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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절박한 러시아 北노동자 체류, 푸틴 입에 달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이번주 정상회담을 예정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이번주 정상회담을 예정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집사격인 김창선 국무위 부장과 임천일 외무성 부상 등은 21일 회담 장소로 거론되는 러시아 극동연방대학을 찾아 시설 점검을 했다. 정부 당국자는 “김창선 부장은 김 위원장의 움직임을 예고하는 인물”이라며 “지난주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김창선이 회담장 예정지를 찾았다는 건 북러 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 18일 구체적인 날짜는 언급하지 않은 채, 4월 하순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외교가에선 오는 25일 전후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북러 정상회담을 앞둔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사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학교 내 한 건물을 둘러본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북러 정상회담을 앞둔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사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학교 내 한 건물을 둘러본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번 회담은 김 위원장 집권 후 첫 북ㆍ러 정상회담이자,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현 총리) 간 만남 이후 8년 만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비핵화 협상을 대북제재 해제의 돌파구로 여겼다. 하지만 베트남 하노이 2차 북ㆍ미 회담이 결렬되면서 김 위원장의 이런 계획은 일단 좌절됐다. 그래서 북한이 러시아와 회담을 국제사회의 압박을 견뎌내는 버팀목 마련의 기회로 여겼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대북제재 해제, 인도적 지원 문제 등이 의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러시아에 체류 중인 북한 노동자의 체류 비자 연장 문제가 관심이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말 북한 노동자의 해외에서 외화벌이를 금지했다. 유예기간과 신규 발급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올해 연말이면 북한 노동자들은 짐을 싸야 한다. 러시아의 식당에서 일하거나 벌목, 건설분야에서 외화를 버는 약 3만명의 북한 국적 노동자 숫자는 이미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이는 석탄이나 수산물 수출이 금지된 북한의 합법적인 외화수입이 대폭 줄었다는 뜻이다. 따라서 절박한 상황에 놓인 김 위원장은 전통적인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양 정상이 국제사회의 결정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세부적인’ 사안을 논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무역협상을 벌이며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중국과 달리 러시아는 한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하길 원하고 있고, 필요할 경우 미국과 맞설 수도 있는 입장이어서 양측이 어떤 협의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주 러시아를 찾은 것도 이상기류를 감지한 뒤 러시아의 이탈을 막고 대북 압박 동참을 요구하려는 일종의 ‘예방주사’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러시아는 북한의 비핵화 방식(단계적, 동시적)을 지지해 왔다는 점에서 북ㆍ중ㆍ러 공동전선의 계기가 될지도관전 포인트다. 또 러시아는 공개적으로 밀가루 등 식량 지원에 나섰기에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이번 회담이 단비가 될 수도 있다. 진희관 인제대 교수는 “김 위원장은 국제 정세의 변화에 따라 전략과 전술을 짜고 있다”며 “이미 북한의 후원 역할을 약속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미국과 (무역) 협상 중이라는 판단으로 푸틴 대통령을 구원투수로 여기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관영 매체들을 통해 연일 내부 결속을 강조하고 나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김 위원장의)시정연설이 가지는 역사적 의의’이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시정연설은 우리(북한)의 전진을 가로막아보려고 날뛰는 적대세력들에게 심대한 타격을 주고 우리 힘, 우리 식으로 사회주의건설을 최대의 속도로 다그쳐나갈 수 있게 하는 강력한 무기를 마련해준데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정기국회 격) 시정연설에서 “적대세력들의 제재해제 문제 따위에는 이제 더는 집착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의 힘으로 부흥의 앞길을 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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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