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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건강공헌은 ‘투자’…인증제·평가로 활성화해야

‘건강친화환경 기업공헌’ 국회 토론회
우리 사회의 건강친화환경 조성을 위한 기업의 역할론과 건강경영 실행 방안을 모색하는 국회 토론회에서 신찬수 서울의대 학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조인성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경빈 기자]

우리 사회의 건강친화환경 조성을 위한 기업의 역할론과 건강경영 실행 방안을 모색하는 국회 토론회에서 신찬수 서울의대 학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조인성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경빈 기자]

국가의 건강보건정책이 ‘질병의 치료’에서 국민이 더 오래 건강을 유지하도록 하는 ‘건강증진’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된 건 7~8년 정도 됐다. ‘고령사회’(고령인구비율 14%)를 넘어 빠르게 초고령화 사회(고령인구비율 20%)로 달리는 우리나라에서 국민의 건강수준을 높이는 환경과 문화를 만드는 건 개인의 행복, 사회적 활력, 사회비용 절감을 위해 긴급한 일이다.
 
 
한국선 만성질환 관리 제대로 안 돼
 
‘건강친화환경’ ‘건강사회문화’를 조성하는 문제를 놓고 선진국들은 기업 역할론을 우선 과제로 제시한다. 미국·유럽에선 10여 년 전부터 기업의 건강경영을 국가적으로 독려하고 있으며, 일본·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도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말 윤일규(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친화기업 인증제도’ 도입 법안을 발의하고, 중앙SUNDAY·서울의대가 올해부터 ‘기업건강사회공헌지수’평가를 공동지속사업으로 벌이기로 한 것도 이런 시대적 요청에 따른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15일 본지와 서울의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국회의원 김세연·윤일규 의원실과 함께 국회에서 ‘건강친화환경 조성을 위한 기업공헌 기반 마련 국회토론회’를 열고 각계 전문가들과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토론회의 주요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국제보건기구(WHO)는 개인의 건강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사회조건(55%)이 절반 이상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규정한다. 건강습관(30%)이 그 다음이고, 의료와 유전은 15%남짓의 영향을 미친다. 국가는 감염성 질환을 집중 관리하지만 사망자 10명 중 8명은 비감염성 질환으로 사망하고, 만성질환에 따른 질병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만성질환이 질병으로 이행하는 비율을 영국과 비교해 보면, 회피가 가능한 데도 질병화하는 경우가 33.2%로 영국(23.6%)보다 9.6% 포인트 높다. 예방할 수 있는데도 질병에 걸리는 경우가 26.9%로 영국(19.7%)보다 7.2% 포인트 높다. 우리나라에선 만성질환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각종 건강관련 지표들은 국민들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고 건강습관을 형성하는 방법을 잘 알고 실천한다고 보기 힘들다는 점을 드러낸다.
 
건강한 생활환경, 습관, 문화를 조성하려면 이제 국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그 방법론으로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게 ‘건강친화기업인증제’ 도입이다. 인증제의 도입은 기업들로 하여금 건강관리서비스가 자신들의 의무라는 점을 자각하도록 하는 기능을 할 수 있어서다. 이행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라이프케어사업단장은 “건강관리에 들어가야 하는 성인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일터에서 보내다보니 공공 및 민간 의료기관을 통해 건강관리를 할 시간이 없다. 이런 점에서 일터 단위별로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으로 건강사회문화를 만드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호 서울의대 교수는 기업의 건강사회공헌문화 조성 방향을 제대로 잡기 위해서는 ‘건강사회공헌지표평가’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업이 건강 문제를 인식하고, 변화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천하기 위해서는 현재 기업의 수준을 파악하는 평가과정을 거쳐 전문가들이 방향을 코칭하는 순서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의 건강사회공헌은 단순히 임직원의 건강관리뿐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의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 기업이 속한 지역사회도 지역 기업에 대한 건강 기여를 기대한다. 이런 점에서 기업의 건강사회공헌은 직원·소비자·지역사회를 포괄하는 건강이행계획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 맞춤형 서비스 개발·지원해야
 
그러나 기업이 건강사회공헌 문화를 만드는 데에는 선행돼야 하는 조건들이 있다. 우선 기업들이 건강공헌을 비용이 아닌 투자라는 인식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정부의 인증제는 규제가 아닌 인센티브를 주는 권장과 독려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임우택 한국경영자총협회 안전보건본부장은 “중소기업들도 동참하고 실질적 효과를 거두려면 외부 기관의 서비스 등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도 “서류작업으로 진행되는 인증보다 업종마다 각기 다른 환경과 조건을 파악하고, 맞춤형으로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일규 의원은 “건강정책이야말로 사회의 변화를 정책이 못 따라가는 현장 중 하나”라며 “초고령화 사회를 눈 앞에 둔 현 시점에 건강친화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선 빠른 법안 마련과 함께 현장의 실천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세미나 발표자
주제발표 : 이행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라이프케어사업단장,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  

 
주제토론 : 임우택 한국경영자총협회 안전보건본부장, 최명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노동안전보건실장, 변웅재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율분쟁조정위원장, 정영기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장, 신순애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광관리실장, 오유미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건강증진사업실장, 양선희 대기자
 
양선희 대기자/중앙콘텐트랩 sun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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