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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김대중, '홍일이 보면 가슴 미어져 살수가 없다' 눈물"

고 김홍일 전 의원 빈소 찾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변선구 기자

고 김홍일 전 의원 빈소 찾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변선구 기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생전 큰 아들 김홍일 전 의원을 보며 '가슴이 미어져 살수가 없다'는 말로 애잔한 마음을 보이셨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전 의원은 한 마디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인생 동반자이자 정치적 동지'였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향년 71세 나이로 타계한 김 전 의원은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당시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끌려가 고문을 당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15∼17대 3선 의원을 지냈지만, 오랫동안 고문 후유증에 시달렸다.
 
박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김 전 의원은 고문 후유증으로 거의 30여 년 동안 활동이 제약됐다. 마지막 15년간은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그런 불행한 생활을 하시다 가셨다"고 말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고문 후유증을 앓는 큰아들 김 전 의원에게 유독 애잔함을 드러냈다.
 
"암울한 시기 김 전 대통령이 연금 등 여러 박해를 받았고, 주위 분들도 전부 끌려가서 고초를 당했다. (그러다 보니) 유일하게 출입하고 만날 수 있는 분이 큰아들 김 전 의원이었다. 아무래도 (김 전 대통령이) 모든 것을 김 전 의원과 상의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이) 저하고 둘이 앉아서 말씀하시면 애절한 장남 사랑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하셨다"면서 "(김 전 대통령이) '내가 왜 정치를 했던가, 내가 왜 대통령이 되었는가. 결국 나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우리 아들들, 특히 우리 큰아들 홍일이를 보면 가슴이 미어져서 살 수가 없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이 생각보다 굉장히 정적이신 분이다. 눈물도 잘 흘리셨다. 큰아들 김 전 의원에 대해 여러 가지 애잔한 마음이 있을 때는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을 수차례 보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홍일아, 미안해. 내가 좀 더 친절하게 해야 했을걸"이라는 글을 쓴 배경도 털어놨다. 
 
그는 "김 전 대통령 집권 5년간 김 전 의원은 (고문 후유증으로) 혼자 일어나거나 걷는 게 (힘들었다). 언어도 굉장히 불편했다"면서 "당시 김 전 의원이 김 전 대통령에게 자신의 정치적 전망에 대해 말씀을 드렸지만, 김 전 대통령이 못 알아들었다. 그러면 (김 전 대통령이) 저에게 '무슨 의미인가 물어보라' 하셨다. 하지만 저도 못 알아들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제가 (김 전 의원에게 하고 싶은 말을) 써서 보내라고 하면 (김 전 의원이) '예' 하고 써 보내긴 했는데 그때마다 다 협력할 수는 없는 일들이었다"며 "본인은 얼마나 원통했겠는가, 말을 해도 아버지인 김 전 대통령도, 비서실장인 저도 못 알아들었으니…"라며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또 저는 '안 되는 것은 안 된다'했기 때문에 (김 전 의원이) 서운하게 생각했다"면서 "그래서 굉장히 미안한 생각을 많이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김 전 의원이 처음에는 아버지인 김 전 대통령 때문에 (고문 등) 불이익을 당했지만, 나중에는 실질적으로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 최일선에서 엄청난 활동을 하셨다"면서 "본인의 정치 철학,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도 아주 강하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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