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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원폭 피해자 2283명 생존 “질병ㆍ빈곤으로 어려움”

원폭투하 다음날인 1945년 8월 10일 구호반원들이 나가사키市 우라카미역전 일대에서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원폭투하 다음날인 1945년 8월 10일 구호반원들이 나가사키市 우라카미역전 일대에서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1945년 일본 히로시마ㆍ나가사키에서 원자폭탄 피해를 입은 한국인 가운데 2283명이 살아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폭 피해 1, 2세대들이다. 상당수는 질병과 빈곤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4일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 위원회’를 개최하고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7년 7월 시행된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처음으로 조사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6월~올해 3월 피해자 현황, 건강상태, 의료이용 현황, 생활실태 등을 조사했다.

 
원폭 피해자는 원폭 투하 당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있었던 사람, 원폭 투하 2주 이내에 투하 중심지역 3.5km 내 있었던 사람, 사체처리ㆍ구호에 동원돼 방사능 영향을 받은 사람이다. 여기에 해당되는 사람이 당시 임신 중인 태아도 포함된다.  
 
한국인 피해자 규모는 1945년 당시 약 7만 명이며, 이 중 4만 명이 당시 피폭(방사능 피해)으로 사망했다. 생존자 중 2만 3000명이 귀국한 것으로 추정된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대한적십자사에 등록된 생존 피해자는 2283명이다. 연령별로는 70대가 63%, 80대가 33%이고, 약 70%가 경남ㆍ부산ㆍ대구 등 영남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피해자(사망자 포함 등록 피해자 3832명)들의 암, 희귀난치성질환 등의 유병률(질환을 앓는 비율)은 건강보험 자료를 분석했더니 비슷한 연령대의 일반인보다 대체로 높게 나타났다. 연구를 담당한 보건사회연구원은 “이번 조사는 피폭 영향 분석이 아닌 피해자들의 전반적 건강실태 파악 차원에서 실시한 것이다. 질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소를 감안하지 않은 결과다. 질병 발생이 피폭의 영향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의 의료 이용(외래, 입원) 건수나 의료비 부담 수준도 일반인 대비 다소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2017년 기준 피해자들의 입원 이용률은 34.8%, 입원 건수는 1인당 3.8건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70세 이상 평균치(입원 이용률 31%, 입원 건수 1인당 3.9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의료비 본인부담액은 피해자의 경우 최근 3년간 392만원으로 우리나라 70세 이상 평균(311만원)보다 높았다. 피해자 1, 2세 21명을 면접조사를 했더니, 피해자들은 신체적ㆍ정신적으로 취약한 상황에 처해있고,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차별 등을 호소했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원폭피해자 대표 및 지원단체들이 지난해 8월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원폭피해자지원특별법 개정안 대표발의 및 원폭피해자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의원이 대표발의한 원폭피해자특별법 개정안은 한국인 원폭피해자로 등록된 피해자의 2,3세 후손들도 피해자의 범위에 포함시키는 등의 내용이다. 2018.8.14/뉴스1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원폭피해자 대표 및 지원단체들이 지난해 8월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원폭피해자지원특별법 개정안 대표발의 및 원폭피해자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의원이 대표발의한 원폭피해자특별법 개정안은 한국인 원폭피해자로 등록된 피해자의 2,3세 후손들도 피해자의 범위에 포함시키는 등의 내용이다. 2018.8.14/뉴스1

1세대 피해자 가운데 23%는 장애를 가지고 있고, 자기 건강 수준에 대해 51%가 “나쁘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 1세대의 월평균 가구 수입은 약 138만9000원 수준이고, 36%는 기초생활수급자다. 우리나라 70세 이상 일반인 장애 비율은 17.5%이고 노인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은 5.7%다.  

 
피해자들은 차별 받고 있다는 인식이 높았다. 1세대는 11%, 2세대는 9.5%가 “피폭과 관련해 사회적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런 탓에 피해자들은 자신의 피해 사실을 노출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특히 피폭의 영향이 유전될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결혼이나 출산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따라 피해자와 자녀들은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피해자 자녀 등의 피폭 영향에 대해 정부 차원의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기남 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지금까지의 원폭 피해자 지원 정책이 피해자 1세대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이제는 피해자 2세 등에 대해서도 국가가 실태를 파악하고 필요한 지원을 적극 검토해야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라며 “복지부는 올해 안에 피해자 2세의 건강상태, 의료 이용 실태 등을 조사하겠다. 정기적으로 건강 실태를 조사하고, 피폭의 건강 영향을 계속 추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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