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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환자가 범죄율 낮다고? 이건 통계의 착시

기자
조용수 사진 조용수
[더,오래] 조용수의 코드 클리어(18)
18일 오전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안인득(42)씨가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창원지법 진주지원에 출석하고 있다. <저작권자 ⓒ 1980-2019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18일 오전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안인득(42)씨가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창원지법 진주지원에 출석하고 있다. <저작권자 ⓒ 1980-2019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일어났다. 가해자는 악화된 조현병으로 이전부터 수차례 위협이나 난동 등의 크고 작은 사건을 일으켜 경찰이 출동했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18세 꽃다운 소녀의 목숨을 지켜내지 못했다.
 
보통 사람들은 조현병 환자의 범죄를 두려워한다. 그러나 실제 통계는 일반인이 조현병 환자보다 범죄를 더 저지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강력범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통계치와 두려움 사이의 괴리는 왜 생길까.


통계치와 두려움 사이의 괴리
나는 통계수치가 담지 못한 일종의 착시가 있다고 생각한다. 조현병 환자 전체로 따지면 범죄를 덜 일으키는 건 맞다. 그러나 모든 조현병 환자가 아닌, 심각하게 진행되고 관리가 되지 않은 조현병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다면 상황이 다르다. 이들이 범죄를 저지를 확률은 비약적으로 높을 게 틀림없다.
 
실제 응급실에서 보호 병동으로 강제 입원이 되는 환자가 있다. 자·타해의 위험성이 현저하게 높기 때문이다. 이런 환자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대로 돌려보내면 응급실로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때는 자해든 타해든 어떤 사건의 환자나 가해자 신분으로다.
 
조현병이 심해지면 어떤 시그널을 보이게 된다. 그런 상태로 응급실에 오면, 나는 그 시그널을 도움 요청으로 받아들인다.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다. 살인사건을 일으키기 전에 환자는 여러 번에 걸쳐 신호를 보냈다. 그때 경찰이 정신과 연계를 요청했더라면 이런 참혹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실제 경찰은 그런 법적 권한이 있다. 물론 우리 사회 정서상 그 권한을 행사하긴 쉽지 않겠지만.
 
17일 오전 경남 진주시 가좌동 아파트에 방화·살해한 안인득(42)씨가 과거에도 위층을 찾아가 문을 열려고 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기록됐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17일 오전 경남 진주시 가좌동 아파트에 방화·살해한 안인득(42)씨가 과거에도 위층을 찾아가 문을 열려고 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기록됐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낮다. 그래서 그들에 대한 차별은 비합리적이라고 여겨진다. 이런 사건은 아주 희귀하고 막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일회성 사건을 이유로 정신질환자를 속박할지 모르는 제도를 만드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말한다.
 
하지만 이건 막을 수 없는 사건이 아니다. 모든 정신질환자가 아니고 특정 상태에 이른 몇몇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면 이들의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건물 옥상에서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하자. 이걸 내버려 두면 결말은 뻔하지 않겠는가. 인질이 죽든 범죄자가 뛰어내리든 둘 중 하나의 미래가 벌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런 사건은 드물지만, 파급력이 크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은 두렵기 마련. 기자들은 앞다투어 조현병을 기사화하며 사람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려고 한다. 휘발성 높은 사건이라는 얘기다. 이것은 당연히 조현병 환자에 대한 일반인의 편견을 강화한다. 그럴수록 환자는 병을 숨기게 되고, 결국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자·타해 위험 높은 환자 적극 관리해야
정신질환자의 인권을 지켜주겠다고 제도적 개입을 반대한 것이, 역설적으로 모든 정신질환자에 대한 부당한 편견을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결국 이런 휘발성 강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 게 최선인데, 그러려면 자·타해의 위험성이 높은 환자는 적극적으로 관리해야만 한다.
 
물론 이런 개입은 최소화되는 게 맞다. 처음에 말했다시피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이 일반인보다 낮은 건 주지의 사실이니까. 범죄예방을 이유로 이들의 인권에 제한을 가한다는 건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어디까지나 자·타해의 위험성이 높은 환자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다. 우리 사회는 이런 환자를 선별하고 관리하는 루트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조용수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조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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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