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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여성교무 독신 서약 내년에 없애겠다

23일 전북 익산에서 만난 전산 김주원 원불교 종법사는 ’원불교 교법은 지식 있는 사람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누구든 받아들여 실행하면 된다. 그럼 본인이 행복하고, 가정이 행복하고, 사회와 국가가 행복해진다. 그러니 시간이 지날수록 세계인이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전북 익산에서 만난 전산 김주원 원불교 종법사는 ’원불교 교법은 지식 있는 사람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누구든 받아들여 실행하면 된다. 그럼 본인이 행복하고, 가정이 행복하고, 사회와 국가가 행복해진다. 그러니 시간이 지날수록 세계인이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불교 최대 경절인 대각개교절(大覺開敎節·4월 28일)을 앞두고 23일 전북 익산에서 교단 최고지도자인 전산(田山) 김주원(71) 종법사를 만났다. 전산 종법사는 “대종사님 법문의 진의를 알게 된다면 대각개교절은 원불교만의 축일이 아니라 세계인의 축일이 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교단 창립 104년 만에 세계 종교로 발돋움하는 ‘원불교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종법사 취임 후 맞는 첫 대각개교절이다. 종교마다 성직자가 줄어들고, 종교에 대한 현대인의 관심도 급감하고 있다. ‘원불교 앞으로 100년’을 위한 전략은 뭔가.
“대종사님 가르침 속에 모두 담겨 있다. 핵심은 ‘생활 속의 선(禪)’이다. 제가 처음 교단에 들어올 때 사람들은 앉아서만 선을 하려고 했다. 이른바 좌선(坐禪)이다. 3대 종법사인 대산 종사님께서 ‘생활 속의 (禪)’을 그토록 강조했지만, 대중은 받아들이지 못했다. 귓가로 흘려버렸다. 이제는 달라지고 있다.”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
“영산선학대학교에서 6년간 총장을 했다. 방학 때 학생들이 스스로 상시훈련 계획을 세워서, 스스로 점검하고, 자신들이 걷은 돈으로 스스로 시상을 하더라. 그렇게 ‘생활 속의 선(禪)’을 실천하더라. 우리가 학생 때는 생각도 못 한 일이다. 이게 작아 보이지만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그때 나는 학생들에게 ‘이게 작아 보이지만 교단의 역사를 완전히 바꾸어 놓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해줬다.”
 
전산 종법사가 내놓은 ‘원불교 앞으로 100년’을 위한 열쇠는 ‘생활 속의 마음공부’였다. 그건 원불교가 처음 생겨난 존재 이유와 맥이 통했다. 전산 종법사는 원불교가 본질에 충실할수록 미래가 밝다고 보았다. “(마음) 공부에 힘쓰면 교화가 따르고, 교화에 힘쓰면 사업이 따른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원불교 창립 104년이다. 교단 내 혁신 작업은.
“여성 교무가 되려면 주로 원광대 원불교학과를 졸업한다. 그동안 입학할 때 ‘정녀(독신) 지원서’를 받았다. 여성 교무의 독신 서원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지만, 최근에는 ‘남녀 차별’이란 외부의 지적도 있었다. 내년부터는 입학 때 ‘정녀 서원서’를 받지 않기로 했다. 대종사님도 이 교역을 시작하실 때 결혼 문제는 본인의 선택에 맡겼다. 이제 대중의 동의를 구해 법규를 고치려 한다. 여성 교무의 쪽진 머리 스타일도 개인에게 선택권을 더 주는 쪽으로 바꿀 참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고 했다. 최근에는 진주아파트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욱하는 화를 참지 못해 비극적 사건이 발생하기도 한다. 마음공부 차원에서 해법이 있나.
“세상 어떤 이치든 쉽게 되는 건 없다. 사람들이 마음공부가 쉽게 된다고 하는데, 그건 전부 사이비들이 하는 이야기다. 대종사님도 절대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으셨다. 마음공부는 오래오래 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하면 결국 되긴 된다고 하셨다.”
 
그럼 당장 화가 올라올 때는 어떡하나.
“멈추는 연습부터 해보라. 정말 사고가 날 상황에서는 화를 멈추기 어렵다. 그러니 사고가 나지 않을 상황일 때 멈추는 연습을 해야 한다. 서랍을 열 때마다 멈추는 연습을 하는 사람도 있고, 현관에서 신발을 벗으면서 멈추는 연습을 하는 교도도 있다. 그런 사소한 경계에서 연습하다 보면 멈출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원불교 교도인 부모가 아이에게 야단을 쳤다. 아이는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평소와 반응이 달랐다. 다시 야단을 쳤더니 그래도 아이는 가만히 있었다. 부모가 물었다. ‘너 뭐 하냐?’ 그랬더니 아이는 ‘멈추고 있어요’라고 대답했다. 원불교 교당에 몇 차례 나온 아이가 그걸 이미 써먹고 있었다. 부모에게 야단을 맞을 때 자신의 감정을 멈춘 채 내면을 살펴보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연습을 해보라.”
 
전산 종법사는 “원불교에서 최고로 좋은 글자”라며 두 개를 꼽았다. 하나는 ‘둥글 원(圓)’자이고, 또 하나는 ‘은혜 은(恩)’자였다.
 
무슨 뜻인가.
“둥글 원자는 진리를 뜻한다. 그 진리가 현실에서 작용하는 게 은혜다. 낮이 가면 밤이 온다. 밤이 가면 또 낮이 온다. 서로 떨어져 있지 않다. 은혜도 마찬가지다. 좋은 게 오면 안 좋은 게 따라온다. 또 안 좋은 게 오면 좋은 게 따라온다. 그래서 ‘은생어해 해생어은(恩生於害 害生於恩)’이다. 은혜는 해로움에서 생겨나고, 해로움은 은혜에서 생겨난다. 이 의미를 깊이 깨우치면 어떻게 되겠나. 좋은 것도 은혜고, 나쁜 것도 은혜가 된다. 한 마디로 모두가 절대 은혜다. 그럴 때 절대 감사가 나온다. 그런 게 마음공부의 결과다.”
 
대각개교절(大覺開敎節)
1916년 4월 28일 소태산(少太山) 대종사(본명 박중빈, 1891~1943)가 대각(깨달음)을 이루어 원불교를 연 날이다. 원불교는 대종사의 탄생일이 아니라 깨달은 날을 최대 경절로 삼는다. 깨달음을 통해서 본래 나를 찾는 것이 진정한 탄생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올해는 원기 104년이다.

 
익산=글·사진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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