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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도 숨쉬기 힘들다···中보다 독한 인도 매연

TED 2019 콘퍼런스에 마련된 폴루션 포드. 뉴델리 등 세계 5개국 도시의 공기 오염도를 간접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사진 TED]

TED 2019 콘퍼런스에 마련된 폴루션 포드. 뉴델리 등 세계 5개국 도시의 공기 오염도를 간접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사진 TED]

주요 도시 오염 간접 체험하는 폴루션 포드
 
중국이나 동남아의 가게에서 볼수 있을 듯한 세로 쪼개진 두꺼운 비닐 차단막을 헤치고 들어갔다. 훅~. 순간적으로 열기와 습기가 몰려왔다. 안개인지 스모그인지 모를 것이 가득한 공간에 서니 순식간에 답답해진다. 플라스틱 타는 듯한 냄새와 기름 냄새까지 섞인 듯한 이 공간엔 1분도 견디기 어렵다. 앞쪽 모니터를 보니 미세먼지 지수가 337에 달한다. 온도계가 없어 정확히는 알수 없었지만, 섭씨 40도는 족히 넘는 듯하다. 불현듯 7년전 여름 처음 가본 그 도시, 인도 뉴델리의 거리가 그대로 떠올랐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고 있는 TED 2019 콘퍼런스가 세계 주요 도시의 공기 오염상태를 간접 경험할 수 있는 ‘폴루션 포즈’(Pollution Pods) 공간을 마련했다. 컨벤션센터 행사장 지하에 설치된 이 이색 시설은 과학소설(SF) 영화에서나 봄직한 높이 3m 이상의 비닐 돔 5개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돔에는 뉴델리와 베이징(중국)ㆍ런던(영국)ㆍ상파울루(브라질)ㆍ타우트라(노르웨이)의 대기상태를 재현해놨다. 온도와 습도는 물론, 매연 냄새 등 그 도시의 공기 느낌을 그대로 살려놨다. 각 공간마다 모니터를 설치해 구체적인 대기상태를 보여줬다.
벌컨사의 가상현실 체험 시설 홀로돔. 돔 안에 360도로 가상현실이 나타나 헤드셋을 쓰지 않아도 실제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사진 TED]

벌컨사의 가상현실 체험 시설 홀로돔. 돔 안에 360도로 가상현실이 나타나 헤드셋을 쓰지 않아도 실제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사진 TED]

인도 뉴델리 최악의 매연 공기 그대로 재현 
 
뉴델리 돔을 급하게 빠져나와 베이징 돔에 들어서자 숨쉬기가 한결 편해졌다. 하지만 모니터를 보니 미세먼지 지수 102, 오존 66, 질소산화물 28, 황산화물 7이라 표기돼 있다. 이런 날이 연중 124일에 이르고, 연평균 미세먼지는 102보다 다소 높은 107이라고 보여준다. 만만치 않은 수치이지만 뉴델리를 막 빠져나온 터라 그럴까, 베이징 못지않은 서울살이 때문일까. 썩 나쁘지 않다.
 
들어본 적도 없는 ‘타우트라’(Tautra) 라는 이름의 돔 공기는 상쾌하다는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웠다. 아니다 다를까 모니터에는 미세먼지 지수 12에 연중 이런 상태가 259일이라고 나타나 있다.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보니 타우트라는 노르웨이 서북쪽의 섬 이름이다.  
안내를 맡은 TED 직원 로라는 “세계 주요도시의 공기상태를 한 자리에서 비교, 경험해보면 오염의 심각성을 뚜렷히 실감할 수 있다”며 “공기에 섞인 냄새는 몸에 해롭지 않은 인공 향으로 만들어 낸 것이니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홀로돔을 경험하고 있는 TED 참가자들. 그림 속 언덕이 확대되더니 사람들이 언덕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사진 TED]

홀로돔을 경험하고 있는 TED 참가자들. 그림 속 언덕이 확대되더니 사람들이 언덕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사진 TED]

헤드셋 없이도 360도 가상현실 실감나게 체험
 
컨벤션센터 1층 여객선 부두 방향 공간에는 ‘홀로돔’이란 시설이 TED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하 1층 폴루션 포즈와 비슷한 크기의 검정색 돔이다. 안내문을 보니 헤드셋을 쓰지 않아도 360도 전방위로 가상현실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라고 한다. 대기줄이 길었다. 한참을 기다려 겨우 돔 안으로 들어섰다. 칠흑같이 캄캄한 공간 속에 머리 위에서 세 갈래 빛이 떨어지더니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1840~1926)의 그림들이 액자에 담겨 나타났다. 미술책에서나 봤던 ‘파라솔을 든 여인’ 그림이 갑자기 확대되더니, 돔 안이 온통 그 언덕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여인이 파라솔을 흔들며 언덕 뒤로 사라졌다. ‘양귀비 들판’도 순식간에 액자 밖으로 나왔다. 어느새 발 아래가 붉은색 양귀비 꽃 천지가 돼 바람에 날리고 있다.  
 
홀로돔은 새로운 형태의 가상현실 디스플레이다. 과천과학관에서 볼 수 있는 초대형 천체돔에 비하면 턱없이 작지만,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에서 바닥까지 360도 모두 디스플레이 역할을 하고 있고 있으니 몰입감이 뛰어나다. 4K 화면에 3D 음향시설과 바닥 진동장치까지 갖추고 있어 마치 ‘별세계’로 실제로 이동한 듯 하다.  
 
홀로돔은 미국 기업 벌컨이 이번 TED 2019 콘퍼런스에 상용 버전으로는 처음으로 내놓은 제품이다. 벌컨은 지난 13일 모하비 사막에서 초대형 비행기처럼 생긴 공중 인공위성 발사대 스트래토를 성공적으로 쏘아올린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트래토론치 시스템즈’의 계열사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만난 제품 당당 이사 카말 스리니바산은 “각종 행사장이나 전시장ㆍ학교 등 다양한 공간에 설치할 수 있는 차세대 가상현실 경험 장치”라며 “북미는 물론 조만간 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밴쿠버=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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