등장하자 대기 중이던 한국당과 보좌진들이 술렁였다. 김 의원이 “학교 급식 민생법안”이라고 하자 한국당 보좌관들이 “꼼수 부리지 마라. 법안 확인하자”고 맞섰다. 양측이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검ㆍ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안 발의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 개정안은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선거제와 공수처 설치, 수사권 조정 등을 위해 패스트트랙에 올릴 법안 4건 중 유일하게 발의하지 못한 상태였다. 한국당은 형소법 개정안 발의를 막기 위해 24일 밤부터 40시간 가까이 국회 의안과를 점거했다. 개정안 발의는 의원들에게도 낯선 전자 입법발의시스템을 통해 진행됐다. 이철희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처음 사용한 제도라 사무처도 작동법을 잘 몰랐기 때문에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한국당은 처음엔 “의안 관련 서류를 직접 접수해야 한다”고 항의하다 곧 발의 사실을 인정했다. 동시에 의안과 점거도 풀었다. 이후 한국당 의원들과 보좌진,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로텐더홀로 이동해 항의 집회를 이어갔다. 국회 본관 7층 의안과를 둘러싼 여야 대치는 이때부터 특위 회의장을 둘러싼 공성전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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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퇴 없는 강 대 강 대치=당분간 정국은 완전히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2011년 한미 FTA 충돌이후 8년만 벌어진 대규모 여야 충돌이라 양측 모두 감정이 격앙된 상태다. 그러잖아도 내년 4월 총선까지 사사건건 여야가 부딪칠 거란 전망이 많았다. 충청권의 한 민주당 의원은 “5월 8일 민주당의 새 원내대표 선출이 분위기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지만, 그 또한 오래 못 갈 거다.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다 내년 총선은 사생 결단의 장이 돼 버릴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권호ㆍ윤성민ㆍ임성빈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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