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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의원 자신은 쏙 뺀 위선의 공수처법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패스트 트랙(신속처리대상 안건)에 합의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설치 법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수처의 당초 설립 취지와 궤도를 벗어나 기형적 형태로 뒤틀렸다는 지적들이다. 당초 공수처 법안은 대통령 친·인척과 장·차관, 국회의원등 고위 공직자들의 권력형 비리를 바로잡고 엄단한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 이를 명시했고, 취임후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런데 막상 4당이 합의했다는 안을 보니 알맹이는 쏙 빠진채  ‘무늬만 공수처’ 법안으로 둔갑해 버렸다.
 

입법권 자의적 적용이란 지적 나와
공수처법, 제2의 김영란법 될까 걱정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공수처의 기소권을 판사, 검사, 경찰 경무관급 이상에 한해서만 행사할 수 있게 한 부분이다. 대통령 친인척이나 국회의원등 권력자들이 연루된 비리 사건이나 권력형 게이트가 발생하더라도 공수처는 이들을 기소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공수처법안에 대해 ‘누더기’ ‘종이 호랑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번에도 국회는 자신들을 기소 대상에서 제외시킴으로써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형평성 문제뿐 아니라 심각한 도덕적 해이, 나아가 입법권의 자의적 적용이란 지적을 면키 어렵다. 사회 지도층으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기는 커녕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은 빼버리는 꼼수와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는 밀실 합의에 과연 박수칠 국민이 있을지 의문이다.
 
국회는 2015년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을 만들 때도 똑같은 꼼수를 써 비난을 받았다. 김영란법은 공직사회에 만연한 부정과 부패, 청탁의 검은 거래를 뿌리뽑는다는 취지로 추진됐지만 법안 협상과정에서 사익 추구의 이해충돌 방지 대상에서 국회의원을 쏙 빼버린 것이다. 국회가 이처럼 허점 투성이의 누더기로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김영란법이 지금껏 뿌리내리지 못하고 사실상 사문화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그들의 귀에만 들리지 않는 것같다. 평소 원수처럼 으르렁대다가도 자신들의 이해가 걸린 문제엔 합심하는 국회의 위선적 모습을 언제까지 봐야 하는지 참담할 뿐이다.
 
김빠진 법안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커녕 대단한 성과를 올린 양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청와대와 여당의 대응도 납득할 수 없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7000여명의 공수처 수사 대상 가운데 기소권 행사 대상인 판·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이 5100여명이고 대통령 친·인척과 고위공직자, 국회의원 등은 재정신청권을 준 만큼 충분한 보완 대책이 마련돼 있다”고 해명했다. 조국 민정수석도 “이 합의안에 찬동한다. 법률은 정치의 산물이고, 정치는 투쟁과 타협을 본질로 삼는다”는 글을 올렸다. 차떼고 포떼고 한 누더기 법안에 대해 국민들은 “이것도 공수처법안이냐”고 묻고 있는데, 괴상한 동문서답을 내놓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공수처법안을 선거법등과 무리하게 연계해 패스트 트랙으로 합의한 이면에 다른 정치적 의도와 계산이 숨어있다는 소문이 난무한 것 아닌가. 누더기 공수처법안이 제2의 김영란법이 되지 않을까 벌써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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