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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몰래 65억 '남대문 기부왕' "첫번째 기부는 참 힘들더라"

'17년간 65억원 기부' 조용한 선행을 이어온 이남림 할아버지. [사진 MBC 캡처]

'17년간 65억원 기부' 조용한 선행을 이어온 이남림 할아버지. [사진 MBC 캡처]

"첫 번에 했을 때는 참 힘들더라. 진짜 힘들어. 왜 그렇게 힘드냐면 마음은 있어도, 선뜻 이어지지가 않는 거예요. 한 3일 동안 진짜 밤잠 설쳤어요."
 
이남림 할아버지는 강원도 산불 피해자들을 위해 써달라며 최근 재해구호협회에 손편지와 함께 2억원 수표를 전달한 것을 계기로 MBC와 인터뷰하며 이 같이 말했다. 남대문 시장에서 자수성가한 이 할아버지는 2002년부터 남몰래 65억원을 기부해왔다. 17년간 선행을 한 이 할아버지에게도 첫 기부는 쉽지 않았다.  
 
이 할아버지는 인터뷰 도중 "이렇게 구부려서 폐지 주워 1만원, 5000원 모아 기부하는 분들 있다. 그분들이 나눔을 아는 사람들이고 진짜 훌륭한 분들"이라며 겸손의 미덕을 보였다.  
 
강원 산불에 2억원을 쾌척한 이유에 대해 이 할아버지는 "낙산사 불났을 때 화재 현장에 갔는데 너무 처참했다. 내가 도와야지 싶었다"며 "(이번에) 2억원을 기부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2002년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루사를 보며 첫 기부를 결심했다. 과거 가난의 기억이 도움의 손길로 이어진 것이다. 이 할아버지는 "1972년도에 뚝방촌이 물에 잠겼다"며 "친척집에 잠시 하룻밤 새우고 그 다음날 나오니 다 잠기고 아무 것도 없었다. 숟가락 하나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없는 사람은 진짜 너무 힘들다"라며 "누가 나 좀 도와줬으면 싶지만 돌봐주지 않는다. 배고프고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 할아버지가 기부한 수십억원은 신도시 개발로 인한 토지보상금이다. 그는 "땀 흘린 돈이 아니기 때문에 내 돈이 아니다. 그래서 없애버렸다"며 "욕심이 있었다면 다른 데 투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십억원을 기부할 때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을까. 이 할아버지는 "반대 없었다"며 "우리 애들이 '아버지가 번 돈이니 아버지가 마음대로 하시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할아버지는 자신의 기부금을 통해 도움 받은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열심히 살면 된다. 다른 게 있겠나"라며 "내가 뭘 바라고 한 건 아니니 다른 뜻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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