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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韓, 정보공유 안해···'굿이너프딜' 뭔지 모르겠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미국 대사관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미관계 현안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외교부 공동취재단]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미국 대사관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미관계 현안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외교부 공동취재단]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정부가 제안한 북한 비핵화 협상에 중간 단계를 포함하는 ‘굿 이너프 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실 중간단계가 뭔지 나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해리스 대사는 “사실 비핵화까지는 (대북 제재) 해제는 없는 것인데, 한국 정부는 나와는 중간단계에 대해서 정보를 공유하지는 않았다”며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제재) 해제 문제는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에 달려있다’는 점을 (지난 11일) 워싱턴 (한ㆍ미 정상회담)에서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해리스 대사가 관저인 서울 정동 하비브 하우스에서 외교부 출입기자단을 초청해 연 간담회에서 나왔다. 주한 미대사관이 요청해 성사된 간담회로, 정례적인 브리핑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해리스 대사의 이날 발언은 여러 해석을 낳는다.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의 결렬 후인 3월17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북한이 포괄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에 합의하게 하고, ‘스몰딜’을 ‘굿 이너프 딜(good enough dealㆍ충분히 좋은 거래)’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해리스 대사가 “사실 중간단계(굿 이너프 딜)가 무엇인지 나는 모르겠다”고 밝힌 것은 굿 이너프 딜에 대해 해리스 대사가 미국 정부를 대신해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기자의 질문도 “한국 정부가 (미국이 주장하는) 빅딜 과정에서 중간단계(굿 이너프 딜) 협상을 고려하는데, 이것은 (미국의) 고려 대상이 아닌가?”였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 2월말 결렬된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선 “하노이 회담은 ‘빅 딜’이냐 ‘굿 이너프 딜’이냐 사이의 선택이 아닌 ‘노 딜’이냐 '‘배드 딜’이냐의 문제였고, 트럼프 대통령이 올바른 선택을 내린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정숙 여사와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왼쪽부터)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한·미 정상회담 시작 전에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정숙 여사와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왼쪽부터)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한·미 정상회담 시작 전에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북핵 협상에 정통한 전직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익명을 전제로 “해리스 대사가 ‘굿 이너프 딜’에 대해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고 있으나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다른 전직 고위 당국자도 “‘나는 모르겠다’는 표현은 외교 용어에선 꽤 극단적 표현”이라며 “단계적 비핵화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공표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22일 서울 중구 정동 주한미국대사관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9.4.22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22일 서울 중구 정동 주한미국대사관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9.4.22

 
해리스 대사는 이어 “부분적 대북 제재 완화와 남북 협력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부분적 제재 완화에 대한 공식적 제안서를 한국 측으로부터 받아서 본 적이 없다”며 “물론 (부분적 제재 완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으나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북한의 FFVD에 대해서 재강조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재가동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부분적 제재 완화는 미국이 요구한 비핵화 빅 딜 이전엔 어렵다고 답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리스 대사는 미·일동맹 강화로 한국이 고립될 수 있다는 질문엔 “한국이 고립돼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미·일동맹이 있고, 미·한동맹이 있는데 만약 한일 양국 간에 의견 일치를 볼 수 있다면 한·미·일 3각 동맹 역시 강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전수진 기자, 외교부 공동취재단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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