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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수사 확전…기업간 소송에 특별법 위반까지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과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과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의 가습기 살균제 재수사가 기업 간 소송전으로까지 확대됐다. 애경산업이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것에 불과하다”며 최근 제조사인 SK케미칼을 상대로 수억원대 구상금 청구 소송을 내면서다. 여기에 환경부가 SK케미칼과 임직원 등을 특별법 위반으로 검찰에 추가 고발하면서 검찰의 재수사로 촉발된 가습기 살균제 논란이 확대될 전망이다.

 
애경산업은 4월초 SK케미칼을 상대로 7억원대 구상금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구상금은 타인이 부담해야 할 돈을 본인이 낸 뒤 타인에게 청구하는 돈이다. 애경산업측은 검찰 수사를 받는 내내 SK케미칼이 제조한 가습기메이트 제품에 라벨만 붙여 판매했을 뿐이라고 주장해왔다.  
 
애경산업은 소송 제기를 통해 피해자 손해 배상 책임이 자신들에게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가 애경산업에게도 적용될 경우 전‧현직 임직원이 구속될 수 있어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검찰과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업체 간의 법정 공방뿐 아니라 기업 간 ‘국지전’까지 같이 펼쳐지게 됐다.

 
가습기 살균제 수사를 담딩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는 최근 환경부가 접수한 고발장도 배당받아 살펴보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12일 SK케미칼 법인과 임직원 등을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를 업무상과실치사상과 증거인멸 혐의를 중심으로 검토하던 검찰의 수사 범위가 특별법 위반으로까지 넓어졌다.

 
2017년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이 법을 근거로 기업이 고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별법은 환경부 장관이 실시하는 조사에서 자료나 의견을 거짓으로 제출하면 징역 1년 이하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환경부가 실시한 현장조사에서 SK케미칼이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이 담긴 연구자료 등을 제출하지 않은 일이 문제가 됐다. 앞서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SK케미칼이 이영순 서울대 수의대 교수팀의 ‘가습기 살균제의 흡입 독성에 관한 연구’ 자료를 보관하고 있던 사실을 확인했다.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원료를 공급한 것과 관련해 재수사를 받고 있는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의 고위급 임원 박모씨, 이모씨, 양모씨, 정모씨가 지난달 14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원료를 공급한 것과 관련해 재수사를 받고 있는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의 고위급 임원 박모씨, 이모씨, 양모씨, 정모씨가 지난달 14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수사팀이 지난 1월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과 애경산업, 이마트 본사 등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하면서 가습기 살균제 관련 재수사가 시작된 이후 1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됐고 이 중 6명이 구속됐「다.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의 임직원 10명에 대해서는 “책임 범위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법원이 영장을 기각했다.  
 
관련 수사를 받고 있는 대기업 임직원 중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된 건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전직 직원인 한모씨뿐이다. 박철 SK케미칼 부사장, 고광현 애경산업 전 대표는 구속영장이 발부돼 재판에 넘겨졌지만 증거인멸 혐의가 적용됐다. 수사팀이 압수수색을 통해 2016년 검찰 수사를 앞두고 가습기 살균제 관련 자료를 폐기한 정황은 확보했지만 피해자에 대한 기업의 책임 소재가 명확히 입증되진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수사팀은 홍 전 SK케미칼 대표와 그 하청업체인 필러물산 김모 전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된 만큼 영장이 기각된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업무상과실치사상의 공소시효 문제는 필러물산이 이미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지고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등이 공범으로 기재됐기 때문에 해결됐다는 입장이다. 공범이 재판에 넘겨지면 다른 공범의 공소시효가 모두 정지된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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