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취재일기] ‘미세먼지 조작’ 나쁜 기업, 더 나쁜 환경부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인 여수국가산업단지 전경. 환경부 조사를 통해 측정업체와 입주사가 대기 오염물질을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여수시청]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인 여수국가산업단지 전경. 환경부 조사를 통해 측정업체와 입주사가 대기 오염물질을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여수시청]

 
국내 최대 석유화학 단지인 여수산단이 대기 오염물질 성적서 조작으로 술렁이고 있다. 환경부가 성적서를 조작한 측정업체 4곳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이들 측정업체와 계약을 맺은 LG화학과 한화케미칼 등 주요 기업 사업장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GS칼텍스와 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에 대한 환경부 조사가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석유화학 기업 대부분이 수사와 조사 대상에 올랐다.
 
LG화학 등 이번 사건과 연루된 일부 기업은 측정치 조작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공장 폐쇄 등 선제 조치도 내놨다. 그런데도 지역 사회 등에서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기업 행태에 대한 국민의 배신감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전국 학교에 공기청정기 1만대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한 LG그룹도 이번 사건으로 머쓱해졌다. 그만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무겁다.
 
[일러스트=김회룡기자 aseokim@joongang.co.kr]

[일러스트=김회룡기자 aseokim@joongang.co.kr]

이번 사건의 일차적인 잘못은 기업에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환경부의 미세먼지 국내 배출원 관리 실패도 드러났다. 정부가 내놓은 조사결과엔 그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측정업체 4곳은 2015년부터 4년간 총 1만 3096건의 대기오염도 측정기록부를 조작하거나 허위로 발급했다. 뒤집어 말하면 환경부와 그 산하기관인 영산강유역환경청이 2015년부터 4년간 국내 미세먼지 배출원 관리 문제점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환경부가 내놓은 대책엔 '남 탓'만 담겨있다. “무인항공기와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대기 오염물질 배출 단속에 나서겠다”라거나 “측정 대행업체와 배출사업에 대한 관리 업무가 지자체로 이양된 이후 불법 행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체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적었다. 국내 미세먼지 오염원 관리를 최종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환경부가 기업과 자치단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그러면서 측정업체의 환경부 필증은 보도자료에서 쏙 빼놨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 4곳은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연구원에서 필증을 받아 전남도청에 측정대행업으로 등록하고 사업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세먼지 배출량을 (기존 대비) 50% 이상 줄이는 게 목표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야심 차게 내건 공약이지만 허언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2월 한반도 초미세먼지 농도는 관측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환경부가 국내 미세먼지 오염원을 원점에서 하나씩 검토했다면 어땠을까. 적어도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하진 않았을 것이다. 남 탓보단 자기반성이 먼저다.
 
 
강기헌 산업1팀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