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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훈련, 집회 소음 노출된 경찰…法 “난청은 업무상 재해”

지난해 8월 '교권수호결의대회'가 열린 조계사에서 경찰이 외곽에서 열릴 예정인 '전국승려 결의대회'와의 충돌을 막기위해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교권수호결의대회'가 열린 조계사에서 경찰이 외곽에서 열릴 예정인 '전국승려 결의대회'와의 충돌을 막기위해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데다 이명까지 생긴 경찰 공무원 A씨의 증상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됐다. 법원이 사격 훈련과 집회·시위 현장 진압으로 청각에 손상을 입었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경찰관과 군인의 업무로 인한 질병과 재해의 인정 범위가 넓어졌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하석찬 판사는 10일 공무원연금공단이 A씨의 공무상요양을 승인하지 않은 처분을 취소했다고 23일 밝혔다. 하 판사는 “A씨의 발병과 공무 수행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며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뤄진 공무원연금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했다. 공무상요양 제도는 현직 공무원에게 발생한 부상이나 질병 중 공무 수행이 원인이 돼 발생한 병의 치료비를 국가가 지급하는 제도다.  
 
그는 점차 청력이 저하돼 2017년 건강검진에서 우측 귀가 비정상이라는 판정을 받고 신경성 난청과 이명까지 와 공무원연금공단에 공무상요양 승인을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측은 2017년에야 A씨가 비정상 판정을 받았다는 점과 오른쪽 귀의 청력 손실이 큰 비대칭적 난청이라는 것을 들어 공무 중 소음으로 인한 결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가 공단을 상대로 행정소송까지 하게 된 이유다.

 
A씨는 1983년 경찰공무원으로 임용된 후 처음 4년 동안은 청와대 경비를 주 임무로 하는 101경비단에서 근무하면서 매월 소총 및 권총 사격 훈련을 받았다.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할 때에도 주기적으로 사격훈련을 받았으며 집회·시위 현장의 관리책임자로 확성기 소음에 노출되기도 했다. 소음이 심한 집회 현장에서 경찰 무전을 듣기 위해 볼륨을 크게 틀고 이어폰을 낀 채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A씨가 2017년 우측 귀 비정상 판정을 받기 전인 2008년에 이미 이명으로 치료받은 내역이 있다는 점을 판결의 이유로 들었다. 소음으로 인한 난청이 10여년 전부터 나타나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 단순 노화에 의한 난청이 좌·우 비대칭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의사 소견도 제시됐다.  
 
실제 상당수 현직 경찰관들이 A씨와 같은 증상을 겪고 있다고 한다. 집회 현장 경비 업무를 담당했던 경찰관계자는 “집회 현장에 갔다 오면 한참 동안 귀에 이명이 있다”며 “집안에서 가족들이 하는 말도 못 듣기 일쑤라 청력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무로 인해 생기는 장애인데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는 게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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