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Hello, 헬스] 내과·정신과 의사들이 경고하는 ‘먹방’ 질환은


유튜브·아프리카TV 등 1인 방송은 물론이고 TV에서도 인기리에 방송되는 것이 '먹방(먹는 방송)'이다. 특히 유튜브 등에서는 라면 30봉지, 닭갈비 15인분, 소주 한 짝 등 놀랄 만한 양의 음식을 다 먹거나 빨리 먹는 유튜버들의 진기한 모습을 담은 먹방이 매일같이 올라온다. 인기도 매우 높다. 조회 수가 10만 건은 기본이고 100만 건이 넘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시청자들은 먹방러들의 대단한 먹성을 보며 대리 만족도 하고, 없던 식욕이 생겨 음식 사냥에도 나선다.

하지만 먹방을 재미로만 볼 수 없는 것이, 자칫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일본 유튜버가 '오니기리(주먹밥) 빨리 먹기' 먹방을 하다가 사망했다. 이 유튜버는 손바닥만 한 오니기리를 한입에 삼켰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으나 숨지고 말았다. 작년 12월 말에는 중국에서 3개월간 매일 독한 술을 마시는 방송을 하던 20대 남성 BJ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먹방러들은 직접적인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이 영향으로 과식이나 폭식을 하는 시청자들도 건강에 경고등이 켜질 수 있다. 전문의들은 한두 번 먹방으로 건강이 나빠지진 않겠지만, 과식이나 폭식이 습관이 되면 여러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의 내과·정신과 전문의들에게 먹방에 주의해야 할 질환에 대해 들어 봤다.

 
위·식도 파열, 말로리바이스 증후군도
 
조영신 소화기내과 교수는 우선 과도한 음식 섭취로 인한 위 및 식도 파열을 경고했다.

위 파열은 주로 강력한 외력이 상복부에 가해질 때 생기는데, 위 내용이 충만해 있을 때 일어나기 쉽다. 식도 파열은 급격한 식도 내압이 상승해 식도 벽이 파열하는 것이다. 많은 양의 음식을 먹으면 구토가 날 수 있는데, 이것이 위 및 식도 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의 19세 여성이 많은 양의 음식을 먹은 뒤 위가 커진 상태에서 구토하다가 위와 식도가 찢어져 숨지는 일이 있었다.

조 교수는 "드물지만 폭식에 의한 위 파열 사례가 보고된다"며 "만약 위 파열에 의한 천공이 있다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말로리바이스 증후군도 먹방 시 유의해야 할 질환으로 꼽았다.

말로리바이스 증후군은 한꺼번에 많은 음식을 먹으면 구토를 유발하는데, 구토할 때 생기는 압력과 위에 역류한 위산으로 인해 위나 식도의 점막이 손상받아 찢어지고 혈관이 파괴돼 출현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시간이 지나면 출혈이 자연적으로 멈추고, 토혈도 멈춘다. 하지만 토혈이 계속 반복되거나 손상이 심해 출혈의 양이 많으면 쇼크로 사망할 수 있다.

이외에 과식 및 폭식은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시키며, 역류성 식도염이 지속된다면 식도염증·협착·식도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조 교수는 "식도 내 역류 또는 가슴 쓰리는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환자의 경우 폭식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또 먹방으로 인한 비만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폭식이 반복되면 위장은 탄력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위 용량이 커지게 된다"며 "향후 더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게 되며,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비만은 여러 질환의 원인이 되며,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사증후군 악화…뇌혈관·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 
 
전성완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대사증후군의 악화를 가장 우려했다.

대사증후군은 체지방 증가·혈압 상승·혈당 상승·혈중 지질 이상 등 이상 상태의 집합을 말한다.

대사증후군이 무서운 이유는 당뇨병·뇌경색·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과 심근경색·협심증 등 심혈관 질환, 대장암·유방암·난소암·전립선암 등 각종 심각한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 심혈관 질환의 위험은 두 배 이상 높으며, 당뇨병 발병도 10배 이상 증가한다.

전 교수는 "과도하게 섭취한 열량은 반복적인 대사 교란을 일으키고, 질환 위험도를 높인다"며 먹방 위험성을 경고했다. 과도한 열량을 적절히 소모하지 못하면 비만으로 이어지고, 영양소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화 스트레스로 만성적인 조직 염증 상태가 유지돼 결국 건강상 큰 손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특히 "이미 당뇨병·고지혈증을 앓는 환자는 먹방을 할 경우 질병 상태를 크게 악화시키기 때문에 절대 따라하면 안 된다"며 "비만인 환자, 위장 장애가 있는 환자도 손상과 질환 발생의 위험이 증가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전 교수는 "대사증후군 환자 대부분이 비만 또는 과체중인 만큼 적정 체중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식이요법·운동요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 비만(허리둘레 남자 90㎝, 여자 85㎝ 이상) 고중성지방혈증(중성지방 150mg/dL 이상 또는 이상지질혈증 약물 복용) 낮은 HDL 콜레스테롤 혈증(HDL 콜레스테롤 남자 40mg/dL 미만, 여자 50mg/dL 미만 또는 이상지질혈증 약물 복용) 높은 혈압(혈압 130/85mmHg 이상 또는 고혈압약 복용) 혈당 장애(공복 혈당 100mg/L 이상 또는 혈당조절약 복용) 중 3가지 이상이면 의심해 볼 수 있다.

먹방 중독 주의…섭식 장애 환자 취약
 
김지선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먹방 중독'을 우려했다.

김 교수는 "먹방이 습관처럼 반복돼 먹방을 보는 충동을 자신이 제어하기 어렵거나 먹방을 보면서 무언가를 먹는 것이 습관처럼 돼 있다면 일종의 중독 상태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거나 우울한 감정 상태일 때, 이를 탈출하기 위해 자꾸 먹방을 찾고 먹방을 보며 무언가를 먹는 것이 습관화돼 있다면 간접적인 중독 상태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가짜 식욕'으로 '음식 중독'에 빠질 수도 있다.

가짜 식욕은 우리 몸이 당을 받아들였을 때 변화 때문에 나타난다.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가고 급격하게 떨어지는 변화 때문에 실제적으로 배고프지 않더라도 허기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단것을 더 갈망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김 교수는 "총 글루코스(포도당)의 85% 정도가 뇌에서 소비된다. 과다한 탄수화물 섭취로 인한 혈중 당의 급격한 증가를 뇌는 글리코겐(포도당 집합체) 결핍 상태라고 인식하게 돼 뇌에서 급하게 당을 갈구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쉽게 중독 현상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먹방에 취약한 특정 정신질환군이 있다고 했다.

폭식증이나 거식증 같은 섭식 장애를 앓는 경우, 음식에 대한 뇌의 보상 중추가 쉽게 활성화되기 때문에 먹방을 본 뒤 바로 먹는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기존에 알코올 중독이나 약물 중독 같은 중독 증상이 있는 경우, 더욱 쉽게 다른 종류의 물질에 대해 중독 증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먹방에 많이 영향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교수는 먹방 중독에 걸리지 않기 위해 먹방을 본 뒤 자신이 폭식이나 야식을 하는지, 또 그것이 습관화돼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더욱 먹방을 보게 되고, 보면서 자꾸 먹는 일이 반복된다면 본인 스스로 기준을 정해서 제한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횟수를 정해 제한해서 보는 약속을 스스로 정한다거나 한 번 볼 때 10분 혹은 20분 시간을 제한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먹방을 보면서 무언가를 먹고자 하는 충동이 올라올 때 '먹방을 끈다' 같은 스스로와 약속 사항을 정해 두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먹방 내용이 주로 고칼로리 탄수화물 섭취가 많아 방송을 보더라도 건강식 혹은 요리를 만드는 영상으로 바꿔 본다거나 최근 유행하는 운동을 가르쳐 주는 방송 등으로 대체해 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tbc.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