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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알았나" 질문에 안인득 "당신은 병 있는거 아나"

언론에 공개된 안인득 얼굴. [연합뉴스]

언론에 공개된 안인득 얼굴. [연합뉴스]

21명의 사상자를 낸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혐의로 구속된 안인득(42) 사건은 사전에 준비된 범죄인 것으로 경찰이 잠정 결론 내렸다. 경찰은 25일 안인득을 살인 등의 혐의로 검찰에 넘기며 이런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의 전수조사 과정에 연기흡입 환자가 한명 더 추가로 확인돼 사상자는 20명에서 21명으로 늘어났다.
 

경찰 25일 안인득 계획범죄 잠정 결론 내리고 검찰 송치
안인득 "범행 죄송하다. 하지만 나도 불이익 당해"

이날 경찰에 따르면 안인득은 사건 발생 1개월 전 진주에 있는 한 전통시장에서 흉기 2자루를 미리 구매하고 사건 당일 근처 셀프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는 등 범죄를 사전에 준비했다. 또 범행 당시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흉기를 소지한 채 밖으로 나와 비상계단으로 1~4층을 오가며 대피하는 사람들의 목 등의 급소를 노린 것으로 조사됐다.
 
 안인득은 경찰 조사에서 ‘집에 불을 지르면 주민들이 대피할 것으로 예상했냐’는 질문에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와 다르지 않게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가 무엇이냐’고 묻는 말에는 정확한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각종 언론에서 안인득이 주민들을 끌어내기 위해 ‘불이야’ 외치거나 ‘문을 두드렸다’ 등의 내용이 보도됐으나 안인득의 진술이나 폐쇄회로TV(CCTV) 등에서 공식적으로 확인이 되지 않았다. 경찰은 주민들이 화재경보기 작동으로 대피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안인득이 여성과 노인 등 특정인을 대상으로 범행했는지에 대해 안인득은 경찰에서 “눈에 보이는 대로 범행을 했다”고 부인했다. CCTV 등 경찰 조사에서도 안이 특정인만 골라 범행했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았다. 
 
진주 묻지마 살인범을 피해 집 안으로 급히 들어가는 윗집 거주 여성. [사진 피해자가족]

진주 묻지마 살인범을 피해 집 안으로 급히 들어가는 윗집 거주 여성. [사진 피해자가족]

진주 묻지마 살인사건 용의자 위층 거주자를 따라가 벨을 누르는 모습. [사진 피해자가족]

진주 묻지마 살인사건 용의자 위층 거주자를 따라가 벨을 누르는 모습. [사진 피해자가족]

경찰은 안인득의 범행동기에 대해 프로파일러 면담 결과 “안씨가 정신질환 치료를 중단한 뒤 증상이 악화했고 이후 피해망상에 의해 누적된 분노가 한꺼번에 표출되며 잔혹한 범행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안인득은 2011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진주 소재 정신병원에서 68차례에 걸쳐 '상세 불명의 조현병'으로 치료를 받은 뒤 33개월 동안 치료를 받지 않았다. 안인득의 주치의가 바뀌자 스스로 치료를 그만둔 것으로 파악됐다.
 
안인득은 경찰에서 ”이웃 주민들이 아파트를 불법개조해 CCTV와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누군가 벌레와 쓰레기를 투척했으며 관리사무소에 불만을 제기해도 조치하지 않았다”며 피해망상적 분노를 드러냈다. 프로파일러인 경남경찰청 과학수사대 방원우 경장은 “안인득은 자신이 멀쩡하며 정신적 이상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본인은 멀쩡하다고 생각하는데 피해망상 정도가 심해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안인득의 정신감정은 시간이 오래 걸려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사건 발생 전 경찰의 초동 대응이 미흡한 부분이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경찰은 현재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25일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실을 통해 안인득 관련 112신고 녹취록이 공개됐다. 기존 보도된 지난해 9월 26일부터 지난 3월 13일까지 총 8건이다. 지난 2월 28일 신고에서 주민은 “지난번 우리 집 앞에 오물 뿌리고 가서 신고한 적이 있기는 한데, 방금 출근을 하는데 아래층 남자가 계란을 던지고 하면서 나한테 폭언을 퍼붓고 지금 만나기로 했는데 (경찰이) 지금 와야 돼요. 지금 불안해서 못 살아요”라고 다급하게 말했다. 이어 “지금 좀 빨리 와주세요”라고 독촉했지만, 경찰은 “내용을 알고 가야 돼요. 빨리 가는 거 좋은데 알고 가야죠”라고 대응했다.
 
 다음 달 13일에도 “어제 제가 경찰 접수를 해서 아랫집 때문에요. 내려오자마자 욕을 하고 해서 집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지금 이거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며 “집에 못 올라가겠어요. 우리 아랫집이 돼서 (그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아닙니까”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잇따른 신고에서 주민은 불안함과 절박함을 보였지만 경찰은 CCTV 설치를 안내하거나 안인득을 계도하는 수준에서 대부분 사건을 종결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경찰의 초동조치에 미흡한 점이 발견되지는 않았다”며 “앞으로 추가 조사를 통해 잘잘못이 있는지 추가로 확인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진주 묻지마 살인사건 용의자 위층에 오물을 뿌리는 모습. [사진 피해자가족]

진주 묻지마 살인사건 용의자 위층에 오물을 뿌리는 모습. [사진 피해자가족]

지난 19일 오후 진주 살인 사건의 피의자 안인득이 범행 중 다친 손을 치료하기 위해 진주경찰서를 나서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 19일 오후 진주 살인 사건의 피의자 안인득이 범행 중 다친 손을 치료하기 위해 진주경찰서를 나서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한편 안인득은 이날 검찰 송치에 앞서 진주경찰서를 나서며 기자들과 만나 일문일답을 했다. 이 자리에서 안인득은 ‘범행을 후회하십니까’라고 묻자  "네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어떤 점을 후회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제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처벌을 받고 싶고, 저도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시시비비를 가려서 제가 죄를 받을 것은 받고, 오해가 있으면 풀고 싶습니다”고 덧붙였다. 기자가 ‘자신이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아는냐는 질문에는  “(기자를 바라보며) 자신은 병이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라고 오히려 반문했다. 같은 질문에 또 다시 같은 말을 반복한 뒤 호송차를 타고 검찰로 떠났다. 
 
진주=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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