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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 주범 CO₂의 46%까지 줄일 아이디어 있다”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가 TED 2019 행사장의 스크린 속에 등장했다. 그는 16일(현지시간) TED가 발표한 8가지 ‘오데이셔스 프로젝트’(The Audacious Project) 중 하나인 아프리카인을 위한 기생충 박멸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아프리카에서는 1억명이 기생충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 TED]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가 TED 2019 행사장의 스크린 속에 등장했다. 그는 16일(현지시간) TED가 발표한 8가지 ‘오데이셔스 프로젝트’(The Audacious Project) 중 하나인 아프리카인을 위한 기생충 박멸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아프리카에서는 1억명이 기생충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 TED]

“이 계획이 제대로 실행된다면, 지구 온난화를 불러일으키는 이산화탄소를 매년 최대 46%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억울하게 경찰의 총격을 받아 죽어가고 있는 미국의 흑인 청소년들을 구해낼 수 있습니다.”
 

세계인의 지식 나눔 축제 TED
15~19일, 캐나다 밴쿠버서 개최
세상 바꿀 8대 프로젝트 제시
“아이디어, 행동으로 실천할 때”

‘가치있는 아이디어의 공유(Ideas worth spreading)’를 역설해온 TED가 ‘아이디어의 실천과 행동’으로 세상을 바꾸겠다고 나섰다. 캐나다 밴쿠버 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2019 TED 콘퍼런스는 지난 16일(현지 시간) 세상을 바꿀 여덟 건의 ‘오데이셔스 프로젝트’(The Audacious Project)를 발표했다. 1500개의 아이디어 가운데 엄선된 이번 프로젝트에는 향후 5년간 총 5억 달러(6000억원)에 달하는 민간 기금이 지원될 예정이다.
 
첫 순서로 소개된 프로젝트는 미국 공권력의 고질적인 흑인 차별을 데이터 작업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아이디어였다. 특히 흑인 청소년에 대한 총기 사용 등 경찰의 무자비한 단속이 주 대상으로 떠올랐다. 발표에 나선 미국 폴리싱 에쿼티센터(Policing Equity Center)의 필립 고프 소장은 “미국에서 흑인에 대한 경찰력 행사는 백인의 2~3배에 달한다”며 “경찰 업무의 빅데이터 작업을 통해 현실을 진단하고 목표를 세워 각 지역 경찰을 설득하면 문제를 해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센터가 최근 미국 내 25개 시에서 시범 실시해 본 결과 흑인에 대한 무리한 경찰력 행사를 평균 33% 줄일 수 있었다.
 
미국 솔크생물학연구소의 조앤 코리 박사는 식물 속 물질 합성을 통한 지구 온난화 문제 해결을 제시해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코리 박사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키는 온실가스로 잘 알려진 이산화탄소는 인간들에게 악당 취급을 받지만, 실은 식물의 광합성 과정에서 산소와 당분을 만들어내는 존재”라며 “식물의 뿌리 속에 있는 수버린이라는 물질을 잘 조정하면 뿌리를 더 깊고 튼튼하게 자라고,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솔크생물학연구소는 우선 이런 특성을 가진 모델 식물을 만들어 낸 뒤, 옥수수나 콩·목화와 같은 주요 작물들로 그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런 ‘슈퍼스타급’ 식물이 전세계 농장으로 퍼져나간다면, 매년 최대 46%의 이산화탄소를 더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라는게 이 연구소의 분석이다.
 
오데이셔스 프로젝트는 지난해 처음 발족했지만, 올 들어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 TED]

오데이셔스 프로젝트는 지난해 처음 발족했지만, 올 들어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 TED]

엔드펀드의 최고경영자(CEO) 엘런 애글러는 기생충에 시달리고 있는 아프리카인을 위한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엔드펀드에 따르면 1년에 한두차례의 구충약 복용만으로도 해결될 수 있는 기생충의 위험에 아프리카에서만 6억명, 전세계적으로 15억명이 노출돼 있다. 엔드펀드는 아프리카 각국 정부와 협업을 통해, 향후 6년간 최고 1억명의 아프리카인을 기생충에서 해방시킬 수 있다고 장담했다. 엔드펀드 소개에는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가 온라인상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그는 “사람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세계를 번영으로 이끄는 지름길이지만 아직도 개발도상국, 특히 어린이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엔드펀드가 그 일에 용감하게 나서고 있다”고 격려했다.
 
‘단백질 디자인 혁명’을 통해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아이디어도 소개됐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의대의 데이비드 베커 생화학담당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컴퓨터를 이용한 디자인으로 단백질을 독감이나 AIDS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나, 만성적인 통증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 등으로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베커 교수는 “인류는 그간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에 조그만 변화를 주는 방법으로만 단백질의 힘을 이용해왔다”며 “이건 마치 석기시대의 우리 조상들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뭇가지나 돌을 단순한 도구로 사용해온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꿈은 단백질 디자인 분야의 벨 연구소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태어나자마자 차별대우를 받고 학교도 가지 못하고 있는 인도의 수많은 여아들을 위한 교육 지원 ▶미국 내 저소등층 아동을 위한 조기 교육 ▶전세계 인터넷에서 아동 포르노를 몰아낼 수 있는 방법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오염된 해변과 그 일대 마을들을 재생시킬 수 있는 프로젝트도 TED의 오데이셔스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크리스 앤더슨 TED 대표는 “우리는 지금 지구 온난화와 아동 보호 등 수많은 지구적 현안을 앞에 두고 있다”며 “오데이셔스 프로젝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뛰어난 아이디어들을 행동으로 바꿔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TED는 세계 각국 지식인들이 과학기술과 예술·인문학을 넘나드는 창조적 아이디어를 나누는 세계인의 지식 나눔 축제다. 1984년 미국 캘리포니아 몬터레이에서 기술(Technology)·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디자인(Design) 세 가지의 주제로 아이디어를 나누는 작은 모임으로 시작했다. TED라는 이름도 이 세 가지 주제의 머릿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2006년부터는 강연을 인터넷에서 공유하는 실험으로, 21세기의 ‘연설 르네상스’를 열었으며, 2016년부터는 캐나다 밴쿠버로 개최지를 옮겼다.
 
지난 15일 시작된 TED 2019 콘퍼런스에는 세계 53개국에서 총 1800명 강연자와 참석자들이 모여들었으며, 오는 19일까지 5일간 강연이 이어진다. 중앙일보는 올해로 9년째 국내 유일의 신문사로 TED에 초청되고 있다.
 
밴쿠버=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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