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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에서 김정은까지..재집권으로 ‘부자(父子)’ 상봉 나선 푸틴 대통령

2002년 8월 러시아를 방문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영접을 받고 있다.[중앙포토]

2002년 8월 러시아를 방문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영접을 받고 있다.[중앙포토]

오는 24~25일 개최가 유력시되는 북·러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까지 북한의 대(代)를 이은 최고권력자 두 사람과 모두 정상회담을 하게 된다. 푸틴 대통령의 '장기'집권 덕에 가능한 일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집권 시절 러시아와 총 4차례 정상회담을 했는데, 이 중 3차례의 회담 대상이 푸틴 대통령이다. 2000년 7월 푸틴 대통령이 처음 평양을 찾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고, 김정일 위원장이 이듬해 8월 모스크바를 답방해 푸틴 대통령과 2차 정상회담을 했다. 이어 2002년 8월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김-푸틴 간 3차 회동이 성사됐다. 김정일 위원장은 그로부터 9년 뒤인 2011년 8월 마지막으로 러시아를 찾았는데 당시엔 푸틴이 아닌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당시 푸틴은 총리였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2012년 재집권한 푸틴 대통령 입장에선 2002년 이후 17년 만에 북·러 정상회담을 하게 되는 셈이다. 
 
대를 이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나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아버지의 길'을 따를지도 관심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특별열차로 평양을 떠나 4박 5일의 일정 중 사흘째 정상회담을 제외하곤, 수호이 전투기 공장과 극동군구사령부 등 군사시설과 휴양지, 산업시설을 둘러봤다. '7·1조치'로 불리는 경제관리개선 조치 직후 러시아를 찾아 경제현장 방문에 방점을 둔 모양새였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집권 후 첫 방러 길에 참관을 통한 지루함을 달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일본 NHK 방송 등은 김 위원장이 방러 기간 러시아 태평양함대 사령부,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린스키 발레단 극장, 극동지역 최대 수족관 등을 시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과 비핵화 협상이 결렬(2월 말 베트남 하노이)된 직후라는 절박함으로 인해 참관보다는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가능성이 크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중앙포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중앙포토]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이런 가운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러 가스관과 철도 연결, 전력 지원 등과 관련한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이들 사업은 2002년 김정일-푸틴 간 정상회담에서도 다뤄졌던 사안으로, 재집권 뒤 또 대를 이은 사업 논의라는 점에서 관심이다. 장세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남과 북, 러시아의 가스관 연결사업은 김정일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논의를 시작해 2011년 북·러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안”이라며 “대북 제재로 당장 재개할 순 없어도 향후 제재 완화를 전제로 김 위원장과 푸틴 사이에 의견을 교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로서도 8년 만에 열리는 북·러 정상회담인 만큼 북한에 줄 선물 보따리를 고민할 것”이라며 “제재 결의안에 따라 올 연말 송환해야 하는 북한 노동자 문제에 있어제재를 회피해 노동자 체류를 보장해주는 방안을 적극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대북제재로 석탄 등 수출이 막힌 상황에서 북한은 해외의 노동자가 벌어들이는 외화가 '숨통'이다. 러시아 연해주에서도 값싼 임금, 근면성 등으로 인해 북한 노동자의 수요가 크다고 한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연말까지 러시아내 북한 노동자는 모두 철수해야 하는 상황인데, 러시아가 북한 노동자를 조금씩 내보내자 지난해 연해주에선 정부에 반발하는 시위가 열렸을 정도라고 한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가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발표된 러시아 대북제재 이행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에 체류 중인 북한 노동자는 기존 3만23명에서 1만1490명으로 감소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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