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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무엇을 만들까” 스스로에게 질문 던지고 다양하게 시도해보자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연필을 들고 흰 종이를 마주하면 머릿속이 새하얘지곤 하는 것처럼요. 그럴 땐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세요. 무엇을 만들까, 왜 만들까, 어떻게 만들까. 그 고민을 자신만의 프로젝트로 풀어내기 위해 소년중앙 영메이커 프로젝트에 도전한 친구들이 있습니다.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이한 영메이커 프로젝트는 2016년부터 국내에 올바른 메이커 교육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소년중앙과 메이커 교육실천(회장 이지선 숙명여대 교수)이 함께하는 비영리 메이커 교육이죠. 이번엔 학교를 포함해 총 11개 거점에서 진행합니다.
 
지난 13일, 토요일 아침부터 초·중생 어린이들이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내 교육장에 모였습니다. 영메이커 프로젝트 시즌 5의 첫 테이프를 끊은 세운 거점 영메이커들이죠. 나머지 10개 거점은 4월 20일부터 활동을 시작하고요.
메이커는 말 그대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누구나 메이커가 되어 무엇이든 만들어 볼 수 있죠. 꼭 보기 좋은 것, 대단한 것을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경험 자체를 즐기며 만드는 과정에서 도전하고,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며 스스로 성장하게 되거든요. 세운 거점 영메이커들은 먼저 세계 여러 곳에서 메이킹에 나섰던 친구들을 영상으로 만나며 메이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필요한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적극적으로 만들고 또 다른 메이커와 협업하며 완성품을 선보인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각자 각오를 다지기도 했죠.  

준비된 카드보드와 수수깡, 아침에 먹은 도넛 상자까지 활용할 수 있는 재료를 모두 써서 메이킹 중인 영메이커들.

준비된 카드보드와 수수깡, 아침에 먹은 도넛 상자까지 활용할 수 있는 재료를 모두 써서 메이킹 중인 영메이커들.

“저희는 7명이 한 팀으로 상상하는 걸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두 가지 프로젝트를 할 예정인데, 하나는 만화 코난에서 영감을 받아 직접 운전할 수 있는 전동 스케이트보드를 만들 겁니다. 다른 하나는 좋아하는 온라인 카드 게임을 소재로 했는데요. 온라인 게임을 어디서나 할 수 있게 보드게임으로 바꾼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손호영(고양 제일중 3) 영메이커가 팀원(최수환·김승훈·민준형·이원석 천주연·이준서)을 대표해 말하자 환호가 터졌습니다. 다음엔 조금 쑥스러워하는 표정으로 정민찬(서울 홍대부중 2) 영메이커가 원하는 그림을 대신 그려주는 로봇을 만들겠다고 발표했어요. 민찬이는 전에 완성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풀고 싶다며 눈을 빛냈죠.  
먼저 VR안경의 몸체 부분을 만든 민준형 영메이커가 눈에 대고 사이즈를 직접 재보고 있다.

먼저 VR안경의 몸체 부분을 만든 민준형 영메이커가 눈에 대고 사이즈를 직접 재보고 있다.

“기존 과자봉지를 보면 깊숙해서 내용물이 잘 안 보이고 손을 넣을 때마다 부스러기나 기름이 묻어요. 과자를 깔끔하게 먹고 싶어 ‘과자올림’ 아이디어를 생각해 봤습니다.” 신희재(서울 도성초 6) 영메이커가 스티커와 끈을 활용해 재사용도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얘기했죠. 이한나(성남 수내초 4) 영메이커는 이동하는 책상 의자를 만들고 싶다고 했는데요. 책상이 방에 있긴 하지만 가족이 있는 곳에서 공부하고 싶어 프로젝트를 구상했답니다.  
정민서·허예성(서울 청량초 5) 영메이커는 같은 학교 친구로 함께 참여했어요. 둘 다 피겨를 만들 건데, 완성품은 사뭇 다를 예정입니다. 민서는 3D 프린터로 드래곤 피겨를, 예성이는 카드보드로 포켓몬스터 메테노 피겨를 목표로 하고 있죠. 민서와 예성이가 “피겨가 비싸서 용돈이 많이 털리고, 매번 부모님께 사달라고 조르기도 어려워서 직접 만들려고 합니다”라고 입을 모으자 영메이커들 사이에선 웃음과 함께 박수가 쏟아졌어요. 시즌 4에도 참여했던 민서는 가능하면 히든 블레이드도 함께 만들어 보겠다며 자신감을 내보였고요.  
허예성 영메이커가 카드보드로 고깃배 '예성호'를 만들고 있다. 뚜껑을 여닫을 수 있는 구조다. 안에는 사람 모형을 넣었다.

허예성 영메이커가 카드보드로 고깃배 '예성호'를 만들고 있다. 뚜껑을 여닫을 수 있는 구조다. 안에는 사람 모형을 넣었다.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 앞서 카드보드 챌린지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자 종이상자를 가지고 뭔가를 만들어내는 거예요. 자를 가지고 치수를 재는 영메이커가 있는가 하면, 무작정 자르기에 나선 영메이커도 있었죠. “송곳 갖고 있는 사람?” 이준서(고양 제일중 2) 영메이커가 묻자 멀리 앉아 있던 최수환(고양 제일중 3) 영메이커가 건네줍니다. 보드에 척척 구멍을 뚫고 빠르게 만들기 시작한 수환이는 영상에서 본 탱크를 만들 거라며 “그대로 하면 재미없잖아요. 뭘 좀 더해볼 거예요”라고 덧붙였죠.  
아침에 먹은 도넛 상자를 사용해 보드게임 프로젝트의 프로토타입을 만들 거라는 이원석(고양 제일중 2) 영메이커 옆에선 김승훈(고양 제일중 3) 영메이커가 일단 상자 모양으로 보드를 자르고 있었습니다. 준서는 핸드폰으로 권총 이미지를 찾아 보드에 스케치하느라 바빴고요. 비슷하게 네모난 상자를 만들고 있던 한나와 희재는 각자 사탕 뽑기와 비밀 투표함이 될 거라고 귀띔했습니다.  
사탕 뽑기를 만든 이한나 영메이커는 외관 디자인에도 신경 써서 그림으로 꾸몄다.

사탕 뽑기를 만든 이한나 영메이커는 외관 디자인에도 신경 써서 그림으로 꾸몄다.

영메이커들이 한참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을 때, 다른 곳에선 학부모 세션이 진행됐습니다. 전다은 멘토는 학부모들에게 "최대한 관여하지 말고 믿고 놔두시는 게 좋아요. 칭찬하고, 기록하는 걸 권하는 정도만 하시면 됩니다"라고 당부했죠. “자기가 직접 만들며 재미를 느껴야 해요. 그래야 ‘어, 이것도 바꿔볼까?’ 생각이 들고 뭔가 하고 싶은 게 생기죠. 그래야 좋아하는 것, 관심 있는 것을 하나하나 발전시켜 나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요. 메이커 교육은 시도와 과정에 중점을 둡니다. 미국 학교에서 메이커 교육을 할 때 일화가 있어요. 한 부모님이 우리 애는 변호사 할 건데 만들기를 왜 하냐고 항의했다는 거죠. 이분처럼 메이커 교육을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메이커는 코딩이나 3D 프린터 사용법 같은 만드는 기술을 배우는 게 아니에요. 한 단계, 한 단계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이것저것 해보며 시도와 실패를 반복하죠. 실패했으니 끝, 이런 게 아니라 실패는 당연하고 이를 바꾸면 된다는 태도를 갖게 되죠. 어떻게 바꿀지 고민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도 키우게 되는 거고요. ”  
영메이커의 메이킹 일지
 ________영메이커 ____월 ____일 
만들고 싶은 것:
 
 
콘셉트 설명: 
 
 
재료:  
 
과정: (사진을 붙이거나 그림을 그려 주세요) 
 
 
 
완성작: (사진을 붙이거나 그림을 그려 주세요) 
 
 
 
 
그동안 카드보드 챌린지를 끝낸 영메이커들은 각자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가장 먼저 뚜껑을 열 수 있는 고깃배 ‘예성호’를 완성한 예성이에 이어 민서가 포켓몬처럼 귀가 달린 헤드셋과 워리어용 키보드를 내놨죠. 한나의 사탕 뽑기는 사탕이 없어 실제로 해보지 못해 아쉬울 정도였고요.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는 준형이의 VR안경은 영메이커들이 줄 서가며 직접 써봤죠. 수환이가 만든 탱크는 포탑이 360도로 돌아가고, 미리 만든 레일 위에선 앞뒤로 움직이는 완성도를 뽐냈습니다.  
헤드셋을 만든 뒤 귀 모양 장식을 덧붙여 완성한 정민서 영메이커.

헤드셋을 만든 뒤 귀 모양 장식을 덧붙여 완성한 정민서 영메이커.

“블로우건을 만들려다 대만에 있는 불교 사원에 들어가는 문으로 바꿨는데 지각한 주연이 데리러 가느라 시간이 모자라 부실해요”라고 한 호영이처럼 중간에 바꾼 영메이커도 여럿 있었어요. 투표함에서 정리상자로 바꾼 희재는 먼저 뚫어놓은 구멍도 물건을 넣고 뺄 수 있게 활용하는 방법을 설명했죠. 민찬이는 “로봇 팔을 만들려다 바주카포로 바꿨는데, 고무줄이 없어 일단 겉 부분만만들었다“고 했고요. “칼질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는 준서는 “권총을 만들기 위해 겉 라인은 같고 속 부분을 다르게 그린 걸 10개가량 칼질하느라 시간을 다 써 탄창은 수수깡으로 대체했다”고 덧붙였어요.
영메이커 프로젝트 시즌 5의 시작을 알린 서울 세운 거점 영메이커들이 카드보드 챌린지를 마치고 완성품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영메이커 프로젝트 시즌 5의 시작을 알린 서울 세운 거점 영메이커들이 카드보드 챌린지를 마치고 완성품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발표가 끝나자 박영준 멘토가 “카드보드 챌린지를 시작할 때, 그냥 만들라고 했던 것 기억나죠” 하고 말했어요. “일단 만들다 보면 하나씩 느끼게 돼요. 설계가 왜 필요한지, 사이즈는 어떻게 재는지 등 만드는 과정에 필요한 것들 말이죠. 그렇게 문제점을 발견한 뒤 실제 프로젝트에선 프로세스를 알고 진행하게 됩니다. 다음 시간엔 그 부분을 다룰 거예요.”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쓰레기를 치우고 재료와 도구 정리도 깔끔하게 해치운 영메이커들은 각자 완성한 물건을 들고 하나둘씩 집으로 향했습니다. 작년엔 다른 거점에서 활동했다는 민서는 자신이 만든 헤드셋을 쓰고 떠나며 ”시즌 5가 시작하기만 기다렸다“고 말했는데요. 영메이커들이 기다려온 이번 시즌, 일상에서 만들고 싶었던 것을 찾아 도전하는 영메이커들의 프로젝트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며 어떤 즐거움을 만들어갈지 기대되네요.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ang.co.kr, 사진=이원용(오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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