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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발 석유 파동?…"정유업계 단기 충격", 국제유가·물가상승 우려

미국의 대(對) 이란 제재로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와 정유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조치와 관련, 5월 2일 자로 한국 등 한시적 예외를 인정했던 8개국 모두에 대해 예외 연장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올해 초 재개된 이란산 원유 수입이 몇 개월 만에 다시 막히게 되는 셈이다.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지만, 정유업계는 단기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 이란산 초경질유(콘덴세이트)를 원료로 나프타를 생산하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타격도 예상된다. 이번 제재가 이란발(發) 석유파동으로 확산하면 국제유가가 치솟고 물가도 동반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국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2일 대한석유협회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수입한 이란산 원유는 39억2900만 달러다. 2017년보다 49.7% 감소하며 총 원유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2%에서 지난해 5.2%로 줄었다. 2017년만 해도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ㆍ쿠웨이트에 이어 세 번째 수입국이었지만 지난해에는 7위로 떨어졌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대신 미국산 원유 수입 물량이 같은 기간 7억2500만 달러에서 44억9600만 달러로 4배 이상 늘었다. 한국이 이란에서 주로 수입하는 초경질유를 미국이 대체했기 때문이다. 
 
대한석유협회 조상범 팀장은 “올해 1월에는 이란산 비중이 10위(2.1%)까지 떨어졌다”며 “업계에서 대체 가능할 국가들을 물색해 원유 수급에 차질을 빚는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국무역협회도 ‘대이란 제재 예외국 연장 협상과 향후 영향’ 보고서에서 “협상에서 예외국 연장이 어려워지더라도 향후 우리의 원유 수급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예상했다. 국내 업계가 지난해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을 축소하고 수입선 다변화에 노력했기 때문에 수급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게 협회의 예상이다.
대비를 했다고 하나 정유업계가 가격 경쟁력 면에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커졌다. 국내에 들어오는 이란산 원유의 대부분은 초경질유이다. 이 유종을 가공하면 석유화학제품 주원료인 나프타가 80%가량 나온다. 일반 원유에서는 나프타가 20%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 여기에 이란산 초경질유는 다른 국가에 비해 가격이 싸다. 미국이 이란 원유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기 전인 2017년 이란산 초경질유 수입 비중이 전체 수입의 45.18%에 달했던 건 이런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한국에는 이란산 원유수입 예외적 허용 조치를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는데, 반대의 결과가 나와 대응책을 강구 중”이라며 “초경질유 도입 지역을 러시아ㆍ카자흐스탄ㆍ나이지리아 등으로 다변화했지만, 이란에서 들어오는 물량이 워낙 많다 보니 충격이 작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이란이 생산라인에서 빠지면 공급 여력이 줄어들어 국제 유가 상승도 우려된다. 이미 주요 산유국의 가격 담합과 공급 중단 등으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올해 들어 35% 올랐고, 브렌트유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여 유가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이란의 원유 생산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중 3위로 미국의 이란 제재 심화에 따른 공급축소로 국제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6위 원유 수입국인 한국은 석유제품 가격이 오름에 따라 소비와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까지 오르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96% 하락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또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25% 하락하고 소비(-0.81%), 투자(-7.56%) 등에도 악재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계에 끼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유가가 10% 상승하면 석유제품 제조원가는 7.5% 상승 압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ㆍ전자ㆍ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서도 원가 상승 압력이 0.1~0.4%가량 생긴다.
 
세종=손해용ㆍ서유진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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