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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경기 전망 또 틀리나…"연간 2.5% 성장률 달성 어렵다"

한국은행의 경기예측 능력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당장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치(전년 동기 대비 2.3%)부터 달성이 어려워져서다. 한은이 지난 18일 올해 경제전망 수정치를 내놓은 지 1주일 만이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19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기자설명회에서 수치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19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기자설명회에서 수치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한은이 25일 발표한 1분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0.3%를 기록했다. 시장의 예상(0.3% 성장)보다 매우 저조한 ‘쇼크’ 수준의 성적표다.
 
한은의 예측대로 상반기 성장률 2.3%, 연간 성장률 2.5%를 달성하려면 2분기에는 큰 폭의 성장세로 돌아서야 한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산술적으로 보면 2분기에 1.5% 성장(전분기 대비)하고 3~4분기에 각각 0.8%, 0.9% 성장하면 연간 2.5%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2분기부터는 경제성장의 속도가 가팔라지며 대체로 한은 조사국의 전망 경로인 연간 2.5% 성장 경로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2분기 플러스 성장은 가능하겠지만 한은이 예측한 대로 ‘가파른 성장세’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수출이나 설비투자, 민간소비 등이 당분간 크게 늘어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발표한 1분기 성적표를 보면 현재 경제 상황은 총체적인 어려움에 빠진 모습”이라며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기저효과가 있어서 2분기에 플러스 성장(전분기 대비)을 하겠지만 그 폭은 한은의 예측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분기 성장률은 1% 안팎으로 보는 것이 현실적인 수치”라며 “저조한 1분기 성과를 고려하면 연간 경제 성장률은 2.3%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예상하긴 했지만 그 폭은 마이너스 0.1% 수준이었다”며 “이번에 발표된 수치는 예상보다 상당히 안 좋은 수치”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한은이 얼마 전 연간 성장률 전망을 (기존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했지만 1분기 수치를 보면 그보다 더 안 좋아질 것”이라며 “연간 성장률은 잘해야 2.3% 정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은은 지난주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고려했다고 설명한다. 박 국장은 “(한은) 조사국에서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보면서 (경제전망)을 발표했다고 생각한다”며 “국내총생산(GDP) 발표 1주일 전쯤 되면 1,2월산업생산활동 지표도 나오고 3월 지표도 모니터링하면서 충분히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2분기 이후 정부 지출 확대에 기대를 걸었다. 박 국장은 “정부 예산 중 1분기에 집행되지 않은 부분은 2분기에 집행될 것”이라며 “추경(추가경정예산안) 효과까지 고려하면 정부 부문의 성장 기여도는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설전 벌이는 문희상 국회의장.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설전 벌이는 문희상 국회의장. [연합뉴스]

하지만 정부가 원하는 일정대로 추경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근 국회에선 선거법과 공수처법(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법)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여야간 대치가 심해지고 있어서다.
 
게다가 정부 지출을 제외한 다른 부문에선 성장 동력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게 민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센터장은 “경기 회복에 대한 시각차는 하반기 수출이 어느 정도로 회복될 것이냐에 달려 있다”며 “수출 전망에 설비투자, 수입 등이 연계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출의 핵심은 반도체 업황인데 지난해 4분기부터 급락한 반도체 가격이 올해 4분기까지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렇다면 최소한 3분기까지는 부진한 경제지표가 이어질 수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 등의 영향으로 오락문화 부문 지출이 늘면서 민간소비 증가율이 전년보다 확대했다”며 “올해 들어선 오락문화와 의류신발 부문의 지출 증가율이 둔화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설비투자의 경제 성장률 기여도는 2017년 하반기부터 낮아졌는데 이는 반도체 업황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추경 효과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주정완ㆍ정용환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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