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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133조짜리 승부수…이건희 반도체 명성 잇는다

   
'2030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30년까지 133조원의 공격적인 투자로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분야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건희 회장이 메모리 반도체로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면, 이 부회장은 비메모리 반도체로 삼성전자의 두 번째 도약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문재인 정부 역시 비메모리 반도체를 3대 중점 육성 산업 중 하나로 선정하고 범정부 차원의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어서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강국에서 비메모리까지 아우르는 진정한 '반도체 코리아'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의 EUV 공정라인이 있는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EUV 공정라인이 있는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 삼성전자]

  
"비메모리 시장 4차 산업시대 더 커질 것" 
삼성전자와 정부가 동시에 비메모리 반도체에 승부를 걸고 나선 건 4차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에서 가격 변동성이 큰 메모리에만 매달려 있기에는 경기가 출렁일 때마다 너무 위험성이 너무 크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연간 500조원을 넘어 한국이 1등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약 155조원)보다 훨씬 크다. 
 
 
더구나 비메모리 반도체는 당장 5G(세대) 이동통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는 4545억 달러(약 522조원)다. 이중 메모리 반도체는 1355억 달러로 전체의 30%에 불과하고, 나머지 70%가 비메모리다. 안기현 한국반도체협회 상무는 "비메모리 시장에서 국내 업체의 점유율은 3% 남짓이어서 도전해 볼 여지가 충분하다는 게 업계나 정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가격 급락에 영업익 반토막, 수출도 급감  
현재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세계 1위지만 비메모리에서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60% 넘게 장악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는 가격 변동이 커 부침이 심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지난 연말부터 D램이나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 이익이 지난해보다 반토막이 난 이유다. 정부 역시 반도체에 수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에만 쏠려있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반도체는 지난해 1200억 달러를 수출해 국내 전체 수출의 20.9%를 차지했다. 당장 지난 연말부터 4월까지 5개월 연속 수출이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것도 수출 비중이 큰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결정적이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은 연초 기업인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과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또 청와대는 지난 23일 미래 자동차, 바이오와 함께 비메모리 반도체를 3대 중점 육성산업으로 선정했다. 윤종원 청와대 수석은 최근 "반도체 생태계 강화·대학교 반도체 학과 설립·반도체 협력업체와의 상생 협력 방안 등을 담은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파운드리부터 공략…인텔·퀄컴·소니 등과 일전 불가피   
한국이 메모리에 이어 비메모리 분야의 경쟁력을 키워 '반도체 코리아'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미국의 인텔이나 퀄컴, 일본의 소니, 대만의 TSMC 같은 쟁쟁한 글로벌 경쟁자들과 일전을 치러야 한다. 
 
비메모리는 PC의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디지털카메라나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다. 비메모리 시장은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업체와 이들이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업체가 경쟁한다. 
이종호 서울대반도체공동연구소장은 "반도체 설계 쪽에서 PC용 CPU 칩은 인텔이, 통신용 AP 칩은 퀄컴이, 이미지센서 칩은 소니가 절대 강자"라고 밝히면서도 "삼성전자가 메모리 1등 DNA를 살려 대만의 TSMC가 강한 파운드리 시장부터 공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클린룸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클린룸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우선 비메모리 시장 중 파운드리 분야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미세공정 싸움을 벌이고 있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극자외선(EUV) 기반의 7나노 제품을 세계 최초로 이달부터 출하한다. 또 대만의 TSMC와 비슷한 시기에 5나노 기반의 생산 공정을 개발했고, 양산체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7.4%였던 점유율을 올 1분기에는 19.1%까지 끌어올려 TSMC를 맹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발적인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5G 모뎀 솔루션이나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 등에서도 경쟁력을 높여 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통신이나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수천종에 달하는 다양한 시스템 반도체 개발을 위해 중소업체나 벤처들과 협력관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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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