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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불의의 사고뒤 22년···20세 청년 왜 괴물 살인범 됐나

"그 사람 어릴 때는 순하긴 했지요. 옹호하려는 건 아닙니다." 경남 진주시 '묻지마 살인' 사건 범인 안모(42)씨를 기억하는 한 지인의 이야기다. 어릴 때는 폭력적이지 않았다는 안씨. 그는 어쩌다 폭력적이고 잔혹한 '살인범'이 된 걸까. 
 
17일 안씨를 잘 아는 주변인들에 따르면 그는 20대 초반까지 순진하고 평범한 청년이었다. 건설 현장 등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며 생활하던 그는 사고를 당했다. 이후 성격이 이상하게 변했다고 주변인들은 전했다.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내기보다는 피해망상 같은 정신적 문제를 보였다고 한다. "가족이 밥을 주면 안 먹는다. 죽이려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식으로 기억한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 
 
건강엔 큰 이상이 없던 안씨는 이후에도 일용직으로 이곳저곳에서 일했다. 진주에서 머물며 일하기도 했다. 어머니와 동생 등 가족과 같이 살면서다. 그러다가 30대 초반이던 2010년 폭력 사건으로 충남 공주치료감호소에 들어갔다. 이때부터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별 이유 없이 주변인뿐 아니라 가족과 주먹다짐을 하고, 수시로 경찰서에 들락거렸다.  
 
출소 후 가족과 잠시 함께 살던 안씨는 2011년 10월부터 진주시의 한 단독주택에서 혼자 살기 시작했다. 특별한 직업도 없었다. 정신적인 문제로 그해 11월부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지정됐다. 지인들에게 "치료가 필요하다"며 스스로 병원에 다니기도 했다.
 
 일자리를 구하기도 했다. 한 공장에 취업했지만 10일 정도 일하고 그만뒀다고 한다. 거친 성격에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한 게 이유였다. 진주시 관계자는 "횡설수설하고, 허언증 증세가 일하면서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진주 묻지마 살인사건 용의자 위층 거주자를 따라가 벨을 누르는 모습. [사진 피해자가족]

진주 묻지마 살인사건 용의자 위층 거주자를 따라가 벨을 누르는 모습. [사진 피해자가족]

 
그는 무직인 상태로, 기초생활수급비에 의존해 계속 생활했다. 그러다 2015년 12월 어머니가 사는 집과 가까운 아파트로 이사했다. 아파트로 거처를 옮겼지만 안씨는 여전히 혼자였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관리하는 집 인근 사회복지관에도 일절 왕래하지 않았다. PC방 같은 곳도 출입이 없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동네 주민들과 자주 마찰을 일으켰고, 경찰에 재물손괴 등으로 입건되기도 했다. 간장과 식초를 뿌리는 식으로 난동을 피워서다. 지난해 12월 진주의 한 기관에 취업했지만, 적응 실패로 한달여 다닌 뒤 그만뒀다. 이때도 실제 출근은 10일만 했다. 일을 그만둔 후 그는 이 시설을 다시 찾아가 주먹으로 직원들을 폭행하기도 했다. 이 시설 한 직원은 "욕설을 하지도 않고, 그냥 문을 열고 들어와 주먹질했다"고 전했다. 안씨는 시설에 취업하면서 상담 과정에 "공장에서 일했는데, 임금체불이 있었고. 정부에 불만이 내가 있다"고도 했다. 
 
안씨를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어머니가 수시로 반찬도 가져다주고, 용돈도 슬쩍 가져다준 것으로 안다"며 "가족들도 그가 이 정도로 심각한 상태인 줄은 몰랐다고 한다"고 말했다. 안씨는 17일 오전 4시 35분쯤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무차별로 흉기를 휘둘렀다. 불은 20여분 만에 꺼졌지만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17일 경남 진주시 가좌동 주공3차 아파트에서 발생한 '묻지마 살인' 사건 현장의 혈흔. 송봉근 기자

17일 경남 진주시 가좌동 주공3차 아파트에서 발생한 '묻지마 살인' 사건 현장의 혈흔. 송봉근 기자

 
진주=남궁민·김윤호·위성욱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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