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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하나에 '우유 공주'…한국 재벌가 조롱한 일본

마약투약 혐의로 구속된 황하나씨(왼쪽)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마약 의혹을 부인한 박유천씨. [중앙포토·연합뉴스]

마약투약 혐의로 구속된 황하나씨(왼쪽)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마약 의혹을 부인한 박유천씨. [중앙포토·연합뉴스]

 
 '한국 재계와 예능계에 확산돼가는 '마약 사건', 이번에는 미루쿠 히메(ミルク姫, 우유공주)가 체포됐다'
 일본 매체 '석간 후지' 인터넷판에 실린 16일자 기사 제목이다.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것을 비롯해 요즘 한국사회를 뒤흔드는 연예계·재계의 마약 사건을 다룬 기사다.  
 특이한 점은 이 매체가 황하나를 '미루쿠 히메'라 표현한 것이다. '미루쿠 히메'는 우유를 뜻하는 영어 '밀크'(일본에선 '미루쿠'라고 발음)에 '공주'라는 뜻의 일본어 '히메(姫)'를 합쳐 만든 단어다. 우유재벌 3세의 일탈이란 점을 부각시키며 당사자를 조롱한 것이다. '미루쿠 히메'는 일본 성인 피규어 이름이기도 하다. 
 이런 표현은 이 매체만 사용하는 게 아니다. 일본의 지상파 방송들도 각종 정보 프로그램에서 한국 연예계와 재계의 마약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황하나를 '미루쿠 히메'라 부르고 있다. 
 황하나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일본에서 워낙 인기있는 스타이기 때문에 '미루쿠 히메' 사건에 대한 일본 매스컴의 관심은 매우 뜨겁다. 박유천은 '동방신기' 'JYJ' 활동을 통해 일본에서 정상급 한류스타로 군림했던 만큼, 여러 스캔들을 겪었음에도 여전히 일본팬이 많다. 
 
아직도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지우 히메' 최지우 [중앙포토]

아직도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지우 히메' 최지우 [중앙포토]

 
 한국 유명인사에 대해 일본 언론이 '~히메'라 부르기 시작한 건, 1차 한류의 기폭제가 된 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인공 최지우가 처음이다. 최지우는 지금도 일본에서 '지우 히메'라 불린다. 
 '지우 히메'에는 한류 스타에 대한 동경과 예찬의 의미가 담겨 있다. 반면 최근에는 한국사회의 치부인 일부 특권층의 갑질과 일탈이 불거지면서, 물의를 일으킨 인사들에 대한 조롱의 의미로 '~히메'가 쓰이고 있다.   
 
땅콩회항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물컵 갑질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중앙포토 연합뉴스]

땅콩회항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물컵 갑질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중앙포토 연합뉴스]

 
 일본 언론은 땅콩회항 사건을 일으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나츠 히메'(ナッツ姫, 땅콩 공주), 물컵 갑질 물의를 빚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미즈카케 히메'(水かけ姫, 물 끼얹는 공주)란 별명을 붙였다. 
 일본 매체들은 '미루쿠 히메' 사건을 보도하며 "한국사회의 특권층인 재벌 자녀들은 마약·성접대 등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의식이 강하다"는 식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현아·현민 자매 사건을 보도할 때도 '한국 사회에서 재벌 일가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전문가 멘트가 빠지지 않았다. 
 이처럼 한국에서 물의를 일으킨 일부 재벌 자녀들에 대해 일본 언론이 '~공주'라 부르는 건, 부와 권력을 대물림하는 일부 재벌의 예를 부각시키며 한국 사회가 아직 봉건적 세습에서 벗어나지 못한 후진 사회라고 비꼬는 측면이 크다. 일본은 한국의 재벌에 해당하는 존재가 없기 때문에 한국 관련 뉴스 중 재벌의 '갑질' 사건에 대해 유독 크게 보도하는 경향이 있고, 시청자 반응도 뜨겁다. 특히 일본에서 방영되는 한국 드라마에도 재벌의 부정적인 모습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한류 드라마에 나오는 재벌의 모습이 현실과 다르지 않구나’라고 느끼는 일본 시청자들도 많다.  
 익명을 요구한 일본 한류 전문가는 "일차적으로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한국 당사자들의 잘못이지만, 일본 매스컴이 한국의 치부를 드러내는 뉴스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뉴스들이 혐한(嫌韓)의 재료로 쓰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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