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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개물림 사고 급증하는데…정부 특별점검 효과 있을까?

지난 12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1m 크기의 올드 잉글리쉬 쉽독이 입주민인 30대 남성 A 씨의 중요 부위를 물었다.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봉합 수술을 받았다. 10일 안성에서 60대 여성이 도사견에 물려 사망했다. 
 
최근 반려견 물림 사고가 잇따라 일어나며 안전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공격성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공원·항공기 등에서도 동물 등록제를 마친 개만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 나서는 모습이다.   
목줄 없는 맹견 이미지. [연합뉴스]

목줄 없는 맹견 이미지. [연합뉴스]

24일 농식품부는 농림축산검역본부, 지자체와 합동으로 무허가(무등록) 영업자 집중단속을 25일~내달 24일까지 1개월간 벌이기로 했다. 현재 펫숍 등 반려동물 영업업체는 1만3000개가 허가·등록되어 있지만, 무허가·무등록 업체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돼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번 점검에서 적발되는 무허가(무등록) 업체에 대해서는 해당 지자체가 고발 조치토록 할 예정이다. 박종현 농식품부 사무관은 "무허가(무등록) 업체는 동물보호법 제46조에 따라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고 설명했다. 무허가·무등록업체 중에서 동물 학대 사례가 있어 단속에 나선 것이다. 학대할 경우 개가 다치거나 죽을 위험도 높지만, 학대에 따라 공격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 농식품부는 반려동물 영업자의 맹견 소유 여부와 의무교육 수료 등 안전 의무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반려동물 관련 안전의무 등 제도 홍보를 병행하기로 했다.
도사견. [사진 강원경찰청]

도사견. [사진 강원경찰청]

현재 맹견(5종·잡종 포함)으로 5종이 분류돼 있다. ▶도사견▶아메리칸 핏불테리어▶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스태퍼드셔 불테리어▶로트와일러가 그것이다. 올 3월부터 맹견에 대한 관리·감독 법 규정이 강화됐지만, 현재 등록을 마친 맹견 수는 1000여 마리 남짓으로 추정된다. 이보다 맹견이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맹견의 경우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12조의4에 따라 ▶매년 3시간씩 교육 이수▶소유자 등 없이 맹견을 기르는 곳에서 벗어나지 않게 할 것▶외출 시 맹견에 목줄과 입마개를 할 것▶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 등 시설에 맹견이 출입하지 않도록 할 것이란 법 조항을 지켜야 한다. 
 
맹견만 그치지 않는 사고…정부 "공격성 평가 기준 마련"
문제는 물림 사고가 '맹견'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안성 사고를 일으킨 도사견은 맹견이지만 부산 사고를 일으킨 올드 잉글리쉬 쉽독은 대형견이기는 하나 입마개 착용을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맹견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참고한 맹견법은 영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맹견법(The Dangerous Dogs Act)'에서 유래했다. 그러나 영국의 맹견법은 '영국에서 가장 멍청한 법'이란 꼬리표를 달고 있다. 특정 견종을 덩치가 크고 인상이 험상궂다는 이유로 맹견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도 맹견의 범위를 늘리기보다는 "모든 개는 물 수 있다"는 원칙 아래에 제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동물복지정책팀 김동현 팀장은 "현재 전문가 연구를 통해 '공격성 평가' 기준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맹견종 5가지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덩치가 작은 개가 공격성이 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격성 평가 기준이 마련되면 비록 맹견은 아니더라도 해당 견이 공격성이 높다면 '관리대상견'으로 분류돼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안전이 강화될 전망이다.  
 
김동현 팀장은 "'우리 개는 안 문다', '순하다'는 견주가 아직 있고 지나가던 사람도 개가 이쁘다며 만지기도 하는데 상당히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에서 사고를 낸 견주의 경우, "우리 개는 순둥이"라고 언급해 논란이 됐다. 그는 "개는 어느 개나 물 수 있는 점을 기억해야 하고 반려동물에 대해 모두가 성숙한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모르는 개에게 물리기도 하지만 친척·지인의 아는 개에게 물리는 경우도 많아 주의가 당부 된다.   
 
동물 등록제도 정착이 관건…"공원·항공기 등에서도 등록견만" 
맹견 관리보다도 일반 견까지 포함한 동물 등록제도가 정착되지 못한 게 불안감을 키운다는 지적이 많다. 동물 등록제도는 시행 4년이 넘었지만,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동물 등록제도가 정착이 안 됐다 보니 반려견 숫자 자체가 오락가락한다. 농식품부가 반려견을 보유한 견주를 2017년 전화 등을 통해 표본 조사(5000명)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반려견 숫자는 662만 마리, 등록비율은 34%로 추정됐다. 그러나 2018년 대면조사로 한정해 표본이 2000명으로 줄자 반려견 숫자는 500만 마리, 등록비율은 50%로 나오는 엉뚱한 결과가 도출됐다. 
 
2014년 의무화된 동물 등록제를 위반한 견주는 적발횟수에 따라 20만원(1회)-40만원(2회)-60만원(3회)의 과태료를 문다. 일부는 등록제가 복잡하다며 기피하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굳이 등록할 필요 없이 전국에 3000곳 있는 동물병원이나 펫숍 등 대행업체에 가서 하면 된다"면서 "과태료와 벌칙을 계속 강화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이다"고 밝혔다.
 
개 물림 사고 통계도 제각각이다. 2017년 기준 연 2400건이 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하지만 정부가 파악하는 자료는 소방청이 개 물림 사고에 출동한 건수와 소비자원이 병원 등에서 피해자의 의료 기록 등을 바탕으로 수집한 자료로 이분되어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소방청, 경찰청 등과 협의해 사고 견종, 사고 발생 지점 등을 정확히 파악하는 통계를 도출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2015~2017년 자체 분석한 결과로는 개 물림 사고는 도심·주택 등에서 발생한 것이 대다수였다. 농촌 등에서는 사고가 적은 편이었다.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항공업계·해당 시설 등에서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김동현 팀장은 "비행기에 탑승하는 개는 동물 등록제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해 국토교통부와 협의 중에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제주도에 유기견이 많은데 제주도에 들어갈 때 동물 등록제로 등록된 개인지 확인하고 견주가 출국 시 개와 동반해 나가는지를 확인하는 안을 국토교통부와 함께 추진 중이다"고 설명했다. 외국의 경우 마이크로 칩이 없는 반려동물은 비행기를 탈 수 없을 정도로, 내장형 동물 등록제가 일상이다. 이밖에 농식품부는 공원·반려견 놀이터 등에 입장할 때도 등록이 안 된 개는 입장 제한을 하는 방안도 관계부처와 논의하고 있다.
 
올해부터 바뀐 법에 따라 개가 사람을 물면 의도성 여부와 관계없이 과실치상죄가 적용된다. 안전조치를 소홀히 해서 개가 사람을 물 경우 2년 이하 징역 혹은 2000만원 이하 벌금이 적용된다. 사망사고는 3년 이하 징역 혹은 3000만원 이하 벌금이 적용된다. 목줄을 하지 않을 경우 일반 개는 적발횟수에 따라 20만원(1회)-30만원(2회)-50만원(3회)의 과태료를 물고 맹견은 100만원(1회)-200만원(2회)-300만원(3회)의 과태료를 문다. 하지만 견주와 개가 자리를 뜨거나 신분증 제시를 거부하면 단속이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개에 여러 차례 물려 팔과 다리에 부상을 입은 피해자(좌). (맹견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음) [피해자 가족 제공=연합뉴스]

개에 여러 차례 물려 팔과 다리에 부상을 입은 피해자(좌). (맹견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음) [피해자 가족 제공=연합뉴스]

농식품부는 지자체 공무원·동물 보호 명예 감시원으로 점검반을 구성해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동물 학대 방지 등 동물 보호를 위한 지도계몽을 위해 지자체장이 위촉한 감시원이 2017년 기준 295명이다. 문제는 개 물림 사고에 대처하기에는 이들 인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김 팀장은 "지자체 전체로 보면 동물복지업무 전담인력이 평균 0.7명이다”면서 지자체에서 인원 확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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