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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폼페이오도 교체해라' 김영철 바꾼 김정은 메시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해 5월 뉴욕에서 만나 고위급회담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해 5월 뉴욕에서 만나 고위급회담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교체한 데는 하노이 2차 북ㆍ미 정상회담(지난 2월) 결렬에 따른 내부적 문책과 미국을 향한 대외 메시지가 동시에 담겼다는 분석이 25일 제기됐다. 북한이 북ㆍ미 협상의 북한 측 실무 총책임자를 바꿨으니 미국도 이에 합당한 인사 조치를 통해 새로운 시작을 요구하는 의미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0일 열린 당 전원회의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카운터 파트였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직책 가운데 통일전선부장을 장금철 전 통전부 부부장에게 넘기도록 했다.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날 “김 위원장은 하노이 회담 뒤 40여일 만에 당과 국가기관의 간부들에 대한 인사를 실시했다”며 “통일전선부장을 대남 전문가인 장금철에게 맡긴 건 앞으로 통전부는 대남업무만 관장하고, 대미 협상은 외무성에 맡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통전부장을 교체하면서 구체적으로 향후 북·미 협상, 즉 폼페이오 장관의 상대역을 누구에게 맡길지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단 북한이 장금철을 신임 통전부장으로 교체한 다음날(11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1부상으로 올리고, 당중앙위원회 위원과 국무위원으로 발탁해 20여년 이상 비핵화 협상에 나섰던 최선희가 향후 북·미 협상을 주도할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이 관계자는 “(하노이) 협상 결렬의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 하는 데다 김영철-폼페이오 라인으로는 더 이상 진전이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며 “북ㆍ미 모두 실무책임자를 바꿔야 한다면 자신들이 먼저 바꿀 테니 너희(미국)도 바꾸라, 이를 통해 새로 시작하자는 메시지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인사를 단행한 직후(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연말까지 미국의 변화를 기다리겠다”며 협상의 끈을 유지했다. 그러더니 18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 국장이 폼페이오 장관의 교체를 요구했다.
순서로 보면 김영철 교체(10일)→김 위원장 회담 의지 피력(12일)→폼페이오 교체 요구(18일)로 이어진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해 11월 8일로 추진됐다가 막판에 무산됐던 북·미 뉴욕 접촉을 앞두고 미국 측이 김영철 부위원장의 교체를 직간접적으로 북한 측에 요구했던 것으로 안다"며 "북한은 우리는 이를 받았으니 이제는 미국이 행동으로 답할 차례라고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 중앙정보국장 출신인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해 한국의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김영철 통전부장과 함께 소위 정보기관장간의 협의, 즉 ‘스파이(SPY) 라인’을 가동해 남북정상회담과 북ㆍ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하노이 정상회담을 전후해 폼페이오 장관이 대북제재 유지를 강조하고, 회담장에서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주장하는 강경한 자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한 내부에선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반감이 일고 있다고 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9일 상원 세출 소위에 참석해  북한이 ‘최고 존엄’으로 여기는 김 위원장을 향해 ‘독재자’라고 평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미) 양측 모두에 적절한 인센티브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진전 방안을 놓고 진지한 대화를 나눌 기회를 여러 번 더 갖기를 바란다”고 했다. 북한의 교체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그는 또 “북한과 협상은 울퉁불퉁하고 도전적일 것”이라며 “완전한 비핵화의 길을 모색하는 데 이는 전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략적 결단에 달렸다. 김 위원장이 군사적인 결단뿐 아니라 정치적 결단을 내릴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북·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데 김 위원장에게 '당신이 비핵화를 결단해야 한다'고 요구한 셈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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