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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평] 밀레니얼 세대의 잠재력, 대한민국의 미래다

조영태 서울대 교수, 인구학

조영태 서울대 교수, 인구학

요즈음 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세대는 단연 밀레니얼 세대다. 서점에 가 보면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책만 십여 권이 된다. 시장에서는 밀레니얼 세대를 모르면 성공할 수 없다고 하고, 기업에서는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인사제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 잠재력 발휘는
연령 규범 완화로 가능할 것
기성세대에게만 유리했던
연공서열의 철폐가 필수적

밀레니얼 세대가 정확하게 누군지에 대한 규정은 없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을 밀레니얼이라 부르는데, 한마디로 현재 우리나라의 20세부터 30대 중반까지의 청년들을 밀레니얼 세대라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밀레니얼 세대는 디지털환경에서 성장하여 IT기술을 몸으로 체득하고 있고 직접 대면 소통보다는 SNS 등을 통한 비대면 소통을 선호하며,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고, 집단보다는 나를 우선시 하며, 미래의 가치보다는 현재의 만족을 위해 투자하고, 일과 여가의 균형을 선호하는 등의 특징을 공유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처럼 밀레니얼 세대가 이전 세대들과 매우 다르다는 이야기에 대해 밀레니얼 세대 당사자들은 그냥 무덤덤하겠지만, “우리도 그 나이 때는 다 그랬다”고 볼멘소리를 할 기성세대가 적지 않다. 예컨대 X세대는 스마트 기기는 아니지만 컴퓨터와 함께 자라났고, 무선통신 시대를 직접 열었고, 환경문제는 아니어도 민주화 같은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헤드폰을 귀에 꽂고 휴대용 CD플레이어의 음악을 혼자 즐겼고, 20대에 해외여행이나 어학연수도 다녀오는 등의 여가를 충분히 즐겼던 세대임에 틀림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기성세대가 된 X세대나 386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별함이란 그저 청년이라는 연령에서 나오는 것이라 여길 만도 하다.
 
만일 밀레니얼 세대가 이전 세대들의 동일 연령대였을 때와 비교해서 별로 차이가 없다면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려고 굳이 애쓸 필요가 없을 것이다. 시장에서도 밀레니얼 세대라고 특별할 게 없이 이전 세대가 청년이었을 때 접근했던 방식을 그대로 활용하면 될 것이다.
 
그럼 정말로 이전 세대들과 비교할 때 밀레니얼 세대는 별반 차이가 없을까? 필자가 전공하는 인구학의 눈으로 보면 밀레니얼 세대는 절대로 이전 세대들과 같을 수가 없다.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그러하다.
 
먼저 밀레니얼들의 교육수준은 다른 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현재 30세인 1989년생들 가운데 소위 대학물을 조금이라도 먹어본 사람은 80%가 넘고 남녀의 차이도 없다. 2005년 30세였던 X세대 때는 남자 63%, 여자 57%였다. 1990년 30세였던 386세대는 남자 31% 여자 15%에 불과했다. 같은 30세에 교육 수준이 이렇게 까지 다르면 그들은 절대로 같을 수가 없다. 386세대는 대학만 가면 인생이 편해졌다. 국가가 빠르게 성장할 때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은 인재였는데, 인재의 수가 적으니 대학 진학 자체가 성공의 보증수표가 되었다. X세대 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남녀 공히 80%가 대학에 진학하면 더 이상 대학 졸업장은 의미가 없어진다. 교육은 많이 받았는데 사회에서 받는 인정은 거의 없어진 세대가 바로 밀레니얼 세대다.
 
둘째 결혼한 사람들의 비율이 다르다. 현재 30세인 밀레니얼 세대의 유(有)배우자 비율은 남녀 각각 25%, 45%에 불과하다. 2005년 X세대 30세는 남자 43% 여자 70%가 유배우자였다. 1990년 386세대 30세는 남자 77%, 여자 91%가 배우자가 있었다. 한마디로 386세대는 나이가 들면 누구나 결혼하여 ‘어쩌다 어른’이 되었다. 밀레니얼 세대는 절대로 어쩌다 어른이 될 수 없다. 그들에게는 ‘준비된 어른’만이 존재한다.
 
셋째, 인구압박의 수준이 다르다. 인구압박은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의 크기로, 나와 노동시장에서 서로 경쟁할 수도 있는 잠재력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의미한다. 1990년 30세 인구 대비 31~49세 인구의 크기는 약 12배였다. 현재 밀레니얼 세대 30세가 받고 있는 인구압박은 약 25배에 이른다. 두 배 이상 커진 인구압박의 수준에 밀레니얼 세대의 가치관이 이전 세대들의 가치관과 같은 수가 없다는 말이다. 높은 인구압박은 끊임없는 경쟁을 의미하고 경쟁과 성공에 대한 개념이 이전 세대와는 다르다.
 
그렇다면 교육수준도 높고 준비도 된 밀레니얼 세대의 잠재력이 이전 세대보다 더욱 빛을 발하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답은 인구압박의 수준을 낮춰주는 일이고, 압박으로 작용하는 연령의 개념을 사회에서 축소시키는 것이다. 즉 기성세대에게 유리한 연공서열을 사회적으로 약화시켜 압박의 수준을 낮추자는 말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밀레니얼 세대의 높은 잠재력은 그저 잠재력으로 그칠 것이다. 사실 밀레니얼 세대의 잠재력, 기성세대가 키워 놨다. 잠재력이 빛을 발하지 못한다면 너무 아깝지 않은가? 이미 시장은 밀레니얼에 주목하고 있다. 이제 정부와 정치권도 밀레니얼 세대에 깊은 관심을 기울일 때다.
 
조영태 서울대 교수, 인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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